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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20 / 09 / 07 조회 : 374
제목 지리산아, 미안해
글쓴이 사람과산 마케팅부

issue

환경이슈_지리산 산악열차 건설


 


지리산아, 미안해!

글 · 최난주(하동 주민)

 

경남 하동 악양은 지리산의 준령인 높은 봉우리가 마을의 삼면을 둘러싸고, 한 면으로 섬진강이 흘러내려 땅이 기름지고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동네이다.

특히 지리산 국립공원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마지막 봉우리이자, 악양면에서 가장 높은 산인 ‘형제봉’은 날개를 펼친 듯 악양면 전체를 감싸 안고 있다. 그래서 형제봉은 이곳에 터전을 잡고 대대로 살아온 사람들에게 지리적 특징만으로는 규정지을 수 없는 ‘동네 뒷산’의 정서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형제봉’이란 이름처럼, 단순이 지리산의 한 봉우리가 아닌, 형제처럼 따뜻한 정을 나누고 역사의 아픔을 같이 하는 피붙이 같은 존재인 것이다.  


 


전국의 국립공원이 관광 상품으로 사유화될 것

이 동네에서 50년 넘게 살고 있는 나에게도 형제봉은 주말이면 소풍가듯 가족과 오르내리고, 아침저녁으로 변하는 산의 풍광을 바라보며 시름을 달래는 곳이기도 하다. 또 지인들이 악양을 방문하면 악양의 지세를 설명하며, 형제봉이 생태 자연등급도 1등급 지역이고 20년간 복원한 반달가슴곰이 살고 있는 곳이라 자랑한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하동군이 지리산을 ‘알프스’라 부르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이곳을 스위스 융프라우로 만들기 위해 화개와 청학동을 오고가는 모노레일과 산악열차를 건설할 것이라 한다.

처음 이 소식을 들었을 때 1,000미터가 조금 넘는 형제봉을, 4,000미터 고봉인 알프스 설산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돼 헛웃음만 나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후위기로 유럽 여러 나라가 자연환경보전법을 제정하고 대규모 산악개발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는데 산악열차를 신사업이라며 새롭게 도입하려는 것 자체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그러나 하동군은 항상 그랬던 것처럼 이 사업이 지역경제를 살릴 ‘100년 먹거리’라 홍보하며 지역 주민들을 부추겨 갈등국면으로 몰고 갔다. 일방적인 관 주도의 주민설명회가 마련된 며칠 뒤인 6월 15일, 하동 등 지리산권역 5개 시군의 주민들과 시민·환경단체들이 함께 모여 ‘지리산 산악열차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결성하여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나 역시 하동주민으로 대책위에 동참을 하게 되었고 회의 참석이 거듭되면서 그동안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사업은 단순히 지리산 형제봉만의 일이 아닌, 국립공원을 비롯한 전 국토의 산지와 국립공원을 개발하기 위한 신호탄이라는 것이다.

2014년에 이미 전경련이 ‘산악관광 활성화를 위한 건의’를 하면서, ‘산악관광특구 지정으로 덩어리 규제 해소, 산지 내 복합 관광시설 건설 허용, 산림개발을 위한 경사도 기준 완화, 국립공원 정상 부근에 휴양시설 허용, 자연공원 내 케이블카·산악열차 확대, 산지 내 승마장 건립 허용’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세웠다. 전경련의 이러한 제안은 국민의 숨을 쉬게 하는 허파격인 국립공원을 새로운 이윤추구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하는 자본과 권력의 협잡이라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당연히 폐기되어야할 이 건의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내세우는 정부가 그대로 이어받아, 2019년의 ‘산림휴양 관광 특구법’, ‘2020년의 산림휴양 관광 진흥법’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개의 특별법은 자연공원법, 산지관리법, 국립공원법, 국유림법 등 모든 산지 관련 규제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데 이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구체적인 시도가 바로 ‘하동’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 놀라운 사실을 아는 국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하동주민들이 이 사업을 알게 된 것은 2020년 ‘기획재정부’가 소위 ‘사회적 타협을 통한 상생·성장’을 목표로 하는 한걸음 모델의 시범사업으로 ‘알프스 하동 프로젝트’를 선정하면서 부터였다. 갈사만 대송산업단 추진실패로 빚더미에 오른 하동군이 1,650억을 들여 하동 형제봉 일대에 산악열차, 모노레일과 함께 관광호텔, 미술관 등을 지으려하는 것이다.

이 사업이 하동에서 진행되는 이유는 형제봉이 국립공원 경계 밖에 위치하고 있어 기존의 촘촘한 규제와 감시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 사업이 성공하면 국립공원 밖에서부터 야금야금 개발이 시작되어 전국의 국립공원이 관광 상품으로 사유화될 것이다. 이에 7월 11일, 대책위 출범을 시작으로 지리산에 사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모아지고 이를 막기 위한 행동이 시작되었다.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현장 행동선언’ 발표

8월 1일, 지역주민과 시민단체 백여 명이 형제봉 활공장에 모여 ‘지리산아 미안해 행동’이 마련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현장 행동선언’을 발표하고 ‘지리산 산악철도 백지화’라고 쓴 대형 펼침막을 펼쳤다. 그리고 거기 모인 사람들이 같은 마음, 같은 바람을 안고 함께 걸어가 ‘형제봉’ 정상에 우뚝 섰다. 산자락을 따라 옹기종기 모인 집들과 초록의 무딤이 들판이 눈에 들어왔다. 몇 천 년, 몇 만 년, 이 자리에 버티고 서서 인간사를 내려다본 형제봉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내가 지리산이 되어, 우리 모두가 형제봉이 되어, 형제봉의 목소리를 내어본다.

 ‘나를 잊지 않고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구나. 오늘 너희들이 무슨 이야기를 안고 왔는지 무딤이 들판을 돌아나온 바람이 전해줘서 잘 알고 있단다. 나는 여기서 너희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봐왔지. 그저 선량하기만 한 동네 사람들이 함께 모여 농사짓고, 따뜻한 밥 한 그릇 나누며 웃는 모습 볼 때면 함께 웃기도 하고, 형제끼리 총을 겨누고 싸우다 그 싸움 피해 나에게로 숨어들 때면 함께 울기도 했단다. 아, 그런데 이젠 돈이 최고라며 내 몸에 칼을 들이대려 하는구나. 제발 나를 그대로 놔두라 말하고 싶지만 귀를 막고 사는 너희들에게 내 말이 들릴 리가 없겠지. 무엇보다 산이 파헤쳐지면 내가 품고 있는 식구들이 가장 많이 다칠거야.

사람들을 보는 것이 힘들 때면 그래도 반달가슴곰, 사향노루, 팔색조, 히어리나무, 모데미풀, 이들이 내 곁에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는데 이젠 이들마저 사라지면 어떻게 견딜까. 제발 잊지 말아라. 이곳은 너희들만 살아가는 산이 아니란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들의 산이지.

그리고 무엇보다 이 일로 인해 너희들이 서로 등지고 싸우게 될까봐 가장 걱정이란다. 내 몸에 나는 상처보다 더 아픈 건 너희가 서로를 미워하며 내는 상처란다. 내 품에 안겨 살아가는 그 무엇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단다. 풀 한포기가 뽑혀도 눈물이 나고, 바위 하나 굴러 떨어져 부서질 때면 온 몸이 아프단다. 그러니 제발 더 많이 가지려 싸우지 말고, 가진 것 서로 나누며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 평화롭게 살아가면 좋겠구나. 이젠 그만 쉬고 싶구나. 모두들 조심해서 내려가렴.’

따뜻하지만 눈물어린 목소리를 듣고 내려오는 길에 나는 이 한 마디를 가만히 읊조려 본다.

‘지리산아,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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