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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 / 11 / 15 조회 : 520
제목 자이온 캐년
글쓴이 허 심

Myungwoo Hyung 님의 자이언캐년

Moonlight Buttress. (5.12d, free) Zion NP. 11/10/17~11/12/17.
어둠속에서 랜턴을켜고 등반을 한지 꽤 시간이 지났다. 모두들 지쳐 있었다. 13피치. 시간을보니 자정이 가까워져 있었다. 16피치까지 가면 정상인데, 더이상은 무리였다. 서있을만한 자그마한 레지도없는곳에 매달려 밤을 보내야했다. 바로 전피치에 두세명정도 걸터 앉을만한 레지가 있는걸 알고 있었다. 오버행이 문제였다. 하강해서 밑에 도달하면 적어도 이, 삼 미터는 벽과 멀어지게 될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모두의 만류를 무릅쓰고 하강을 했다. 밑으로 내려가서 벽에 붙을 수 있는지 최대한 시도를 해보고 그래도 않되면 주마링으로 다시 올라가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그리를 이용한 외줄 하강이었다. 내려갈수록 몸은 허공에 떠서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제법 내려왔다 싶은순간 “팅” 소리와 함께 몸이 빠른 속도로 낙하하고 있었다. 덩그러니 허공에 매달려 있는 자일끝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나는 헤어나지 못할 심연속으로 영원히 빨려들어가고 있었다.
바람소리에 눈을 떠 시계를 확인해 보니 아침 일곱시 반이다. 예전 조디악 등반이후 가끔 꿈을 꾸었는데, 간밤에도 같은 꿈을 꾸었다. 마치 바위에 눌린듯 어떤 저항도 할수 없는 상황에서 알수 없는 신음만 가까스로 내뱉다가 그 소리와 함께 깨어나곤 했다. 첨엔 악몽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반복 되면서 조금 심각하게 받아 들였다. 하지만 그것도 오랜 세월 여러번 반복 되다보니 많이 무뎌졌다. 일부러 떨쳐내고자 발버둥치며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 하기보단 내 무의식의 일부로 생각 하기로 했다. 여전히 꿈속에선 섬뜩 하지만 말이다.
늦가을의 자이언은 낮에는 이십도 정도로 쾌적하지만 아침 저녁으론 여지없이 불어 내려오는 골 바람과 함께 기온이 뚝 떨어진다. 기온은 영상이지만 바람 때문인지 체감기온은 영하로 느껴진다. 텐트 플라이와 여벌의 방한복을 챙기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여름 영훈이와 Incredible Hulk에 있는 Red Dihedral을 등반하고 내려오면서 영훈이가 내게 물었다. “형, 다음 등반 프로젝트는 뭐예요?” 잠깐동안 생각을 한뒤 “Zion NP에 있는 Moonlight Buttress”(이후 Moonlight)라고 답을 하였다. 같이 가면 좋겠다는 이야길 덧붙였던것 같다.
Moonlight 등반을 생각하게 된건 몇년전 Alex Honnold가 쓴 “Alone on the wall”이라는 책을 읽으면서였다. 루트이름이 매력적이기도 했지만 3피치부터 정상 부근까지 쭉 뻗어있는 장쾌한 크랙 라인이 내 마음을 더 사로 잡았다.
Moonlight은 1971년 Jeff Lowe와 Mike Weiss에 의해 인공으로 초등 되었고, 1992년 Peter Croft와 Jonny Woodward에 의해 최초로 프리 등반이 되었다. 이후, Matt Wilder가 처음으로 on-sight로 올랐고, Kate Rutherford 와 Madaleine은 프리로 등반한 최초의 여성팀이 되었다.(개인적으로 등반에서 남성, 여성 나누는거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기록이 그렇게 되있다는 것) 그리고 2008년 4월 1일 Alex Honnold가 처음 free solo로 올랐는데, 한시간 이십 삼분이라는 경이적인 속도로 등반을 했다. Alex의 이 등반은 등반계에 하나의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 졌다. 여담이지만, Alex의 그날 솔로 등반이 sns에 전파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만우절 농담으로 받아 들였는데 정작 본인은 그날이 만우절인지 전혀 몰랐다고 한다.
같이 등반을 가기로한 대학 연맹 후배들로부터(종주, 영훈) 일이 생겨 같이 가기가 힘들다는 연락이 왔다. 계획에 수정이 필요했다. 이번 등반에 오롯이 집중하기 위해 구일간의 휴가를 이미 요청한 상태였다. Moonlight등반 외에는 딱히 생각한게 없었기에 꽤나 고민이 되었다. “Indian creek이나 Yosemite로 등반을 갈까?아님 시애틀로 여행을 갈까?” 그닥 마음에 내키지 않는 구상들이 이것저것 떠올랐다.
그러던중 Alex Honnold가 Moonlight을 프리솔로로 등반하기전에 600ft(70m 로프 세동) 정도 길이의 로프 한쪽 끝을 정상에 고정 시켜놓고 하강을 해서 micro traxion으로 자기 확보를 보면서 어려운 구간들을 두번정도 반복해서 예행 연습을 했던게 기억이 났다.
“그렇지, 바로 이거야!” 갑자기 혼자할 등반 생각에 솟아나온 아드레날린의 영향인지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며 약간 흥분이 되길 시작했다. 바로 아마존에 micro traxion을 주문했다. 규화 형님에게서 70m static 로프 한동, 주마 한조, 레더를 빌렸다. 형님이 걱정스러운 듯한 눈길을 내게 보냈다. 내가 가지고 있는 70m 로프 두동을 포함해 모두 세동이 되었다.
등반을 어떤식으로 할껀지 고민이 되었다. 하나는 Alex가 예행연습을 했던 것처럼 로프 세동을 위에서부터 하강하면서 전부 고정을 시킨뒤 맨 밑에서부터 등반하며 정상으로 올라가는 방식이 있고 다른 하나는 로프 두동을 가지고 위에서 먼저 하강한뒤 등반해서 올라가고 다시한번 하강하는 즉, 위에서 밑으로 하강하며 등반하는 방식이 있었다.
혼자 짊어 져야할 자일 세동의 무게가 만만찮아 보였다. 거기에 물, 이런저런 안전 장비, 옷가지, 등반식등을 생각하니 자연스레 자일 두동을 이용한 등반으로 무게가 실어졌다.
목요일 저녁 일곱시쯤 집에서 출발을 했다. 연휴의 시작이어선지 91번 동쪽방향 고속도로는 차들로 넘쳐났다. 15번 고속도로 북쪽 방향으로 진입하면서 차가 속력을 내기 시작했다.라스 베가스를 지나 9번 도로로 빠져나와 얼마를 달려가니 목적지인 Zion NP 이정표가 보이기 시작했다. 공원과 가까워지면서 입구로 향하는 길은 도로 보수 작업이 한창이었다. 얼마되지 않은 flash flood의 영향 때문인듯 했다. 한쪽 방향만 오픈한 도로에서 한참을 기다린 후 공원으로 들어섰다. 사간을 보니 아침 다섯시정도 되었다. 주위는 여전히 어두웠다. Visitor center옆 텅빈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잠을 청했다. 불어대는 바람 소리가 제법 요란했다.
주변에서 들리는 차문 닫는 소리에 잠을 깼다. 오전 열시 반이었다. 비어 있던 주차장은 이미 차들로 꽉 차있었다. 근처에 있는 watchman campground로 가서 영훈이가 예약해놓은 싸이트에 짐을 풀었다. 싸이트가 하루만 예약이 되있어서 혹시 연장 가능한지 물었더니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는 캠핑장이라 않된다고 한다. 근처에 south campground가 있는데 매일아침 일찍 도착한 사람순으로 남은 자리가 배정돼 낼 아침이면 자리가 생겨날거라 한다. 점심 식사후 다시한번 잠을 청했다. 따스한 햇살이 나무 사이사이로 들어오고 나뭇잎들이 노랗게 물들어 가고있는 늦가을의 캠프장이 너무도 평화로워 보였다.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즈막히 일어나 Moonlight을 정찰하러 갔다. 셔틀 버스를 타고 마지막 목적지인 Temple of Sinawaba에서 내려 virgin river를 따라 내려오며 Moonlight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멈췄다. 세팀이 벽에 매달려 있었다. 사진 촬영을 한뒤 등반하는걸 한참 지켜보았다. 인공으로 등반하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Moonlight 또한 마치 요세미테의 Astroman이나 Rostrum처럼 프리 등반 하는곳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캠프로 돌아와 모닥불을 지핀후 저녁을 준비해서 먹고 맥주한잔하며 내일 일정을 그려 보았다. 낮에 잠잠해졌던 바람이 밤이되자 다시금 세차게 불기 시작했다.
다음날 아침에 눈을 떠 시계를 보니 아홉시다. 부리나케 일어나 근처 south campground로 가서 비어 있는 캠프 싸이트를 배정 받았다. 캠프장을 옮기고 텐트를 다시 설치했다. 아침을 단단히 챙겨먹고 짐을 꾸려 출발했다. 출발시간 열두시 반. 셔틀 버스를 타고 The Grotto에서 내렸다. 이곳에서 Angel’s Landing으로 향하다 Scout lookout에서 좌측으로 방향을 틀어 west rim trail을 따라 조금만 가면 Moonlight 정상부근에 도달할 수 있었다. 600ft의 로프를 가지고 걸었던 Alex는 이 길이 mellow한 길이라 했는데, 내게는 힘든 길로 느껴졌다.
Moonlight 정상에 도착해 간단히 간식과 물을 챙겨먹은뒤 본격적으로 등반 준비를 했다. 오후 두시 반. 로프 두동을 고정 시킨후 조심스레 하강을 시작하는데 밑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우려했던 상황이었는데, 바로 그 상황에 부딪히니 당황스러웠다. 하강을 해도 되는지 양해를 구한뒤 하강을 시작했다. 두 녀석이 등반 중이었다. 그 밑에도 두팀 정도가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보기에도 어려워 보이는 nut crack에서(8피치, 5.12a) 리딩하는 친구가 고군 분투 중이었다. 크랙 시작점에 설치된 쌍볼트에 확보를 했다. 리딩하던 친구가 결국은 등반을 포기하고 빌레이보던 친구와 선등자릴 바꿨다. 여유있는 모습이 딱 봐도 등반을 잘할거 같은 냄새가 풍겼다. 아니나 다를까 정말이지 군더더기 없는 동작으로 부드럽게 피치를 끝냈다. 밑에서 박수를 보냈다. 빌레이 보던 친구와 잠시 이야길 해보니 어릴적 미네소타에서 같이 많은 등반을 했고 나이 들어 하나는 salt lake city로 다른 하나는 denver로 이사하면서 자주 같이 등반하진 못하지만 이렇게 가끔 같이 등반 한다고 하였다. 뒤에 있는 친구가 8피치 등반을 마친후 내가 등반을 시작했다. 대부분이 손가락 잼밍이고 약간의 핸드잼과 패이스등반이 섞여 있었다. 역쉬, 5.12 크랙은 생각처럼 만만치 않았다. 나름 이번 등반을 위해 열씸히 체력 훈련을 했건만 함이 부쳤다. 두세번 쉬면서 피치를 마쳤다. 마지막 피치는 5.10b로 약간 오버행진 턱을 핸드잼을 하면서 넘어가는건데 크랙에 있는 미세한 모래가루가 미끄러워 등반하는데 애를 먹었다.
정상에 도착하니 다섯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앞에서 등반했던 친구들은 마지막 셔틀버스 시간 전에 내려가야 한다며 부리나케 짐을 챙겨 내려갔다. 나또한 서둘러 짐을 챙기며 잠시 고민에 빠졌다. 낼 전 피치를 하강하며 등반할려면 로프를 놔두고 내려 가는게 나았다. 하지만 오늘 우려했던 것처럼 하강하는데 올라 오는 팀들이 있으면 그들이 등반하는데 내가 방해가 될것이고 나또한 하강해서 그들이 등반을 마칠때까지 내 차례를 기다려야 했다. 물론 벽에 아무도 없으면 금상첨화지만 이 연휴기간에 그걸 기대하긴 무리였다. 어떤 종류의 크랙이고 어느정도의 난이도인지 조금이나마 느껴본것에 위안을 삼고 다음을 기약하며 로프를 베낭에 넣었다.
마지막 셔틀버스를(18:45) 놓치지 않기위해 거의 뛰다시피 서둘러 내려갔다. 캠프장으로 돌아오는 셔틀 안에서 Moonlight을 밑에서부터 오르고 있는 모습을 조용히 머릿속으로 그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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