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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 / 08 / 02 조회 : 1393
제목 홍도,흑산도기행 1박2일 (세상서 젤 아름다운 화장실)
글쓴이 peppuppy(깡 쌤)

홍도,흑산도기행 12

           (세상서 젤 아름다운 화장실)

 

 

목포행 마지막새벽열차에 오른 내가 종착역에 도착한 시각은 새벽420분이였다. 750분에 도착하는 KTX820분발흑산도`홍도행 여객선에 승선수속 밟을 시간여유가 없어서다.

 

30여 년을 계모임하고 있는 고향 초딩 불알친구들을 목포연안여객선 터미널에서 만나 12일 홍`흑산도여행하기로 약속한 터였다.

목포를 잘 알지 못하는 내가 밤중에 4시간을 어찌 보내겠다는 계획이란 고작 역 근방 목욕탕에 들어간다는 것 말고는 캄캄했다.

-목포 삼학도-

 

근데 목포역사 앞에 깔끔한 목욕탕이 안 보였고, 도회불빛과 여명의 낌새가 어울린 꼭두새벽공기가 여간 신선해 시가지를 어슬렁거려 봐도 괜찮지 싶어 관광지도를 펴들고 시가지워킹에 나섰다.

결코 화려하지 않은 도심은 그렇다고 오래된 항구도시가 풍기는 우중충한 슬럼의 때깔도 안 띠었다.

-삼학도와 어린이해양박물관-

 

붉은 벽돌2층집의 목포문화원과 다방이란 간판 네댓 개가 세월의 때를 훈장처럼 명멸하고 있었다. 풍설로 들었던 유명한 삼학도가 이젠 섬이 아닌 온갖 배들로 둘러싸인 육지가 됐고, 빈틈없이 정착한 배들의 선착장을 기웃대며 새벽을 깨웠다.

7시 반쯤에 불알친구들을 만나 동양페리호에 승선 820분 목포항을 빠져나왔다.

-비금,도초도앞 바다-

 

페리는 엷은 해무 속에 졸고 있는 섬들을 깨우다 비금`도초도에 모닝`벨을 울린 후론 망망대해를 헤엄친다.

검푸른바다에 하얀 물갈기를 세우길 두 시간, 흑산도가 가슴팍을 열어 맞는다. 정약전이 유배생활하며 자산어보를 썼던 흑산도는 사라졌다.

-흑산도항 전경-

 

원색의 페인팅칠 한 콘크리트집들이 산자락숲에 알 박힌 남녘의 멋들어진 항구일 뿐이다. 울긋불긋 치장한 관광객들이 갯바람에 몸 푸는 화사한 꽃섬이 됐다.

홍어 혓바닥만한 부두를 어선들이 점령하고 어선들에 목맨 집들은 저마다 커다란 이름푤 달고 호객행윌 하느라 낮잠 잘 줄도 모른다.

-흑산도아가씨 노래탑-

 

우린 어부 아닌 오십대 기업사장의 그물에 걸려든 어족(?)이 됐다. 그의 커다란 식당채에 짐을 풀고, 거기서 점심과 약주입가심을 하다가 그가 모는 관광버스에 올라타 그가 이끄는 대로 섬 일주드라이빙 해야 했다.

마라톤코스보다 긴 구불구불 급경사도로는 그 사장의 운전솜씨가 아니면 간 떨어질까 조바심 낼 아슬아슬한 곡예길이였다.

-깃대봉에서 본 흑산내항-

 

그는 관광객을 상대로 숙식과 섬 일주 관광패키지로 돈을 무시로 낚는 기업인이기에 자산어보가 필요 없는 섬사람이었다. 44km쯤 된다는 섬 일주 드라이빙은 흑산도가 자연경관만으로도 홍어를 대신 할 돈벌이가 된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었다.

내 욕심은 한 이틀 묶으며 해안도로와 문암산을 트레킹하고 싶을 정도로 맛깔 난 섬이란 생각이 들었다.

-샛개해수욕장서 본 문암산연봉-

 

멋진 섬! 풍부한 관광자원으로 자산어보 안 들여다봐도 부자 될 성싶은 섬사람들! 늦은 오후 우린 다시 홍도를 향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쪽빛창해는 얼마나 심심했으면 구름 한 자락씩을 끌어와 해무(海霧)를 만들어 날려 보내고 있을까? 갈매기도 얼마나 심심하면 쾌속선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오두방정을 떨까? 바다는 말이 없다.

-흑산항 방파재-

 

그저 모든 걸 품어 안을 뿐이다. 반시간을 그 침묵의 바다를 응시하다 느닷없는 섬이 나타나고 그 섬은 가슴을 풀어헤치더니 밋밋한 젖가슴에 빨간 널빤지를 반창고처럼 다닥다닥 붙이고 우릴 맞는 거였다.

그 널빤지는 이내 빨강지붕이 돼서 산비탈을 꽉 채우곤 여기가 홍도요 하며 여객들을 부르고 있었다.

-홍도항구-

 

목포에서 115키로를 달려 흑산도에, 다시 22키로를 달려 온 우린 왠 젊은 친구가 이석연이라고 쓴 팻말을 흔들고 있어 자석처럼 달러 붙었다. 이석연은 우리총무 이름이고 예약 탓으로, 긍께 국제공항의 미팅연극의 축소판이 연출되고 있었던 거다.

 

 

홍도가 그만치 관광활성화 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는 증표인 셈이다. 팻말 든 친구를 따라 숙식이 해결되는 대밭밑(죽항)마을 벌집 같은 주택가 경사로 골목을 중간쯤 올라 여장을 풀었다.

 골목 끝엔 흑산초교 홍도분교장이고 여기서 우측 산등성일 좇는 길이 홍도의 우듬지 깃대봉을 오르는 길이다.

-홍도분교-

 

내일 시간여유가 없고, 더는 동행할 벗이 없어 나홀로 깃대봉등정길에 올랐다. 등산로가 가파른 험로라지만 왕복6km쯤이라니 두 시간이면 완주할 것 같아 바삐 서둘렀다.

오후 4시를 지나고 있었다. 동백, 후박, 소사, , 백소사, 졸참, 팽나무들이 빼곡이 들어찬 숲길은 데크계단 아니면 돌너덜길인데 여간 가파르고 물기까지 젖어있어 신경 날 서게 했다.

-깃대봉등산로의 상록수림터널-

 

해풍이 길동무를 해줘도 숨이 차고 흐르는 땀에 후줄근해졌다. 간간히 숲 사이로 조망하는 홍도의 민낯과 애써 감추려는 듯한 해무의 장난에 감탄하느라 된비알코스를 즐기는 거였다. 한 시간쯤 올랐을까? 캄캄한 숲속에 구덩이 흔적이 있고 팻말이 서있다. ‘숯가마터였다.

-숯가마터-

 

논은 물론 손바닥만 한 밭뙈기도 귀한 홍도는 항구도 없는 절애고도나 다름없어 어업도 양식업도 할 수 없었다. 돈이 되는 건 고깃배에 나무나 숯을 파는 게 생계수단일 정도로 가난이 찌든 섬 이였다.

1940년대까지 숯을 구워 공출을 했다는데 그 현장 이였다.

능선을 타자 시계가 확 트였다.

-몽돌해수욕장-

 

티셔츠를 겨드랑이까지 말아올렸다. 해원에서 달려온 바람이 미치도록 시원하다. 해무를 둘러싼 흑산도가 어찌 보면 성숙한 여인이 누워있는 모습이기도 하다. 망망대해에 알몸의 흑산아가씨가 안개이불위에 누워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육지와 단절된 시절 홍도가 없었으면 아가씨 맘도 숯처럼 타 들어갔을 테다.  

 

깃대봉(365m)은 그래서 행복할 것 같다. 단조로운 바다에 흑산아가씨라도 있어 윙크라도 보낼 수가 있을 테니 말이다. 고지산 깃대봉에서 계속 직진하면 2구 석기미(석금)마을이 있다. 등대와 자연림이 있다는 석기미는 홍도의 머리쯤에 해당한단다.

 

남북 6.7km, 동서 2.4km인 홍도는 허리가 잘록한 누에고치 모양이다. 볼록 들어간 허리춤에는 천혜의 포구인 홍도 1구엔 110여가구, 반대쪽 2구 석기미마을에 30가구가 살고 있단다. 정상에서 바다낚시 온지 4일째라는 낚시꾼일행을 만나 인증샷도 했다. 취향이 맞는 친구들끼리 여가를 공유한다는 낭만을 유추해 봤다.

-깃대봉서 조망한 흑산도-

 

직진하면 석기미 마을이라 시간만 허락하면 홍도를 관통하고팠다. 그들과 목례를 나누고 원점회귀 하산길에 들었다.

빼곡한 숲엔 콩난과 온갖 버섯이 습한 음지와 공생하느라 원시숲을 연상시키고 아랫목 초지엔 노랑원추리가 긴 모가지를 빼고 일제히 도리질을 치면서 바람 길을 열고 있다. 다시 초등교에 왔다. 서쪽 해변인 빠돌해수욕장에 들어섰다.

-홍도외항의 천연방파재-

 

억만년을 파도와 스킨십한 돌들은 동글동글 몽돌이 됐다. 그 몽돌을 홍도사람들은 빠돌이라고 부른다. 여기 몽돌은 둥치가 크다. 그 몽돌로 감싼 해변모래사장이 유명한 해수욕장인데, 길이 600m, 70m의 해수욕장은 기암절벽을 병풍처럼 휘둘러 비경을 이룬다. 해서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는 횟집이 즐비하다.

-몽돌해수욕장-

 

담날(78)새벽 5시 반, 홀로 팬션을 빠져나왔다. 일출을 보기위해 양산봉을 향했다. 등산로초입에 들자마자 나는 탄성을 질렀다. 수백 년 살아오며 훼훼 휘어져 옹두라질 키우며 굴곡진 세월을 삭혀온 동백과 후박나무들이 몸짱 시위를 하고 있어서다.

-동백`후박나무 군락지-

 

거기 멋들어진 태곳적 숲에 들어선 한옥기와화장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화장실일 것 같다.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진객은 또 얼마나 유쾌할까? 멋들어진 거목들을 감상하며 즐길 카타르시스는 어떨까!

난 불운하게도 똥마렵지가 안했다. 내려오면서 다시 보기로 하고 가파른 숲길을 헤쳤다.

=세상에서 젤 멋진 화장실-

 

날이 점점 밝아졌다. 이 새벽에 땀 훔치느라 집중이 안됐다. 동백나무숲 사이로 선뵈는 여명의 바다와 섬들이 검은 옷을 벗고 있다. 어제까지의 농무는 어디에 숨었을까? 검은 바위사이로 부신 태양이 솟는다.

너무도 찬란한 햇살 탓에 눈이 부셔 직시할 수가 없다.

 

양산봉 일출전망대에서 맞는 태양은 양세산이 파도의 장난에 깎이고 닳은 해식단애(海蝕斷崖)를 빨갛게 달구고 있어 홍도의 실체를 연출하는 거였다. 홍도의 일출은 급박하고 강열한 느낌이 들었다. 바다 위라 가까워 더 눈부시고 더 뜨거운지 모를 일이다.

-홍도 일출-

 

이글이글 타오르는 태양에 섬들이 모두 타 까만 숯덩이가 되고 포구의 바지선은 앙상한 뼈대만 남는다. 근데 이상하다. 그 많은 관광객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불덩이태양-강렬한 눈부심에 숯덩이가 될까봐 부러 숨은 걸까? 여명을 맞는 사람은 나 혼자뿐 이였다. 불타는 바다를 혼자 감상한다는 것이 왠지 아깝단 생각도 들었다.

 

새벽태양이 넘 뜨겁다. 부신 햇살에 수풀들이 반질반질 세수를 한다. 건강하고 싱그러운 숲을 호흡하며 하산했다. 밀림을 뚫고 찾아든 햇살이 그림 같은 화장실을 어슬렁대고 있다. 아름다운 화장실에 오물 깔기기가 민망해서였든지 오줌도 똥도 마렵지가 않는 나였다.

인기척 없는데 화장실문 빼꼼 열어놓고 원시 숲에서의 배설의 통쾌감을 즐기는 그 정경을 우두커니 서서 그려봤다.

-여명은 단애를 더더욱 붉게 해 홍도를 연출한다-

 

팬션에선 아침식사가 한창이었다. 엊밤도, 아침식탁도 부실하긴 마찬가지였다. 젊은새댁(주인아줌마는 항구에서 건어물상을 하고)이 쫌만 후하면 다시 찾을 텐데~?

일곱시반출항의 유람선에 올랐다. 홍도의 비경을 2시간 반동안 샅샅이 구경하는 코스란다. 어젠 짙은 해무, 오늘은 부신 태양에 몸뚱이 맡긴 홍도의 민낯을 보게 되는 행운아들이라고 가이드는 나의 부푼 가슴에 풍선 하나를 더 달아주고 있다.

-홍도내 원경-

 

일 년 중에 오늘 같이 좋은 날씨는 드물단다. 아닌게 아니라 쾌청한 날씨다. 거기에 엷은 안개도 때때로 인살 한다.

반시간도 채 안 되 해식바위총 앞에 선 우린 비경에 압도 됐다. 포토`존에서 기념촬영 하느라 반시간을 웅성댄다. 그래도 그 비경을 다 훔칠 수가 없어 아쉬웠다.

-해식애-

 

기기묘묘한 군도들, 바위와 소나무의 연애질, 이따금 소리 소문 없이 나타나 멋진 동양화를 그려주는 해무들, 검푸른 창해뱃가죽을 가르는 유람선의 하얀 포말꼬리, 잔잔한 파도에 올라탄 햇살이 빚는 은빛너울춤, 감미롭다 못해 닭살 돋는 해풍에 몸 맡기고 있으면 나는 간 데 없고 자연의 신비만 꽉 차 있는 세상이라.

-바위 문-

 

사암과 규암층의 섬은 억겁의 해식단애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기암괴석이 즐비하고 홍갈색을 띠고 있어 독특한 자태를 자랑한다. 파식애(波蝕崖)와 파식대(波蝕臺),해식동(海蝕洞)과 크고 작은 바위섬(岩島), 바위문(岩門)과 암송의 동거, 맑고 푸른 바다가 빚는 아름다운 경치에 일출과 낙조는 자연의 신비자체다.

-거북바위-

홍도사람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란 생각이 절실해졌다. 홍도는 세월 따라 무지 발전할 테다. 홍도사람들이 진정으로 행복하려면 난개발이 아닌, 되려 혹독하게 자연을 아껴야 할 거란 생각을 해봤다. 몽돌해수옥장후미진 곳을 비롯해 지저분한 곳이 가끔 눈쌀 찌뿌리게 하고 있었다.

2016. 07. 08

-거시기바위-

-해식총림앞의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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