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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 / 03 / 17 조회 : 1771
제목 미국 서부의 파웰 호수
글쓴이 허 심

미국 서부의 파웰 호수

신영철의 세계산책(山冊)-미국 서부의 속살을 보다

미국서부에는 붉은 고원사막이 있다. 해발 1500m 정도. 인디언 나바호부족의 자치령인 이

곳은 그랜드서클 탐방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온통 붉은 사암과 깎아질러 우뚝 솟은 붉은 바위산과 협곡 탐사를 하다보면 황당하게도 바

다처럼 넓은 민물호수를 만나게 된다. 신기루가 아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인공 호수

인 파웰(Powell)호가 바로 그곳이다.

물 담는 데 17년이 걸린 민물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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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웰호수 남쪽 입구 표시판

애리조나에 페이지(Page)라는 작은 관광도시가 있다. 유타주 경계선과 가까운데 빛의 마술 

협곡 앤텔로프 계곡과 파웰호수 들머리 역할을 한다. 작년 여름 이곳을 찾았을 때 지글거리

는 광폭한 태양과 사막성 더위에 진이 빠질 지경이었다. 

사막의 인공도시 페이지 시내엔 이곳 자연과 어울리지 않을 크고 작은 물놀이 보트들이 보

였다. 그중엔 집 한 채만한 럭셔리 하우스보트(Houseboat)도 많았다. 시내 인근 사막 속 민

물바다 파웰호수가 있으므로 이런 황당한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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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하우스보트를 타고 거대한 호수를 항해하다 마음 드는 곳에서 야영을 즐긴다.

산()외엔 별 관심이 없었으므로 몇 차례 이곳을 지날 때도 그저 호수가 있나보다 했다. 그

러다 앤텔로프 계곡 탐승 예약이 밀렸고 기다리는 시간이 아까워 호수로 달렸다. 그리고 깜

짝 놀랐다. 

시내에서 봤던 무수한 보트들이 물위에 떠 있었다. 투명한 1급수 물속엔 보잉 747닮은 늘씬

한 잉어들이 떼 지어 편대비행을 하고 있었고. 붉은 협곡을 굽이굽이 도는 구절양장 물길에 

모터보트들이 물보라를 일으키고 있다. 

이곳은 사막이지만 1급수 맑은 물에서 보트, 카약, 잠수, 낚시, 수상 스키, 제트스키를 탈 수 

있다. 그것뿐일까. 과장하여 어린이만큼 큰 농어와 메기 등을 쉽게 낚시로 건져 낼 수 있다. 

평생 나와는 인연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하우스보트도 유유자적 호수 속 그림이 되어 흘러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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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강을 막은 그랜댐을 뒤에서 본 풍경.

요술처럼 빛의 산란으로 세계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앤텔로프 계곡은 자연이 만든 경이다. 

그렇다면 파웰호수는 자연을 개조한 인공이 연출하는 풍경이다. 

인공임에도 자연에 녹아들어 분간을 할 수 없는 놀라운 경관으로 편쳐저 있다. 콜로라도 강

이 흐르며 엄청난 그랜드캐년을 만들었는데 강이 거기에 도착하기 전 글렌캐년이 있었다. 

지금 댐이 건설된 곳은 300미터가 넘는 단애의 절벽이다. 

병목처럼 좁아진 그곳을 틀어막아 높이 216m글렌 댐을 만들었다. 96개 협곡에 채워진 물길

을 이어가면 서울에서 부산 길이의 물길이라 했다. 그러니까 형형색색의 계곡마다 물이 들

어 찬 것. 

붉은 고원 사막에서 목도한 막막한 민물바다. 그 물을 이용한 여러 수상레포츠를 즐기는 사

람들을 보며, 노는 게 과연 미국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눈앞에 펼쳐지는 신기루처럼 찰랑

이는 푸른 물을 보면서 온갖 상상이 떠오른다.

“그래, 귀국하면 보트운전을 배우는 거야. 그리하여 마음 맞는 사람들 모아 이곳에 와서 하

우스보트를 빌리자. 보트에 침실도 몇 개 있고 주방은 물론 목욕탕까지 있다는데 럭셔리 숙

소로 활용하면 될 것이고. 주변 눈치 안 보고 김치도 마음껏 먹어 가며 신나게 노는 거야. 좁

은 물길협곡을 항해하다보면 보지 못한 그림을 볼 수 있겠지. 지금도 눈앞에 보이는 흰색, 

붉은색, 갈색 등 무지개 색깔의 협곡. 색다른 볼거리가 기대된다. 그러니까 내가 운전하는 

보트는 글랜캐년 꼭대기 부분을 항해하는 셈이 되겠지. 항해를 하다가 마음 드는 곳을 찾아 

정박하여 야영을 하던지 하우스보트 간판에서 별똥 헤아리며 밤을 지새우는 상상. 그야말로 

문명과는 동떨어진 애리조나 붉은 고원사막 속 물가에서 별을 헤아리다 잠드는 밤. 사진은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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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와 높이 217m 댐과 하류가 까마득하게 보이고 있다.

이런 기분 좋은 상상으로 호수에 대한 자료를 꼼꼼하게 챙겼다. 애리조나의 작은 관광도시 

페이지가 갑자기 마음에 들었다. 콜로라도 강 협곡을 막을 대 공사 때문에 몰려든 노동자 숙

소로 시작된 마을이 페이지였다. 이 댐 하류가 바로 유명한 그랜드캐년이다. 

그만큼 수만년을 깎아 내린 콜로라도 골짜기는 깊고도 넓은데 그랜드캐년 상류인 이곳 이름

이 글렌캐년이었다. 글렌캐년을 막아 만든 거대한 민물그릇이 파웰호수다. 

그랜드캐년 보다 더 경치가 좋았다는 글렌캐년 협곡은 물속 잠기었고 미로같은 물길을 만들

었다. 붉은 사막속 민물바다의 길이가 그렇게 긴 것도 놀랍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아름다운 계곡 96개의 구불거리는 해안선 길이를 종합하면 미국 대륙 서해안보다 긴 3,154

km라는 것. 얼마나 이 호수가 많은 계곡을 수장시키고 있는가에 대한 반증일 것이다.

이곳 붉은 사암의 협곡 탐방이 그랜드서클의 주요 관광자원이다. 그런 협곡에 물이 차 있으

니 노르웨이 피오르드와는 또 다른 볼거리였다. 좁은 협곡이나 깊이는 피오르드를 닮았지

만 노르웨이는 배경으로 흰 눈 덮힌 산맥이고 이곳은 붉은 땅이었다. 그런 다름으로 파웰호

수는 세계인들을 향하여 호객을 하고 있는 것이었고 나 역시 그 낚시에 걸린 것.

자연은 그대로 있을 때 아름답다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인간의 생존을 위하여 개조한 자연

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물론 댐건설 당시도 우리가 잘 아는 시에

라클럽 등 환경단체들의 큰 반대가 있었다.

그 반대를 물리친 중요한 이슈 하나. 세계 제 1의 호수는 파웰호수 하류에 있는, 후버 댐으로 

잘 알려진 미드호수이다. 후버 댐을 야심차게 건설했는데 콜로라도 강이 범람할 때마다 엄

청난 토사가 밀려 미드호수 바닥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토사의 유입을 방지하고 수력발전

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바로 파웰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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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었던 대규모 마리나인 파웰리조트.

이 거대한 인공호수에 물을 채우는 데에만 꼬박 17년이 걸렸다고 했다. 물을 채우자 또 다

른 절경이 창조되었고 미국 정부는 1972년 글렌캐년 국립휴양지(Glen Canyon National Re

creation Area)로 지정했고 국립공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수변이 넓으므로 대규모 마리나 시

설도 많은데 그 중 가장 큰 곳이 와윕마리나(Wahweap Marina)였다.

한강에서 보터보트 시험

귀국하자 파웰호수 하우스보트를 위하여 모터보트 운전을 배우기로 했다. 빛의 산란, 붉은 

사암, 눈뜨고 꾸는 꿈 길 그랜드서클로 가자! 이런 이야기가 나오자 함께하겠다는 사람이 많

았다.

팀이 만들어 졌고 봄에 출발하기로 결정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모터보트는 운전은 처음. 그

런데 이게 만만치 않았다. 먼저 면허증을 받아야했다. 국민안전처가 주관하는 ‘동력수상 레

저기구 조종면허’가 그것.


운전면허처럼 필기와 실기시험 두 개를 통과해야 했다. 인터넷을 뒤져 열심히 공부한 덕에 

필기는 한 번 떨어진 후 두 번 만에 합격. 실기시험은 한강 난지지구에 있는 마리나 센터에

서 있었다. 실기연수 비용이 너무 비싸 또 인터넷으로 열심히 공부한 후 도전했는데 탈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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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큰 자연 석교로= 알려진인 레인보우 브리지.

전혀 운전경험이 없으므로 첫 번째 떨어짐에서 바로 꿈을 깨고 연수를 등록했다. 12월 찬 바

람 부는 한강 바람을 맞으며 실기도 겨우 두 번 만에 합격. 국민안전처 발행 면허증은 물론 

해운항만청장이 주는, 내 딴에는 자랑스러운 2급 해기사 면허까지 받았다. 

이제 준비 끝. 꽃 피는 춘삼월이면 파웰호수로 가는 일만 남았다. 작년 여름 그곳에서 자료

를 모을 때 필이 꼽히는 경관을 버킷리스트에 담아 놓았다.

무지개다리, 레인보우 브릿지였다. 레인보우 브리지는 ‘세계 7대 자연비경(The 7 Natural W

onders of the World)’ 중에 하나라고도 했다. 그리고 높이가 90m가 넘는 세계최대의 자연석

교(石橋)라고.

그 브릿지를 보려면 물길에 꼭꼭 숨은 오지로 항해를 해야만 한다. 굽이쳐 이어지는 오지 물

길 끝에 그토록 놀라운 경관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에 꿈은 호빵처럼 부풀었다. 그 멋진 곳

을 내가 운전하는 보트로 갈 수 있다. 


그곳을 가기 위해 하우스보트를 운전하며 영화처럼 마도로스파이프라도 물어야 하는 건 아

닌지 모르겠다. 이런 상상에 혼자 키득거렸다. 그런데 산행이라면 자신 있고 신바람 났지만 

시간이 지나자 슬며시 겁이 나기 시작했다. 

코딱지만 한 모터보트를 잠깐 몬 경험으로 과연 집채만 한 하우스보트를 운전 할 수 있을

까? 모두 모터보트는 무경험자들이니 내 얼굴만 쳐다 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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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브리지를 가는 도중에는 이렇게 좁은 협곡도 지나야 한다.

배로 좁은 협곡을 돌아다니다 박치기라도 한다면? 엄청 비쌀 럭셔리 하우스보트가 찌그러

지면? 아예 침몰하는 경우는? 보험은 있을까? 별별 상상이 다 들며 걱정이 차곡차곡 쌓여 

갔다. 불안과 걱정을 극복하려면 그 실체와 직접 맞서야 한다. 

그리하여 한 겨울 1월임에도 기어이 또 파웰 호수를 찾아 나섰다. 출판사와 그랜드서클 책

을 만들기로 한 것이기에 자료 사진이 필요하다는 건 핑계였다. 이젠 가족처럼 마음 통하는 

정임수, 유승일 사진작가와 함께 엘에이서 자동차를 빌리자 냅다 호수로 달렸다.

도무지 생명이 살 것 같지 않은 혹성 닮은 황무지를 지나면 슬그머니 고도를 높여가며 산길

을 오른다.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바위산이 빚은 기기묘묘한 조각품들. 관광 거점 도시인 

페이지로 가는 길이 그랬다.

한국땅 좁은 산하에 익숙한 시선이 이곳에서는 좀 당황스럽다. 사방에 끝간데 없이 펼쳐지

는 압도적인 웅혼한 사막풍경은 말로는 잘 설명할 수없는 질림이 있다. 

인적이 드문 적막강산이라는 대륙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감동. 자주 만나는 캐년 협곡의 깊

이는 한국이 산 높이만큼 땅속으로 꺼져 있다. 근처의 그랜드캐년은 평균 깊이가 1600m를 

넘는다. 가장 좁은 협곡의 폭은 180m고 넓은 곳은 30㎞에 달하는 왜소함과 방대함이 어울

린 자연.

점차 고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붉은 사막은 삭막하지만 거친 아름다움이 있는 풍경이다. 

40번 도로가 모하비 사막 일부를 관통하고 붉은 산길이 시작되었다. 플래그스태프(Flagstaf

f)라는 도시에서 89번 도로를 따라 3시간 정도 달리니 눈에 익은 페이지가 나타난다. 

이곳은 애리조나 주와 유타 주가 만나는 경계가 가까운 곳. 페이지는 그랜드캐년, 브라이스

캐년, 자이언캐년, 모뉴먼트 밸리 중심축에 있어 관광 중심 역할을 한다.

눈에 익은 파웰호수 잔잔한 민물바다가 신기루 마냥 둥글게 떠올라 우리를 맞는듯 했다. 파

웰호수는 애리조나 주보다 유타 주에 속한 면적이 대부분이다. 그러고 보면 사막 속 신기루

처럼 존재하는 사람 사는 동네 페이지는 역시 사막의 신기루 같은 물의 도시라 부를 만 했

다.

이제 목적지에 다 왔다. 한 시간 쯤 전에 나는 정임수작가와 교대를 하여 운전대를 직접 잡

았다. 콜로라도 강이 만든 계곡을 왼쪽으로 끼고 신나게 달렸다. 미국의 주요도로들은 고속

도로 못지않게 잘 만들어 비교적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시속 65마일이라는 표시가 보였다. 미터법으로는 114Km이다. 하지만 차량이 드물고 곧게 

뻗은 도로에서는 자신도 모르게 과속을 하게 된다. 그런데 느낌이 이상하여 백미러를 보니 

어디 숨어 있다 나타났는지 경광등을 반짝이며 경찰차가 따라 붙었다.

계기판을 보니 80마일. 그래도 미련이 남아 속도를 줄이며 차선을 바꾸었다. 저 경찰차는 긴

급출동명령을 받고 어디론가 바삐 가는 중이라는 희망 속에서. 워낙 미국은 총질이 심한 나

라 아닌가. 하지만 언제 희망처럼 이루어지는 일이 그리 많은가. 

경찰차 역시 차선을 바꾸어 내 꽁지를 문다. 갓길에 세웠다. 상식적으로 흘려들었던 대처법

이 생각났다. 웃어라. 그리고 창문을 내리고 경찰이 잘 보이게끔 두 손을 운전대에 올려놓아

라. 

가까이 온 경찰이 시키는 대로 국제운전면허증, 보험증서를 보여 줘라. 내 멋대로 그런 걸 

찾으려 캐비닛 따위를 뒤지다 총 꺼내는 걸로 오해하여 총 맞을 수도 있다. 쏜 교통경찰은 

언제나 무죄라는 거 신문을 통해 알고 있지?

“80마일이다. 과속이다. 별 거 아니다. 즐거운 여행되기 바란다. 벌금이 얼마냐고? 그런 내 

소관이 아니다. 애리조나 법원에서 판사가 청구할 것이다. 별 거 아니다.”

잘생긴 백인 경관은 몇 번이고 별 거 아니라고 했다. 그 말이 맞지. 자동차의 나라 미국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딱지를 떼고 있을까. 사람을 친 것도 교통신호를 위반한 것도 

아니니 잊자. 공연히 꽁 해봐야 여행 기분만 망칠 거니깐.

너무나 자연적인 인공

콜로라도 강을 횡단하는 글렌다리를 건너 댐 곁에 있는 비지터 센터(VisitorCenter)에 차를 

세웠다. 센터에는 이 댐에 대한 역사관과 모형 그리고 전망대도 있다. 입장은 무료인데 꼭 

들려야 할 곳이다. 

이 인공호수가 얼마나 거대한 곳인지를 설명하는 안내문이 보인다. 댐에 물을 채우기 위해 

1963년 6월 22일부터 시작해 1980년에 3월 13일에 만수위를 기록했다. 거기까지가 17년. 

댐 하주에서는 8대의 발전기가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툭-터진 전망대에선 콜로라도 강이 파 낸 단애의 절벽을 인간이 만든 댐이 막아선 인공적인 

절경을 실감한다. 유선형 216m댐 높이가 더 아득하게 보이는 건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음

으로 해서다. 콜로라도 강폭이 좁아진 협곡 길이는 475m라는 설명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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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모여 있는 하우스보트들을 배경으로 붉은 바위가 석양에 물들었다.

전망대에서는 마치 이층을 보는 듯 했다. 댐 건너편으로는 216m 높이의 물바다. 댐 하류는 

그 높이만큼 아득한 바닥을 흐르는 강. 푸른호수 주위를 병풍처럼 둘러싼 형형색색의 기암

들이 무슨 예술작품처럼 보였다. 그러므로 웅혼한 붉은 바위와 어울린 이 호수를 모티브로 

써 진 문학작품과 영화도 부지기 숫자라고 했다.

다시 호수 전용도로를 따라 달렸다. 도로 끝에는 이 호수 최대의 와윕마리나 센터가 있었

다. 

그곳의 파웰호수 리조트에 우리 방이 예약되어 있었다. 이곳은 보트들이 정박지와 수상 레

포츠의 출발점도 되는 곳이다. 

시즌이 아니라 그런지 한가한 리조트에 도착하니 상당히 추어 겨울옷을 꺼내 입어야했다. 

하지만 날이 풀리면 이곳은 한 해 2백 만명이 찾는 국가 지정 레크레이션 공원이 된다. 여름

에는 물 위에서 벌리는 각종 수상 스포츠와 유람선을 볼 수 있겠지만 한적했다. 함께한 사진

작가들은 오히려 그런 고즈넉함을 즐기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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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호수물과 붉은 사암으로 이루어진 해변 넘어 보이는 유명한 나바호 마운틴.

파웰호수 물결이 해안가를 찰랑찰랑 간질이고 있었고 카메라가 바쁘게 움직였다. 그랜드캐

년보다 깊고 아름다웠던 계곡이 투명한 물로 가득 채워진 석양의 고즈넉한 풍경. 

호수 건너 멀리 유명한 나바호 마운틴이 송곳처럼 보였다. 정상이 평편한 메사형 산이었는

데 이 메마른 사막에서 등대역할을 하는 인디언들의 신성한 산이었다. 해넘이가 시작되었

고 파웰호수 물엔 석양의 붉은 기둥이 붉게 드리워졌다. 


힘을 다한 그 햇볕을 받아 이제 바위들이 황금색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적막강산 속 호수는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는 신비감 속에 점자 어둠에 지워졌다. 밤 호수에 비친 고혹적인 달

그림자를 보며 쉽게 잠들지 못했던 밤이었다.

이튿날 리조트를 차로 둘러보았다. 과연 국민관광지답게 방대한 규모였다. 캠프장도 얼마

나 큰지 전용 상업건물이 있어 세탁은 물론 샤워도 할 수 있었다. 수영을 할 수 있는 해변과 

많은 선착장이 보인다. 


드디어 몇 달 동안 꿈꾸어 왔던 하우스보트 선착장에 도착했다. 상상으로도 몇 달 동안 즐거

워했던 럭셔리 호화 보트. 이 배 운전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해 겨울 한강 모진 바람을 맞

으며 면허도 받았다. 날렵하고 늘씬한 배가 나에게 사열이라도 해 달라는 듯이 부두에 죽 도

열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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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강을 막은 댐은 호수 길이가 무려 300킬로미터를가 넘는다.

그런데! 접안 시절로 내려가 하우스보트를 만져 보는 순간 “어?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이 자

동으로 든다. 멀리서 볼 때는 작아 보였으나 그건 착시였다. 배경인 물도 광야도 워낙 거대

하여 작게 보인 것이지 50평 아파트 한 채는 되어 보인다. 그것도 이 층짜리. 

미련이 남아 부두를 돌아다니며 보트 구경을 하던 중 배에서 기거하는 커플을 만났다. 그들

도 얼굴 누런 동양인 방문이 신기한지 기꺼이 자신들 배의 응접실로 나를 안내했다. 그에게

서 좀 더 하우스보트에 대한 실질적인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빈약한 상상력과 별 거 아닌 교통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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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웰호수에 지는 석양도 환상적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남인 미국인은 굴러가는 영어로 하우스보트에 운전에 대한 설명을 했다. 네가 주장하는 

거처럼 이틀은 빌려 줄 수 없다. 최하 삼일 랜터비를 내야 한다. 그리고 엔진이 쌍기통이라 

기름 먹는 하마로 불리는 게 하우스보트이다. 

이곳에서 레인보우 브릿지까지 약 50마일 쯤 되는데 가득채운 기름이 모자랄 것이다. 그러

므로 중간 기지에서 기름 보급을 받아야 한다. 브릿지는 나바호족의 신성한 땅. 그곳은 나바

호 부족땅이니 거길 갈 때는 그들 가이드를 의무적으로 태워야 한다. 

물론 가이드 요금은 별도다. 협곡 운전에서 바위나 다른 배와 부딪치는 경우가 많냐고? 그

럼. 자주 있는 일이다. 오후~! 걱정 할 필요는 없다. 침몰 되더라도 보험에 들면 되니까. 그 

보험이 쪼매 비싸다. 그리고...

나는 그 미남의 말을 황급히 끊었다. 그리고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채 땡큐~ 인사를 했다. 미

남 설명을 다 듣기도 전에 배 운전은 이미 포기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배 멀미 속 식사를 

하는 거 보다 모닥불 피워 놓고 고기 구우며 뱃장 편하게 캠프장을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비싸더라도 리조트에서 운영하는 하우스보트 투어를 이용하면 애초 계획대로 계곡

탐사와 브리지 투어를 할 수 있다. 그 편이 애리조나 사막속에 일행을 수장시킬 수도 있는 

무모한 모험에서 해방되는 길이다.

공연히 숙달되지 못한 한강 운전과 마도로스파이프 한 번 물려는 폼보다는 전문가들이 진행

하는 브리지투어를 하는 게 백번 옳았다. 그게 일행 모두 구명조끼 신세를 지게 만들 위험부

담이 없는 거니까. 

그리고 럭셔리 하우스보트 값 물어 줄 보험회사가 바보가 아닌 담에야 비싼 보험금을 요구

할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미련이 남아 만져 본 하우스보트가 이제는 유조선만큼 커 

보였다.

다시 리조트로 돌아와 자료를 꼼꼼하게 챙겼다. 파웰호수는 물가라고는 하지만 기후가 건조

하고 습도가 없는 고도 3천7백 피트, 대략 1200m에서 1500m높이의 고도에 존재한다. 

그래서 높은 사막지역에 있는 특이한 호수로 분류되는 곳이기도 하다. 보트 투어는 4월에 

시작하여 10월 말까지 이뤄지는데,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여 6-7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2

시간 30분 동안 진행하는 앤텔로프 계곡과 나바호캐년 물길 관광이 있었다. 

그리고 글렌캐년에는 걷는자를 위한 트레일이 많이 있었다. 캠핑 장비를 챙겨 하이킹 도중 

협곡 속 마음에 드는 외딴 장소를 선택하여 캠프를 할 수도 있었다. 산악자전거와 암벽등반

도 이곳에서는 인기 있는 즐길 거리였다.

매번 느끼는 감정이지만 이곳은 절대 눈에 익은 세상풍경이 아니다. 삭막한 달나라의 표면 

같은 황량함이 있는가 하면 기암괴석은 조각작품 경연장을 방문한 것 같다. 

그러다가도 어느 이름 없는 고독한 소행성을 달리는 것처럼 아무도 없는 막막한 길도 이어

지더니 이렇게 엄청나 민물바다를 만나는 것이다. 인간이 손을 댄 자연이지만 전혀그런 상

상이 안 든다. 비교적 근래에 알려진 인위적인 이름 그랜드서클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파웰

호수.

이제 미국민도 평생에 한 번쯤은 꼭 가겠다고 버킷리스트에 담아 두는 곳 그랜드서클. 내가 

과장된, 그러나 절대 허풍이 아닌 표현으로 ‘눈뜨고 꾸는 꿈’의 여행지로 꼽을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 


그만큼 그랜드서클의 풍경은 대단한 것이다. 거기에 철학적인 사유도 따라 붙는 여행도 된

다. 광막한 서부를 달리다 보면 참 인간의 일생은 찰나처럼 짧고 하찮은 존재임을 실감한다.

지질학을 모르더라도 눈앞에 낯선 지질학 용어를 설명하듯 펼쳐지는 3D영상. 수수만년 걸

린 융기와 풍화작용이란 이런 것이라는 듯 펼쳐 보이는 풍경. 그 장대한 자연 속에서 느끼는 인간의 왜소할 수밖에 없는 일생.

인공 물길을 서울에서 부산까지 만든 사막속 민물바다가 신기루처럼 존재하는 곳. 페이지에

서 끊었던 교통 딱지는 그 경관 립서비스대로 별 게 아닌 게, 아니었다. 애리조나 페이지 법

정으로 1월 21일 오전 9시에 와라. 

와서 단속한 경관과 잘잘못을 다퉈라. 그리고 우선 얼마 안 되는 벌금 200불을 부과한다. 만

약 교통학교를 가려면 46불을 더 내면 된다. 물론 교통학교 수강료는 별도. 

그리고 방어운전을 배우고 시험에서 8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그 점수 못 채우면 다시 반

복. 돈 또 내고. 물론 교통학교를 가고 안 가고는 자유다. 다만 벌점이 누적되고 보험료가 왕

창 올라갈 것이며 또 위반시에는 입국금지도 될 수 있다. 

그리고 또 하나 별 거 아닌 기쁜 소식. 학교를 가든 안 가든 18개월 동안 교통위반 여부는 늘 

따라 다닌다. 두 번째 걸리면 교통학교도 못 가는 가중처벌, 뽕을 뺀다. 억울하면 변호사를 

사라.

예전 이경규가 진행했던 ‘양심냉장고’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미국 도로 신호등 앞에서 이

경규의 몰래 카메라는 새벽 3시에 찍기 시작했다. 주변에 차량도 없고 지금처럼 CC카메라

도 없었을 그때, 착하게도 모두 신호등을 따랐다. 그게 가능하다는 생각이 애리조나 법원에

서 온 이메일을 보며 새삼 떠올랐다.

SERIES|이 기사가 담긴 시리즈 (1)

 
신영철 편집주간
사진
 
정임수, 유승일 작가, 애리로나주 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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