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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Season Special _ 울산암 ▶ 인클주니어길

 

 

천궁을 향한 장쾌한 크랙의 유혹

 

글 · 강윤성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정말 잘 생겼죠? 꽃미남이 저리갈 정도예요. 언제 봐도 참 멋져요.”

설악산 소공원에서 계조암에 이르자 울산바위가 금방 샤워한 듯한 말쑥한 모습을 드러낸다. 울산바위는 설악산 황철봉에서 내원암골 위쪽에 뻗어 내린 능선 위에 첩을 이룬 거대한 바위군이다. 30여개의 암봉들이 2.8킬로미터에 걸쳐 병풍을 이루며 도열한 모습은 장대하고 신비롭기 그지없다. 이 울산바위 남쪽 벽면엔 1950년대 중반부터 개척된 30여개의 암벽루트가 나 있다.

“여보, 흔들바위 한 번 흔들어 볼까? 등반한다고 그렇게 지나 다녔어도 밀어보질 못했네. 기념사진도 좀 찍자고.”

울산암을 등반하기 위해 함께 오른 최석문씨가 아내인 이명희씨와 함께 집채만 한 흔들바위를 밀어보지만 꿈쩍하지 않는다. 여러 번 시도 끝에 반동을 이용하여 밀자 바위가 흔들리는 것이 느껴졌는지 수학여행 온 학생마냥 환호성을 지른다. 흔들바위 주변은 전국을 광풍처럼 휩쓴 메르스 탓인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한적하다.

 

 

톱클라이머 부부의 살가운 등반

흔들바위에서 200여 미터 올라 등산로를 벗어나 옛 울산바위 전망대길로 올라서니 마치 하늘을 떠받치듯 선 거대한 화강암 벽이 눈앞에 직립해 있다.

“저기 매끈하게 잘 빠진 크랙 보이죠. 그게 비너스예요. 그 우측 길이 인클이고, 그 다음이 인클 주니어길이에요.”

“비너스길에 먼저 오른 등반팀이 있는데 어쩌죠? 기다리다 올라갈까요? 다른 길 어때요?”

“그럼 인클주니어로 가도록 하죠.”

최석문씨 내외는 당대 내노라 하는 톱클라이머들로서 울산암 루트 정도는 어느 길을 가던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 그들은 서로 같이, 또는 따로 마음에 맞는 동료들과 세계의 이름난 거벽등반지를 찾아 눈보라치고 가파르게 치솟은 벼랑길을 유랑해왔던 클라이머들이다. 그 속에서 추위와 죽음에 대한 공포와 같은 역경을 이겨내며 등반 기술을 터득해왔다. 그렇기에 국내의 웬만한 루트 정도는 몸은 힘들지언정 여유있게 등반할 수 있는 경험과 능력이 충분하다.

인클주니어길은 총 등반거리 80미터로, 1피치 20m(5.10a), 2피치 30m(5.11b), 3피치 30m(5.11b)로 이뤄져 있다. 3피치가 끝나면 인클길 4피치를 만나 정상으로 이어진다.

“1, 2피치 한 번에 갈게.”

“오케이.”

등반장비를 챙긴 최석문씨가 1피치 초반의 좌향 크랙을 순식간에 올라선 다음, 바로 위쪽의 잡기 좋은 우향 크랙을 붙들고 밸런스를 유지한 후 상단 언더크랙을 잡고 일어선다. 이후 언더크랙을 넘어서니 이내 1피치 종료지점이다. 최석문씨가 곧장 2피치 등반을 이어간다. 홀드가 양호한 크랙을 지나니 상단에 2미터 상당의 오버행이 돌출해 있다. 머리 위로 입을 벌린 커다란 크랙을 빠져나가야 한다.

최석문씨의 오름짓이 멈추자, 바위 주위에 정적이 흐른다. 바람만 불뿐이다. 비너스길 저편에서 등반자들의 두런두런하는 소리가 바람을 타고 들려온다. 그리고 까마귀가 적막을 깨고 날자, 암벽화가 바위를 긁는 소리와 벨트에 찬 장비가 벽에 마구 부딪치는 쇠 소리가 벽을 타고 내려온다. 청진기를 통해 듣는 소리마냥 최석문씨가 헉헉 몰아쉬는 호흡 소리도 사방으로 퍼진다. 등반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대번 알 수 있을 정도다.

“헬멧이 크랙에 걸려…. 두 달 동안 놀았더니 힘드네. 여기 인공등반 아니야?”

오버행 크랙과의 사투다. 반침니나 다름없을 정도로 커다란 크랙이다. 한눈에 봐도 상당한 완력이 필요한 구간이다. 최석문씨가 크랙을 빠져나가려 몸부림치다 연속해서 추락한다. 오버행 상단의 볼트에 확보된 상태라 추락해도 큰 위험은 없다. 세 번째 시도에서야 천장 크랙을 넘어 탈출한다.

 

 

인클주니어길 난코스 오버행 크랙을 넘어서다

크럭스를 돌파한 최석문씨는 이후 커다란 언더크랙을 넘어, 길게 뻗은 우향 크랙을 따라 수월하게 등반을 이어간다. 멀리 하늘을 향해 뻗은 선을 외줄 타듯 가는 그의 오름짓만 보일 뿐이다.

 “출발할게요.”

이명희씨가 확보를 받으며 등반에 나선다. 발 하나하나 내딛는 폼이 못내 신중하다. “오호, 레이백 좋아” 혼잣말을 해대는 그녀의 오름짓이 가벼워보인다. 하지만 최석문씨가 잠시 고립무원 상태가 되었던 오버행 크랙인 크럭스에 다다르자 그녀의 배낭이 크랙에 걸리면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이른다.

“꼼짝마란데…, 발도 없고 몸도 안 돌아가고….”

뒷걸음치듯 내려선 그녀는 오버행 크랙을 간신히 빠져나가자마자 크랙 바깥의 외벽에 우측 다리를 올려 일어서며 레이백으로 바위를 뜯고 올라선다. 그리고 길쭉한 우향 크랙 앞에 다다르자 고개를 치켜들며 최석문씨에게 말을 건넨다.

“여기 레이백으로 갔어?”

“재밍해서 오다가 레이백으로 왔어.”

울산암을 오르는 최석문씨 내외의 대화를 주고받는 오붓한 모습은 비록 거친 암벽 위지만 호반을 걷는 연인들의 속삭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암벽등반이라는 극한의 취미를 함께하는 부부로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배려는 자일파트너 그 이상일 것이다. 등반을 마친 이명희씨가 루트에 대한 소감을 밝힌다.

“이런 벽에서는 자신의 등반 그레이드라는 게 큰 의미가 없어요. 바위가 다양한 만큼 그 길을 오를 수 있는 오름짓이 천차만별이거든요. 실내외 암장이나 짧은 하드프리 벽과는 암벽 조건이나 정신적인 면에서 차원이 다르고요. 페이스나 크랙, 침니 등 등반가에 따라 선호하는 루트도 다양하거든요. 같은 5.11b급이어도 저 크랙처럼 오르기 힘든 루트도 많아요.”

최석문씨가 크랙을 레이백으로 붙들고 날 듯이 빠른 속도로 다음 피치를 올라선다. 인클주니어 마지막 3피치는 등반거리 30미터에 난이도는 5.11b로 2피치와 같다. 길게 뻗은 우향 크랙이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치고 있다. 밸런스와 완력을 요하는 전형적인 레이백 크랙이다. 최석문씨가 등반을 완료하자 이명희씨가 위를 향해 외친다.

“자기야 로프에 배낭 달아줘….”

“잠깐 신발 좀 벗고, 오케이”

 

 

천궁 울산바위 정상을 향한 힘찬 오름짓

이명희씨 또한 힘차게 오름짓을 시도한다. 상단의 고도가 만만치 않아 보이지만 같은 난이도임에도 2피치 오버행 크럭스에 비해선 전반적으로 쉽게 느껴지는 아름다운 등반선이다. 배낭을 벗은 이명희씨가 몸이 가벼워졌는지 수월하게 등반을 마친다.

인클주니어길은 3피치를 끝으로 인클길과 합류한다. 정상까지 등반을 잇기 위해 인클길로 올라선다. 인클길 4피치는 30미터, 난이도는 5.11b급이다. 또 한 번 침니형 와이드 크랙을 올라서야 한다. 최석문씨가 재밍과 스테밍, 레이백 자세를 차례로 취하며 온몸을 이용해서 힘겹게 침니를 올라선다. 최석문씨의 호흡이 거칠어지자 이명희씨가 하늘을 향해 외친다.

“어려워?”

“어려운 게 아니라 힘들어.”

이어 4피치를 끝내자마자 연속해서 5피치에 들어선다. 5피치는 5.10c급으로 등급은 낮지만 4피치와 같은 자세를 취해야 올라설 수 있는 크랙과 침니구간이다. 이미 전 피치에서 몸이 숙달된 듯 최석문씨가 빠른 오름짓으로 바위를 벗어나 눈부신 맑은 하늘을 향해 사라진다. 한참 후에 허공에서 최석문씨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명희야 고정.”

이명희씨가 배낭을 메고 등반에 나선다. 그들은 등반에서 서로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출발이나 확보 시 신호를 위한 그들만의 전달수단에 익숙해져 있다. 이명희씨가 온몸을 이용하여 일명 노가다나 다름없는 오름짓을 연속해서 이어간다. 아름다운 오름짓을 만들어내는 바위가 아니다. 그녀가 가쁘게 호흡을 몰아쉬며 정상에 올라서자 최석문씨가 위로의 말을 건넨다.

“몸이 내맘 같지가 않더라. 난 온몸으로 올랐어.”

“힘들었지만 인클과 인클주니어 등반라인이 너무 자연스러워. 바위 흐름을 그대로 타고 가는 게 좋은 것 같아.”

울산바위 정상의 풍광은 천궁이나 다름없다. 사방팔방 조망이 펼쳐진다. 북쪽으로 미시령과 동해가 손 잡힐 듯 보이고, 남쪽으로 설악이 위용을 자랑한다. 더군다나 매끈하게 속살을 드러낸 울산바위 암릉이 끝간 데 없이 솟아있다. 하강을 위해 옛 전망대를 향한다. 천생 선남선녀(仙男仙女)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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