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 세계의산 전문등반 등산정보 MM산장 쇼핑몰 사람과산
spaceid spacepw space

title

리지등반
암벽등반
해벽등반
스포츠클라이밍
 

 

살레와와 함께하는 The Wall

양평 소리산 삼형제바위

 

벽을 두르고 물을 품은 그곳!

1999년 너트산악회가 개척, 휴가 등반지로 제격

글 · 임성묵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살레와

 

 

푸르고 넉넉한 산을 병풍으로 두르고 마르지 않는 강줄기를 품은 아늑한 땅. 금강산에서 흘러내려온 북한강과 강원도 금대봉 검룡소에서 시작된 남한강이 비로소 하나가 되는 만남의 고장. 숲의 천국이자 물의 낙원, 양평(楊平)이다. 북동쪽으로 홍천, 동쪽으로 횡성, 남쪽으로 여주, 서쪽으로는 남양주와 경계를 면한 이곳은 예부터 객들을 끌어모으던 땅이다. 그 이유로 꼽는 것이 양평의 청정한 자연과 지리적 특색이다. 중북부에 자리한 산지에는 크고 작은 산봉들이 불쑥불쑥 솟아 있고, 그들 산자락에서 흘러내린 물줄기는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몸을 섞는다. 한강의 본류를 이루는 이 절경 또한 이 고장의 자랑이다.

두물머리를 지나 345번 지방도를 타고 단월고개를 넘어서니 석산계곡이다. 소리산(479m) 소금강을 끼고 강원도 홍천 비발디파크로 이어진 삼거리(다리)에 다다르자 길은 오른쪽으로 흐른다. 홍천강의 지류인 중방대천이다. 그 상부에 자리한 명성천을 거슬러 오른다. 물줄기가 급격히 꺾인 곳에 당도하니 직립한 암봉군이 고개를 내민다. 석산리 주민들은 이 바위들을 ‘삼형제바위’라고 부른다. 원주 간현암을 옮겨놓았다고 해도 될 만큼 유사하다. 간현보다 규모는 작으나 암장 앞으로 실개천이 흐르고 있어 가족과 함께 휴가 등반을 즐기기에 맞춤한 곳이다.

이 바위에 길이 난 건 1996년 여름으로 자유등반 열기가 확산일로를 걷던 시기였다. 서울 너트클럽은 경기권에 새로운 등반지를 개척하고자 양평 일대를 샅샅이 뒤져 이 바위군을 발견했다. 그때부터 울려퍼진 개척의 망치 소리는 1999년에서야 잦아들었다. 제1암장으로 불리는 할매바위와 제2암장격인 아들바위가 세상에 선을 보였다.

 

 

클라이머의 여름 나기

명성천 앞에 선 취재팀은 어둠 속에서 길 잃은 손이 헤드램프를 움켜잡은 마냥 기뻤다. 여름이 오고 낮이 길어진 이즈음은 사실 취재등반이 좀 힘들어지는 시기이다. 녹음은 무성하되 한여름 울울창창한 볕은 땀을 쏟게 만들어 더위를 피하려는 본능을 작동시킨다. 이럴 때는 강가의 암벽이나 해벽등반이 제격이다. 여럿이서 등반을 마친 후 더위를 피해 냇가에 발 담그고 땀을 식히며 담소하는 건, 애호박·청양고추 송송 썰어 넣은 소박한 된장찌개를 앞에 두고 밥을 나누는 일과 같다. 그래서 물가 등반은 클라이머들이 지치기 쉬운 계절을 이기는 자연스러운 방편이 되고는 한다.

이걸 아는 이진아(39세, 경원전문대OB)씨와 이번 취재부터 새롭게 참여한 조경아(45세, 쿠드클라이밍센터 대표)씨, 그리고 기자는 둔탁한 등산화 대신 샌들을 준비했다. 방수 등산화를 신은 주민욱 기자만 개울 앞에서 신발을 벗어야 했다. 물 건너 있는 암장은 마치 섬을 떠올리게 한다. 절벽은 개울 뒤로 안정감 있게 물러나 앉았지만 고립되어 보이는 이유는 물이 암장을 휘감고 나가는 이곳의 지세 때문이리라. 텅 빈 암장 앞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고요를 부추긴다. 예년보다 물이 줄어서 도하를 결정한다. 어렵지 않게 냇가를 건너 암장에 상륙해보니 습기는 가득했지만 벽은 다행히 말라있다. 비를 예보한 날씨라 걱정했었는데….

암장 주위는 수목의 그림자가 넉넉해 초록으로 빛난다. 냇가 건너 펜션 평상엔 서너 사람, 말소리가 조근조근하다. 마당의 잔디를 다듬는 아저씨의 손놀림 또한 한가롭다. 우리가 조금 전까지 서 있던 강변은 청신한 바람으로 숨을 쉬고, 물길과 나란한 수변의 자갈 위로는 새들만 달린다. 바위벽과 물과 수목으로 둘러싸인 이 암장에서는 고요가 일상이다.

제1암장으로 불리는 할매바위는 삼면에 걸쳐 21개의 루트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우벽과 중앙벽 그리고 좌벽으로 구분되며, 우벽을 제외하곤 마음 풀고 등반할 곳을 정하기 쉽지 않다. 전체적으로 페이스와 오버행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확인하니 매겨진 난도보다 등반이 어렵다는 세간의 평을 실감한다. 이곳의 바위는 돌기가 없는 화성암이다. 화강암에 단련된 서울내기들이라면 미끄러운 바위에 적지 않게 당황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홀드는 각이 져 있고 크랙과 디에드르(diedre·책을 펴서 세워 놓은 듯한 모양의 암벽), 칸테 등으로 등반선이 다종다양해 등반하는 맛이 나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래서 이곳에선 페이스+크랙, 디에드르+칸테라는 조합이 가능하다. 다만 이끼를 밟아 낙상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진아는 콧등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팔뚝은 달달 떨리면서도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척 오르는 중이다. 몸풀이로 붙은 ‘산모퉁이에 걸린 달(5.10c)’은 그리 높지 않은 난도의 루트였지만 드문 디에드르 형태의 바위여서 애를 먹는다. 손과 발을 과감하게 벌려 올라야 하나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중요한 대목에 이르러서야 독기를 발산한다. 골을 먹어야 투지를 발휘하는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과 똑 닮았다고나 할까. 30분의 분투 끝에 지지 않고 올랐으니 더 낫다고 해야 하나.

강호의 고수인 조경아씨가 나선다. 그의 등반은 추락에 대한 공포 따위로 위축되지 않는다. 진아보다 30cm는 더 길어 보이는 리치 덕분인지 큰 힘 들이지 않고 디에드르에서 상단벽으로 이어진 턱을 넘어선다. 이렇게 마음을 풀고 등반을 지켜보아도 되나 싶다. 그러고 보니 조경아씨는 짜증을 낼 타이밍에도 늘 미소를 선보였다. 이곳에선 등반도 사람을 닮아간다.

 

 

마의 사이드홀드

삼형제바위에는 정오가 지나야 햇빛이 든다. 볕이 들면 암장의 모든 것은 반짝이기 시작한다. 물가에는 윤슬이 돋고, 수목의 푸른 이파리들은 생기를 찾는다. 산의 변모를 만끽할 때쯤 다시 선수 입장이다.

진아가 선택한 코스는 높이 6m의 5.11급 ‘부부’다. 5.13급 클라이머라도 방심하고 나섰다간 낭패 보기 십상인 악명 높은 제1암장의 대표 루트다. 오버행에서 출발하여 칸테에서 마무리지어야 하는 등반의 관건은 세 번째 볼트에서 보이지 않는 사이드홀드를 손을 날려 잡는 구간이다. 여길 등반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게 무슨 5.11급이야!”를 외치며 겸연쩍어한다. 연방 줄에 매달린 진아는 “5.12급도 넘어 보여요”라고 한 술 더 뜬다. 장장 5회의 추락을 맛본 후에야 간신히 동작을 풀어낸다. 얼굴은 붉게 상기됐고 티셔츠의 색을 진하게 할 만큼 땀을 흘렸다.

“내가 한 번 해볼까!”라며 흥미진진한 얼굴로 조경아씨가 나선다. 과연 그는 크럭스를 단번에 돌파할 수 있을까? 숨죽여 바라본다.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볼트에 로프를 통과한 후 발을 정리하는 대목에서 무릎을 탁 쳤다. 아뿔싸! 그의 등반은 다분히 비정형이다. 고정관념에 묶이지 않았기에 열에 아홉은 거쳐가는 스탠스를 포기하고 작은 돌기를 밟고 선다. 안락한 홀드를 포기한 대가로 오른손의 자유를 얻은 그가 손을 던지자 흐르는 홀드는 당연하게도 그의 손에서 놀아난다. 이때 조경아씨를 바라보는 진아의 얼굴에는 존중감이 높이를 더한다.

“발 좀 담그고 하지요.” 제법 땀을 흘린 일행들은 너도나도 없이 냇가로 향했다. 물소리와 어우러지는 새소리가 부산을 떨지만 그지없이 평온한 풍경이다. 수박을 한 덩이 사오지 못한 것이 다만 후회될 뿐.

서산에 끼어든 해가 빡빡하다. 오늘 등반의 대미 역시 진아가 맡는다. 마주한 루트는 5.12급의 ‘두문동’이다. 벽에 물이 조금 흐르고 있어 추락의 위험이 상존하지만 난도로 위계화된 이 벽의 큰 형님뻘이니 등반 욕구 역시 만만치 않게 샘솟는다.

“아이고~!” 몇 번의 돌출된 위기를 맞고 그로 인해 몇 번 줄에 매달리고 또 몇 번의 추락하며 표류하던 진아의 등반이 마침내 단단한 결말을 예비한다. 마지막 오버행에서다. 떨어지면 턱에 부딪칠 수 있어 부담은 배가 된다. 순간 힐훅을 넣은 다리가 떨린다. 후퇴도 어렵다. 긴박한 순간을 돌파하기 위해 순식간에 상체를 턱 너머로 우겨넣으니 발은 허공이었으나 추락은 면한다. 천신만고 끝에 울창하고 단정한 풍광을 내려다보이는 테라스에 도착한 진아는 결코 높지 않은 소리로 외친다. “완료!” 루트명 ‘두문동’처럼 지조를 지키겠다고 생각했다면, 그녀의 등반은 성공한 것이리라.

여기까지가 양평의 끝자락에서 즐긴 어느 여름날의 등반이다. 이제 어디로 향할까. 강변길 따라 중방대천으로 향해도 좋고, 아름다운 6번 국도를 따라 두물머리로 달려가도 좋겠다. 거기서 자박자박 동네 한 바퀴 걷고, 단출한 나물에 된장찌개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 금상첨화겠지. 올여름 휴가 등반을 꿈꾸는 클라이머라면….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일출명산 가이드/선자령...
낮은산 좋은산 / 팔봉산...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납량계곡/응봉산 용소골...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눈꽃 명산 가이드/계방...
늦가을 억새산/ 오서산...

HOME 게시판 산행기 정기구독신청 회원가입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 right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00-1호에 따른 사업자등록번호 106-05-87315
회사명: 도서출판 사람과산/ 등록번호: 서울, 아04289 /
등록일자: 2016년 12월 20일 / 제호: 사람과산 /
발행인: 조만녀 /편집인: 강윤성 /청소년보호책임자: 노주란/
발행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12, 309호(가산동, 코오롱디지털타워애스턴) /
발행일자: 2003년 4월 21일 /TEL (대)02-2082-8833 FAX 02-2082-8822
copyright © 1989 - 2007, 사람과 山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은 마운틴코리아에 귀속하며 무단 복제나 배포 등 기타 저작권 침해행위를 일체 금합니다.
contact
webmaster@mountainkorea.com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