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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용의 춤추는 알프스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비아 페랏따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 알프스 등산학교

 

“스테파노, 지구상에서 가장 어려운 비아 페랏따 루트가 개척되었는데 같이 가자. 한번 가 보았는데 마지막 오버행 등반이 너무 어려워서 나는 포기했었는데 다시 가보고 싶어….”

“어, 그래? 그럼 선수가 당연히 죤코 할베님 모시고 가야지. 빨리 날 잡죠.”

산악 스키 장인 프랑코 죠코(Franco Gionco) 할베가 산에 같이 가자고 어린이처럼 조르는데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티롤 왕국의 발 파시리아 스툴러 폭포에서 등반 시작

발 파 시리아(Val Passiria)는 필자가 사는 볼자노에서 20분 거리에 있는 티롤 왕국이 시작된 메라노(Merano)에서 다시 산골로 약 20분을 올라가야 한다. 인스부르크를 중심으로 막강한 세력을 확보했던 티롤 왕국은 메라노에서 10분 거리의 티롤(Tirol)이란 아주 작은 산골 마을에서 시작되었고, 왕국이 확장되면서 인스부르크로 왕국의 수도를 옮겨서 더욱 세력을 키웠다.

우리에게 알려진 티롤은 천재 음악가 아마데우스 모차르트가 태어난 잘츠부르크가 북 티롤, 중앙 티롤은 인스부르크, 남 티롤은 이태리의 볼자노와 메라노 주변을 말한다. 인스부르크 근교에도 티롤이란 마을이 생긴 것은 전성기 때 수도로 이전한 곳이다. 많은 지역이 돌로미테 산군에 속하지만 티롤 왕국의 찬란했던 문화는 지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세계대전 이후 무솔린 전범 국가에서 전승국으로 연합군에 협조하면서 차지한 막대한 티롤 왕국은 지금도 이태리의 장점과 티롤 왕국의 장점을 유지하고 있다.

이태리 내에서 유일하게 로마 주 정부의 간섭을 가장 작게 받으며 게르만 민족의 부지런하고 철두철미한 생활로 이태리에서 가장 부유한 주(알토 아디제 주)가 되었고, 이태리 국경일과 티롤 왕국의 국경일을 동시에 휴일로 정하는 곳으로 유럽은 물론 전 세계 관광객의 발길이 연중 연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이태리어가 약 30%, 독일어(티롤 오스트리아)가 약 70%를 차지하며, 아직도 산골 마을은 전통 언어인 라딘어를 사용하고 있어, 매일 주요 텔레비전 뉴스를 3개 언어로 방송하고 있다.

스툴러 폭포(Stuller waterfall)는 메라노를 경유 원조 티롤 왕국의 전 수도를 지나 발 파실리아 계곡의 중간에 있다. 이 계곡이 끝나는 부분의 산 정상의 한쪽은 이태리이며, 다른 반대는 오스트리아다. 국경 산 아래 아주 작은 마을인 라벤스테인에서는 그동안 동계 빙벽 월드컵대회가 열려 한국의 박희용, 신운선, 송한나래 선수들이 수차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342m의 폭포 밑을 지나는 시원한 등반선

이 라벤스테인 마을 바로 전 무스(Moos)라는 아주 작은 마을에서 등반을 시작한다. 무스 시청 앞 바 앞에 주차를 하고 강물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등반 표시판을 만난다. 강물을 따라 내려가는 하이킹 코스는 가족들에게 인기가 높다. 크고 작은 방앗간과 물레방앗간, 맛깔스러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작은 식당들이 약 2시간 간격으로 강가를 끼고 있다.

등반 표지판에는 항상 장비 착용에 대한 설명과 안전 수칙이 잘 표시되어 있고, 표지판 바로 위로 아주 좁은 침니 사이로 등반을 시작한다. 등반이 매우 까다로운 비아 페랏따(via ferrata)이지만 멀리 고산의 만년설을 배경으로 펼쳐진 주변 경관과 여러 개의 폭포가 멋진 전망을 자랑한다.

비아 페랏따 루트의 가장 까다로운 부분은 중앙 폭포이다. 포효하며 갈라져 떨어지는 폭음은 천둥을 치는 듯하며 그 물줄기는 용이 몸부림치며 솟아오르는 듯 힘차게 물 자루를 퍼붓는다. 342m의 긴 폭포 밑을 지나는 등반은 한 여름에도 가슴까지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크고 작은 몇 개의 오버행을 오르며 팔 마사지를 충분히 했다고 할 때 즈음 멀리 설산이 보인다. 마지막 정상의 천정 같은 오버행 아래 쪼그려 앉아서 루트를 살피던 프랑코 죤코가 흥분하며 말한다.

“바로 여기서 등반 루트가 두 개로 나눠지는데, 나는 지난번 오버행을 시작하려다가 너무 힘들고 무서워서 저기 보이는 왼편 일반 루트로 돌았어.”

45년간 클라이밍을 한 필자가 보기에도 쉬워 보이지는 않는다. 경사도는 약 130도에서 150도로 정상 아래는 거의 170도 수준이다. 정상 오버행 턱을 넘어가는 게 최대 난관이라고 직감하고 등반을 시작하려고 하니 죤코가 나에게 긴 슬링 2개를 주며, 오버행에 래더(줄사다리)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슬링 래더는 흔들릴 뿐만 아니라 와이어로프를 따라 흘러내려 죤코가 래더를 이용해서 등반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죤코는 최신 비아 페랏따 장비인 주마 형태의 신형 장비를 나에게 보여주었다. 와이어로프에 걸면 올라가는 방향으로만 이동하고 내려가는 방향으로는 고정이 되는 자동 추락 방지 장비였다. 필자도 처음 보는 장비라 신기했지만 만약 죤코가 천정 중간에서 올라가지도 못하고 내려가지도 못한다면 나 역시 곤란해질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등반 시작 전 배낭에서 30m 등반 로프를 꺼내주니 죤코 할베가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어린이처럼 정말 환하게 웃는다. 필자 역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니 신이 나서 박장대소를 한다.

 “와우, 역시 너는 선수야, 스테파노.”

“그럼 우리 젊으신 코치님을 잘 모시려면 사전에 준비를 잘해야지요.”

 

젖 먹던 힘까지 내서 오른 오버행 천정

출발과 동시에 발이 허공에 뜬다. 이건 비아 페랏따 등반이 아니라 하드 프리 등반 수준이다. 하드 프리 5.10 이상의 팔 힘이 소요되었고 발을 정말 잘 디뎌야만 등반이 가능했다. 문제는 30m 로프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천정 오버행 턱을 넘어서려니 로프가 모자랐다.

죤코에게 출발하라고 소리를 질렀지만 천정 아래로 부는 바람 소리에 잘 듣지 못하는 것 같아 필자는 계속 턱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로프가 몇 번 당겨지자 죤코가 출발을 했지만 겁을 잔뜩 먹은 그는 허공에 매달려 허우적거리는 수준이었다. 지난번 후퇴를 한 이후 더욱 어렵게 생각한 것 같았다.

천정 턱은 칼날처럼 매우 날카로워 손등이 다칠 것만 같았다. 온 몸으로 힘을 주어 조금씩 그를 잡아당기며 겨우 턱을 넘어 확보를 했으나 문제는 그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확보기 설치도 못해서 그저 몸의 힘으로만 잡아 당겨야 했다.

온몸에 땀이 날 때 그의 헬멧이 천정 아래 보였고, 하얗게 질린 죤코 할베가 몇 살은 더 먹은 것 같이 보였다. 그의 신형 주마 장비는 다시 턱을 넘는 순간 걸려서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할 정도로 고정되자 불평을 내뱉었다. 하지만 그는 확보 지점에 무사히 도착하자 다시 아주 천진난만한 어린이가 되어 손을 내밀었다.

“다음부터 이 장비는 오버행에서는 절대 사용 안할 거야. 시제품인데 장비 회사에게 건의를 해야겠어. 고마워, 영원한 나의 코치 선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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