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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산행 _ 미국 워싱턴 주 마운틴 베이커

 

눈의 왕국

마운틴 베이커

재미 대한산악연맹 제10회 명산순례

 

2009년 그랜드 티톤(Grand Teton)으로 시작한 재미 대한산악연맹 주관 명산순례가 올해로 10회째를 맞았다. 올해의 산행 대상지로 선정된 마운틴 베이커(Mt. Baker·3,286m)는 캐다나 국경에서 남쪽으로 24km 떨어져 있고 미국 북부 캐스케이드 산맥에 위치한 산으로 워싱턴 주에(Washington state) 위치해 있다. 마운틴 베이커는 태평양에 근접해 있는 지리적 특징 때문에 미국에서 매년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하는 산으로 유명하다. 특히 1998~1999년에 내린 29m의 눈은 현재까지도 미국 내에서 연 최고 적설량으로 기록돼 있다.

글 · 서흥주(조지아 산악회)  사진 · 재미 대한산악연맹

 

 

 

DAY1

이번 명산순례에 참가하기 위해 미주 전역에서 산꾼들이 시애틀 공항으로 하나 둘씩 모였다. 대부분 명산순례에 참석했던 사람들이라서 지난 명산순례의 추억과 그간의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조우했다. 말로 설명하긴 힘들지만, 대부분 기껏해야 명산순례로 일 년에 한 번 보는 인연이지만, 그래도 그 이상으로 반갑게 느껴지는 건 나 뿐만은 아닐 것이다. 일행은 렌터카를 나누어 탔고 각 팀별로 점심 식사 후에 이날의 캠프지인 KOA 캠프그라운드(campground)로 이동했다.

캠프지에는 오레곤 산악회 사람들이 미리 도착해 있었다. 그들은 우리 대원들의 저녁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했다. 푸짐하게 차려진 저녁 식사 후 등반대장은 앞으로의 산행 계획과 주의사항을 전달했고, 개인별과 팀별 식량을 배분했다. 오랜만에 만났으니 선후배들은 밤이 짧기만 했다. 선후배간의 회포 풀기는 밤늦게까지 계속됐고 내일 산행을 걱정하는 선배의 말이 있고 나서야 마무리됐다.

 

DAY2

새벽 5시에 예보되었던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성공적인 등정을 이루기 위한 조건들이 여럿 있겠지만, 좋은 날씨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산꾼은 아마 없을 것이다. 산행에 앞서 날씨를 살피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산의 날씨가 예측하기 어려운 만큼 그에 대비를 하는 것도 또한 산꾼들이 가져야 할 기본자세다. 이번 산행에 앞서 많은 비와 눈이 예보되었다. 다행이 오늘은 가는 비로 시작했지만 내일 정상 쪽에는 시속 50km 이상의 바람이 분다고 예보되어 조금은 걱정이다.

7시에 전날 전달받은 식량과 함께 마지막으로 팀별 장비점검을 마치고, 헬리오트로프 리지 트레일헤드(Heliotrope Ridge Trailhead)로 이동했다.

며칠 전부터 쌓인 눈으로 트레일 입구까지 진입이 어려워 0.6마일 전에 차를 세워놓고 산행이 시작됐다. 예상대로 비가 내린다. 모든 대원들은 마지막 채비로 분주하다. 헬리오트로프 리지 트레일헤드에 도착해 기념사진을 찍고, 산행이 시작되었다. 해발 1,350m쯤 오르니 비가 눈발로 바뀌었다. 멋진 폭포를 지나 계곡의 크레바스를 우회했다.

예정되었던 캠프지는 호그스백(Hogsback) 캠프그라운드였지만, 그곳은 바람이 강할 것으로 예상되어 해발고도가 약 60m 더 낮은 지점에 전진캠프를 설치했다. 가지고 온 눈삽을 이용해 텐트 칠 자리를 준비했다. 작년 휘트니에서 이때 고소가 와서 어질어질했는데, 다행히 이곳에서 그런 일은 없었다.

 

DAY3

3시 기상, 간단히 누룽지로 식사를 마치고, 산행 채비를 한다. 철저한 준비는 안전한 산행의 기본이기에 장비 하나라도 혹시 빠지지 않았는지 점검, 또 점검한다. 헬멧, 헤드램프, 스패츠, 크램폰, 아이스 피켈, 하네스, 선글라스, 물, 행동식 등등.

4시에 산행이 시작되었다. 어제 내린 신설과 예상보다 춥지 않은 기온으로 인해 눈이 크러스트(crust)되지 않아 이곳저곳 발이 푹푹 빠지는 곳이 있어 걷기 수월하지 않았다. 특히 선두에서는 러셀을 하며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체력 소모도 많고 오르는 속도도 지체됐다. 아래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오를수록 점점 심해졌다. 예보가 틀리지 않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앞사람과의 간격이 불과 3~4m 밖에 되지 않지만 앞사람의 발자국이 거센 바람으로 인해 금방 덮여버렸다. 여명이 시작된다. 멀리 펼쳐진 눈벌판에서 일어나는 눈보라가 바람소리와 함께 장관을 이룬다. 가파른 등반 뒤 잠시 휴식하며 잠깐의 여유를 가졌다. 뒤를 돌아보니 넓게 펼쳐진 캐스케이드 산맥의 파노라마가 운해와 함께 경이로운 장관을 이룬다. 그야말로 디스커버리 채널(Discovery Channel) 같은 곳에서나 가끔 보던 장면이다.

해발 2,743m 안부에 오르기까지 다양한 설질과 기후의 변화를 실감했다. 그런데 안부에 오르니 더욱더 바람이 거세졌다. 순간순간 몸을 가눌 수조차 없을 만큼 센 바람이 불었다. 이 때문에 그냥 서 있어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등반대장은 이곳 안부에서부터 정상으로 가는 가파르고 얼어붙은 등로는 많은 인원과 함께 도전하기엔 위험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 등반대장으로부터 하산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하산길도 만만치 않다. 다소 올라간 기온 때문에 발이 눈에 계속 푹푹 빠지는 바람에 체력소모가 많았다. 처음에는 바지가 찢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 때문에 주저하던 글리세이딩(glissading·설사면을 미끄러져 내려가는 기술)도 몸이 지치니 과감하게 시도를 하게 됐다. 오히려 경사가 완만해지면 아쉬웠다.  

11시 30분에 모두들 무사히 캠프지에 도착했다. 우리가 내려온 길을 돌아보니, 비닐백을 가지고 올라가 다시 한 번 글리세이딩을 해보고도 싶었다. 하지만 지친 몸 때문에 마음뿐이다. 우리 캠프지에도 바람이 꽤 불어서 텐트 하나가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아래로 내려가 날아간 텐트를 들고 와야 했다는 동료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행히도 우리가 하산했을 때는 바람이 그리 심하진 않았다.

좀 쉬고 나서 점심을 먹었는데도 해가 중천이다. 팀별로 사진 찍는 모습이 보이고 텐트마다 이야기가 들려온다. 추억 만들기, 정 쌓기, 인연 만들기 시간을 보냈다. 다행히 날씨가 좋았다. 해가 질 즈음 펼쳐진 태평양의 석양은 그야말로 오늘 하루를 멋지게 마무리하는데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DAY4

텐트를 흔들어대는 바람이 밤부터 아침까지 지속됐다. 강한 바람 속에 간단히 누룽지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6시 30분 하산을 시작했다. 트레일헤드 도착. 한식집으로 이동해 점심 식사 후 해단식을 마치고 시애틀 근처의 숙소로 이동했다.

 

또 한 번의 명산순례 이후의 일상

재미 대한산악연맹에서 주관하는 명산순례는 미국 내 산쟁이들에게 고산 경험과 각 지역 산악회 선후배간 유대를 강화시켜주는 연결고리가 되어 왔다. 열 번째 명산순례는 끝났고 이제 일상의 제자리로 돌아왔다. 바로 지난주의 일이지만 사진을 보며 그날의 일들을 돌아본다. 뺨을 세차게 때리며 심지어 다리를 휘청거리게까지 만들었던 눈바람이 지금도 생생하고 아름답게 눈앞에 보인다. 좁은 텐트 안에 쪼그리고 앉아 마른 누룽지를 씹으며 나누던 선배들과의 얘기가 그립다. 돌아보면 소중하고 그리운 것들, 지금 내가 이 순간 놓치고 사는 것은 무엇일까 한번 생각해 본다.

끝으로 이번 명산순례를 준비하고 마무리하는 데 애써주신 재미산악연맹 김기태 회장, 유동혁 등반대장 및 임원, 그리고 미국 각주에 있는 악우들, 명산순례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 해주신 한상기 대장님에게 이번 산행기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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