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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등반 _ 몽블랑산군 에귈레스 로제스(Aiguilles Rouges)

우리는 알프스 링덱스의 바람이로소이다 

글 사진 · 임덕용(꿈속의알프스등산학교)

 

“떠나라. 당신은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기 이전에 권태와 우울함에 저항할 수 있는 ‘여행자’다. 뼈저리게 낯선 것들을 충격적으로 만날 수 없다면 그것은 여행이 아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내가 갈 곳을 책과 인터넷을 통해 꼼꼼하게 준비한다면 그것은 여행을 죽이는 것이다. 왜냐하면 낯선 곳이 낯섦으로 다가오기보다는 친숙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나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나 역시도 한동안 공감했던 말이다. 하지만 나는 여행이 거듭될수록 그 말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여행은 지식을 쌓기 위한 철학적 모험이 결코 아니다. 고흐의 그림이나 고대 건축양식을 만나기 위해 떠나는 것도 아니다. 일상과 다른 것, 그것이 무엇이든 낯섦만 가지고 있다면 그것과의 짜릿한 만남을 즐기고 헤어짐의 아쉬움을 만들어가는 것이 여행이다.”

 

-최인호, <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소설가 최인호가 아닌 동명인이 출간한 에세이집

 

저자 최인호는 여행이란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감기,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라고 표현한다. 그러나 우리 산악인들은 아마 매 주말마다, 아니 거의 매일이라도 산에 갈 수만 있다면 이 산 저 산으로 튈 수 있는 돌연변이 야생동물들이다.

샤모니에 길게 펼쳐진 아름다운 계곡 중 에귈레스 로제스(Aiguilles Rouges) 링덱스(LIndex) 남동벽에 있는 암벽등반 루트는 접근도 용이하고 너무나 아름다워 초중급자들은 물론 최고 전문가들도 즐기는 등반지다.

프레제레(Flegere) 케이블카를 타고 몽블랑 최고의 트레킹으로 알려진 락블랑으로 가는 길과 헤어지는 지점에서 다시 스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 왼쪽 커다란 삼각형의 검회색 암봉으로 약 15분 올라가면 시작할 수 있다. 주차장에서 스키 리프트 정상까지는 약 30분이 걸린다.

알파인 그레이드(French 5a)로 쉽다고 할 수 있지만 앞서가는 선등자들이 안 보인다면 한두 군데에서는 루트 찾기가 조금은 애매해지기도 한다. 정상에 많은 사람이 설 수 없을 정도로 좁다. 날카롭지만 북벽으로 60m 두 줄로 하강한다. 하단부는 오버행이라 하강 포인트를 잘 찾아야 한다. 확보용 볼트들이 있지만 불량해서 후렌드나 기다란 슬링으로 확보 지점을 꼭 보강해야 한다.

악우회 알프스 돌로미테 원정대는 15일간의 등반을 위해 밀라노 말펜사공항에 자정이 돼서야 도착했고 심야에 고속도로를 3시간 달려 새벽 3시경 숙소인 체르비니아에 도착했다. 3시간 취침을 하고 4,000m급에 고소적응 훈련을 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꾸르마에르의 엘브르너 정상에 있는 마르브레에서 믹스등반을 했다.

 

5일간의 등반

이틀간의 비행과 이틀간의 시차에 적응할 여유도 없이 몰아붙인 등반 덕에 몸은 더 빨라진 것 같았다. 12명의 대식구는 샤모니의 보송 빙하 아래 인적이 거의 없는 마을의 작은 통나무 샬레를 통째로 빌렸다. 에귀디미디와 몽블랑산군이 보이는 곳을 베이스로 5일간의 등반을 즐겼다.

나무와 자연 돌로 만들어진 샬레는 매우 운치가 있었다. 모닥불을 피워 고기도 굽고 한국에서 가져온 홍어와 여러 진기한 음식을 먹으며 새벽 5시부터 자정이 넘도록 산과 인생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이어졌다. 샤모니 첫날의 등반지로 링덱스는 최고의 선택이었다.

어깨 뒤로 펼쳐진 몽블랑에서 드류까지 속살을 모두 보여 주는 파노라마는 입이 벌어질 정도. 고소 속에서 이틀간의 강훈련에 다소 피곤했던 몸과 마음이 알프스의 바람이 돼 하늘에서 벽에서 계곡에서 춤을 췄다. 그 바람은 메르드글라스 계곡을 넘나들며 그랑드조라스 북벽까지 갔다가 다시 메아리가 돼 드류와 아르장띠에르 벽을 넘어 다시 몽블랑의 거대한 눈벽에서 눈꽃을 피웠다.

5개 팀으로 나눴다. 1조 필자, 차송만, 최영숙, 2조 이재하, 윤영기, 3조 정갑수, 장연주, 4조 정종기, 우현식. 그리고 5조 조상현, 박명돈, 장유진은 락블랑 트레킹을 갔다. 1, 2조는 각각 같은 루트를 등반하고 3, 4조는 오른쪽 벽으로 갔다. 3, 4조는 처음 가는 길에 루트 개념도도 없었지만 고난이도 등반을 하는 대원들이라 걱정되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커다란 낙석이 몸을 스치고 갈 정도로 위험한 순간이 있었지만 알프스의 선물이라고 즐거워하며 정상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샤모니 산군의 대부분 암벽은 화강암이지만 틈이 날카롭게 갈라져 있어 낙석의 위험이 국내산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심했다. 특히 붉은색의 화강암은 고산 특유의 날씨 변화로 인해 자연 낙석이 생길 수 있으니 조심해야 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보물

우리는 더블 로프를 사용했으며 확보 장비로는 각 조마다 후렌드 1조 이상을 준비했지만 실사용 장비는 BD 장비 경우 nuts 5-11, BD camalots 0.5-2호가 필요했다. 전체 길이는 7마디로 등반은 약 3~4시간 걸렸다. 최인호 작가의 <나는 바람처럼 자유롭다> 글귀가 다시 심금을 울렸다.

“여행은 봄 소풍이다. 소풍 가기 전날은 설렘으로 잠을 설치고 소풍날은 하루해가 금방이라도 질세라 두렵기만 하다. 양은 도시락에 담긴 무지개빛 김밥을 먹으며 마음은 즐겁고 바쁘다. 이제 소풍의 절정, 보물찾기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소나무 밑동에 묻혀 있을까 가늘고 어린 소나무, 아니면 늙고 구부러진 소나무. 한 시간을 헤매도 나는 보물을 찾지 못한다. 그래도 나의 소풍은 재잘거리는 웃음소리다. 여행은 이렇게 느릿느릿 숨겨진 보물을 찾아가는 일이다. 설령 보물을 찾지 못했을지라도 슬퍼하거나 우울할 필요는 없다. 보물을 찾아 헤맨 시간들이 바로 내 여행의 가장 큰 보물이기 때문이다.”

보석 같은 산에서 날이 좋거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짙은 안개와 폭풍 속에서도 단 하루도 쉬지 않으며 가슴을 열고 정으로 뭉친 등반을 한 악우회 알프스 돌로미테 원정대. 조상현 원정대장, 이재하 회장, 박명돈, 차송만, 정갑수, 우현식, 윤영기, 정종기, 장연주, 최영숙, 장유진 대원은 커다란 배낭과 넓은 가슴에 터질 정도로 많은 보물을 담아서 갔다. 바로 손에 잡히는 보물보다 더 귀하고 빛나는, 다음 알프스 등반에 대한 꿈과 열정이라는 보물.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감기,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보다 더 심한 열병 같은 이 바람기. 매 주말이 아니라 매일 산으로 알프스로 튀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갔다. 이제야 알프스의 바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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