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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트레킹 _ 미 북서부 4대 국립공원

 

한 폭의 수채화,

그 안에 머문 13일

 

미 북서부 4대 국립공원 트레킹은 마운틴 베이커 산이 있는 노스 케스케이트 국립공원, 레이니어 산이 있는 레이니어 국립공원, 세인트 헬렌스 산이 있는 세인트 헬렌스 국립공원 그리고 올림픽 국립공원 트레킹을 말한다. 그리고 덤으로 오레곤 지역 캐논 비치 트레킹까지 다녀왔다.어디를 가나 감동의 물결이었다. 산이면 산, 들이면 들, 강이면 강, 바다면 바다. 아름답다, 아름답다, 와~~, 와~~

우리들에게는 어디를 가나 이 4마디만 있으면 끝나는 여행길이었다. 다른 어떤 단어도 필요치 않았던 여행길, 어디 하나 흠 잡을 데 없는 ‘행복하고 행복한 여행’은 미리 받은 최고의 추석 선물과 같았다.

글 사진 · 김희종

 

 

 

미 북서부 4대 국립공원 트레킹을 위해 시애틀공항에 도착했다. 9월의 시애틀 날씨는 한국의 초가을 날씨다. 파~아~란~ 하늘에 둥실 둥실 뭉게구름이 아름답다. 이번 트레킹 참가 인원은 총 19명(대장 포함). 밴 두 대로 나누어 타고 시애틀공항을 출발! 목적지는 레벤워스 마을(일명 독일마을)이다. 이동시간은 3시간 30분, 첫날과 둘째 날은 시차적응을 위한 관광 일정이다. 레벤워스 마을은 전체적인 느낌이 유럽의 작은 마을과 같다. 아기자기 하면서 마을의 풍경은 캐나다 로키의 시점인 밴프 같아 로키에 온 것 같은 분위기도 있었다. 독일식 핫도그에 맥주 한잔으로 건배를 하며 미 북서부 트레킹의 시작을 알렸다.

 

전 세계의 모든 아름다운 산들을 모아놓은 풍경 속으로

미국에서의 꿈같은 하룻밤을 보낸 레벤워스 마을을 뒤로 한 체, 마운틴 베이커가 있는 노스  케스케이트 국립공원으로 이동한다. 창밖의 풍경은 한마디로 쓰러질 정도로 아름답다. 압도적이고 놀라운 새로운 풍경은 방문자들의 눈을 행복하게 해준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속에 네팔의 히말라야 모습도 보이고, 스위스 알프스 모습도 보이고, 캐나다 로키 모습도 보이고 전 세계의 모든 아름다운 산들을 모아놓은 풍경은, 어릴 적 종합선물세트를 받고 기뻐했던 그때와 같은 기분이랄까. 하루 밖에 안됐는데,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만으로도 이 여행을 기획하신 분들에게 감사에 감사를 드리고픈 마음이 솟는다.

풍경에 감탄을 하며 달려온 길은 작은 마을 콩크리트에서 끝나고, 콩크리트 마을은 우리가 3일 동안 노스 케스케이트 국립공원 지역과 마운틴 베이커를 탐사할 전진기지가 있는 곳이다. 한국인 형제분들이 운영하는 케스케이트 로지와 한인 식당 미가가 있는 곳. 우리의 행복 시작은 이곳에서부터다. 이 로지 사장님을 만날 수 있었다는 게 또 하나의 행운이었다. 숙소도 음식도 어디에도 빠지지 않는 최고의 서비스! 이번 여행의 핵심은 이 로지와 식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트레킹 시작

첫 트레킹은 아티스트 리지 테이블 마운틴 라운딩이다. 웅장한 산군에 만년설이 보이고 그 안에 작고 귀여운 호수들, 아티스트들이라면 한번쯤은 와야 할 듯하다. 어여쁜 모습의 그림 같은 호수는 저 멀리 보이는 웅장한 산군들과 잘 어우러져 아름답기만 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테이블 마운틴 트레킹 8부 능선길을 걸어 안부에 도착 작은 호수를 방문하는 코스다.

“와”, “와” 하며 한 걸음을 옮길 때 마다 터져 나오는 감탄사!

앞에 보이는 풍경은 눈으로 보고 가슴으로 담기에는 턱 없이 모자란다. 이 웅장하고 아름다운 풍경을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글로 써야겠다고 하는 내가 웃기기만 하다. 글로써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하다고 말하고 싶다.

우리들은 사진기라는 도구라도 동원하여 조금이라도 이 추억을 담고 싶어 연신 찰칵 찰칵 여념이 없다. 자연에 감사하다, 아름답다, 즐겁다, 행복하다, 모든 감탄사를 동원해도 표현할 수 없기에, 이 광경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지….

안부에 도착하니 만년설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그리고 산 아래 작은 호수가 있는 마자마 캠핑장에 도착했다. “이런 곳에서 하루라도 캠핑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감사할까” 혼자말로 중얼거려본다. 작은 호수가 있고, 자연이 꾸며놓은 어여쁜 정원이 있는, 아름답고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하는 식사시간 또한 감동이다.

 

메이플 리지 얀 호수 라운딩 트레킹과 마운틴 베이커, 스카이라인 트레킹

넷째 날은 메이플 리지 얀 호수 라운딩 트레킹이다. 큰 숲을 지나고 나니 에메랄드빛을 가득 담은 산 아래 호수가 나온다. 내려다보이는 호수의 색은 찐한 초록을 보여줬다가, 연한 녹색도 보여주고, 초록의 향연을 보는 듯하다. 산행시간이 생각보다 빨라 얀 호수를 더 많이 감상하기 위해 얀 호수를 바라보는 곳까지 가기로 한 스케줄을 얀 호수를 중심으로 한 라운드 트레킹으로 전환한다. 얀 호수의 또 다른 색을 감상하며 하산한다.

다섯째 날, 말 그대로 하늘과 맞닿은 베이커 산을 가까이에서 즐기는 트레킹이다. ‘이 풍경은 어떻게 설명 드려야 하나’ 이 글을 쓰면서 벌써부터 걱정이 앞섰다.

한 시간 가량 오르니 갈림길이 나왔다. 직진으로 진행하면 스카이라인 트레킹의 연장선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베이커를 등지고 베이커 산을 조금 멀리서 조망하며 베이커 산의 뒷모습을 볼 수 있는 트레킹 코스다. 두 코스를 다 걷고 싶었지만, 우리는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기에 로지로 돌아가는 시간을 계산해서 케스케이트 산군의 속살을 좀 더 볼 수 있는 오른쪽 길로 결정했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 끝에는 산불 감시초소가 있다. 길은 하늘이 잡힐 듯 잡힐 듯 하고 파란하늘에 두둥실 구름이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을 만들어낸다. 거기에 뻥 뚫린 들판에 작은 호수 하나, 그리고 하얀 베이커 산의 모습은 그냥 그 자리에 텐트 한 동 치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멍 때리며 쉬고 싶은 충동이 저절로 난다.

참! 아! 름! 답! 다!

그리고 여섯째 날, 마지막 마운틴 베이커의 다른 모습을 보기 위해 스카이라인 디비디 트레킹 코스로 들어간다. 우거진 숲을 천천히 오르니 갑자기 나타나는 큰 평원 그리고 저 앞에 보이는 마운틴 베이커의 모습!

모두가 하이디가 된 기분으로 그 평원에 누워 또 다른 베이커 산을 바라보며, 그 산에 취해 잠시 쉬어가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제 노스 케스케이트 국립공원 일정을 모두 끝내고 레이니어 국립공원을 탐방하기 위해 올림피아에 있는 거버너 호텔로 이동한다. 로지 부부와의 이별은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쉬운 이별이었다. 3일 동안 정이 많이 들었나 보다.

올림피아 거버너 호텔에서는 레이니어 산, 세인트 헬레나 산, 올림픽 공원, 오래곤 주 캐논 비치까지 나머지 일정을 마칠 때 까지 머물렀다.

 

만년설을 밟고, 3300m를 오를 수 있는 레이니어 국립공원

답사를 할 때 날씨가 좋지 않아 레이니어 산 구경도 못하고 왔는데, 오늘 날씨는 최고다. 그리고 오늘은 존 뮤어 산장까지의 도전이 있는 날이다. 왕복 10시간 산행!

아마 일반인들이 이런 산행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할 것이다. 일반 아이젠을 신고 만년설을 밟고, 3300m를 오를 수 있다는 것은 그리 흔하지 않은 산행이다. 웅장한 레이니어 산을 계속 바라보는 존 뮤어 산장까지의 길은 도전정신이 필요한 산행이다.

고산을 오른다는 것은 여러 어려움이 있다. 다행히 고산에서 머무는 시간이 짧아 그리 큰 걱정은 없었지만, 만년설을 밟고 오르는 길이 만만치 않아 산행 내내 걱정에 걱정을 했다. 하산 길은 눈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재미가 있어 일반인들도 많이 도전하는 산행코스다. 우리들도 눈썰매를 즐기며 하산했다. 다행이 이번 산행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대장님들이 많아 4팀으로 나누어 진행하여 힘들다 하시는 분들은 중간 중간에서 합류하여 하산했다. 존 뮤어 산장까지 간 다른 팀들은 아마 멋진 경험과 추억을 얻었을 거라 생각한다.

레이니어 산에서의 벅찬 감동을 가슴 깊숙이 안고 호텔로 귀가했다. 여덟째 날은 비 소식에 산으로 못 가니 조금 우울한 날이다. 일정을 바꾸어 시애틀 시내를 관광하기로 했다. 스타벅스 1호점, 플라이 셀몬(나르는 연어)으로 유명한 퍼브릭 마켓을 방문하고 수산물 요리로 유명한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시애틀 관광의 하이라이트인 시애틀 야경은 판타스틱한 광경이다. 오랜만에 만나는 많은 인파에 ‘피곤 게이지’가 높은 하루였다.  

 

역시 산이 최고야!!

아홉째 날도 비소식이라 일정을 변경, 안전을 위해 눈 소식이 있는 레이니어 산 트레킹을 대신해 호수 주변 트레킹을 나선다. 일단 폭포를 구경하고 호수 트레킹을 한다 생각하고 출발했다. 레이니어 산 입구에 도착하니, 차량 지붕 위에 눈을 실은 차들이 보인다. 다행이도 모든 트레킹 들머리인 파라다이스 주차장까지는 차량이 오를 수 있어 그곳으로 일단 이동하기로 한다. 길을 오르는 동안, 나무 가지에 쌓인 눈을 보니 모두가 흥분의 도가니다. 9월에 이런 아름다운 광경을 볼 수 있다니, 가슴이 쿵꽝 쿵꽝이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하얀 눈 세상이 우리를 기다린다. 눈에 쓰러지고, 눈에 빠져 사진들을 찍느라 즐거운 모습이다. 9월의 눈,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 가득한 하루다. 어떤 복을 받아야 이런 호사를 누려보나!

다음 여정 세인트 헬렌스 산은 활화산이다. 너덜길이 많을 수 있다 생각하고 걱정했으나 너덜길은 없고 일반적인 산길이다. 올림픽 국립공원에서의 허리케인 힐 트레킹도 했으나 여기서 후기는 끝내려 한다. 더 이상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대자연을 글로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이라 생각해서다.

마지막으로 오레곤 주에 있는 캐논 비치 방문은 이 여행에 정점을 찍기에 충분했다. 캐논 비치 가는 길, 101번 도로는 미국에서도 아름답기로 유명한 도로다. 이른 아침 출발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걱정 했는데, 안개는 물안개와 들안개로 변하여 또 다른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놀라게 했다.

미국에서 며칠을 보내며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매일 매일 ‘다른 세상’ 이었다. 이제는 가는 날짜를 세지 않겠다. 우리의 날짜, 시간은 이대로 멈추었다. 아니 멈추고 싶다. 이 시간에서 이 장소에서 멈추어 그대로 정지하고 싶다. 그저 한 장의 사진으로 위안 받으며, 한 순간의 추억으로 간직해야 한다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 개발되지 않고 버려지지 않은 자연, 자연과 공존하며, 자연에 의지하며 보냈던 며칠은 아마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모든 일정을 위해 수고해 주신 탑 트래블(Top Travel)의 김남일 본부장, 채희갑 지사장, 김은수 지사장, 이정근 부장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필자 김희종

히말라야 아일랜드피크(6189m), 메라피크(6476m), 말레이시아 키나바루 산(4095m) 등정, EBC칼라파트라(5545m), 일본 후지산(3776m), 일본 북알프스 등반, 스페인 카미노데 산티아고, 유럽 배낭여행 800km, 23일 완주, 캐나다 로키 트레킹&서부 배낭여행, 홍콩 멕리 호스 트레킹(1~6구간)&배낭여행, 베트남 전국 배낭여행, 스위스 오뜨루트 트레킹&배낭여행, 히말라야 마나슬루 라운드 트레킹, 칼라파트라, 촐라 패스, 렌조라 패스 트레킹 등 매년 세계 각지의 산을 찾는 마니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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