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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아우르는

을 오르다!

 

대관령에서 선자령을 향해 백두대간 마루금을 걸으면 가슴이 확 트인다. 게다가 영동과 영서를 가르는 백두대간 고갯마루 일대는 광활한 고위평탄면을 이뤄 이채롭고 이국적인 풍광이 끊임없이 펼쳐진다. 바람의 언덕, 풍력발전기, 양떼목장, 뭉게구름, 동해바다…. 하늘 아래 자리한 산과 바다를 아우르는 부드러운 초원지대, 바람의 언덕은 거침없는 힐링을 선사한다.

글 · 강윤성 편집장  사진 · 정종원 기자

 

선자령 가는 길은 바람의 길이다. 강릉에서 서울로 통하는 관동대로의 대문격인 대관령에 올라서면 바람이 빚은 이색적이고 매력적인 풍광이 눈앞을 펼쳐진다. 바람과 어우러진 풍력발전기가 제일먼저 눈길을 빼앗고, 산정 위로는 바람을 인 뭉게구름이나 운무가 거침없이 휘젓고 다닌다. 주변의 수목 또한 바람의 영향을 받아 휘어졌거나 드러누워 있다.

“대관령에 올라서니 역시나 바람이 심하네요. 날씨도 쌀쌀하고요.”

백두대간 선자령 명품산행을 위해 대관령휴게소에 함께 온 이남숙씨가 차에서 내리면서 옷깃을 여민다. 갑자기 한겨울에 들어선 듯 제법 기온이 차갑다.

 

대관령, 바람의 길을 오르다

대관령(大關嶺)은 강릉의 진산이다. 높이가 865m, 고개 길이가 13km에 이른다. 아흔아홉 구비를 가진 큰 산이 대관령이다. 고려시대에는 대현(大峴), 굴령(嶺)이라 했고, <조선태종실록>에서는 대령산(大嶺山)이라고 불렀다. 대관령이란 이름은 1530년에서야 <신증 동국여지승람>에서 처음 기록하고 있다. 강릉에서 오르는 산이 워낙 험했던 까닭에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음을 빌려왔다고 하며, 영동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뜻에서 대관령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대관령휴게소 옆 선자령 등산로 입구에 서니 등산 안내판과 함께 서 있는 ‘대관령국사성황당 입구’ 표지석이 압도한다. 그 높이가 무려 3m는 넘을 듯하다. 대관령은 표지석의 이름에서 유추할 수 있듯 영산(靈山), 신산(神山)으로도 불린다. 강릉단오제의 시작을 알리는 대관령산신제와 국사성황제가 음력 4월 15일 이곳에서 1.2km 지점에 자리한 국사성황사에서 열린다. 삼국을 통일한 신라장군 김유신이 산신, 강릉 출신 나말여초의 고승 범일이 국사성황신이다.

등산로는 초입부터 KT송신소와 국사성황사 가는 길로 나뉜다. 선자령 정상(5.5km) 이정표가 가리키는 KT송신소 방향으로 산길을 오른다. 능선에 들어서니 청명한 하늘 아래 침엽수림이 울창하다. 능선 주변에는 군사시설물을 철거하고 산림을 복원해놨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1950년대 말에 대대급 병력이 주둔한 대형 지하벙커가 이곳에 있었다고 한다. 지하 유류저장고와 탄약고 등 32개의 군부대 시설물이 은폐·엄폐돼 있었던 지역이었는데, 2007년 산림청에서 철거 후 복원사업을 했다.

KT송신소 앞에서 국사성황사에서 올라온 길과 합류한다. 산길은 이후 여러 길이 만나고 헤어지길 반복한다. 대관령(1.3km), 선자령(3.7km), 국사성황사(0.2km), 반정(1km)으로 통하는 길이다. 강릉 바우길 등산로 안내판 앞에 선 이남숙씨가 가이드를 해준다.

“대관령 옛길이네요. 반정으로 내려서면 주막터도 나오고, 하제민원과 원울이재를 거쳐 대관령박물관까지 이어져요.”

대관령 옛길인 바우길 1, 2구간이 이곳에서 겹친다. 1구간이 선자령 풍차길(대관령휴게소-한일목장길-선자령-동해전망대-대관령휴게소)이고, 2구간이 대관령 옛길(대관령 하행휴게소-풍해조림지-국사성황당-만정-옛주막터-어흘리-보광리)이다.

 

신사임당도 울고 넘었던 대관령

강릉에서 서울이나 영서로 나갈 때 구산을 지나 굴명이, 원울이재, 제멩이, 반젱이, 웃반젱이를 거쳐 대관령을 넘어 다녔다고 한다. 이 대관령 옛길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전한다. 원님이 고갯길이 험해서 울고 넘나들었던 원울이재, 겨울이 되면 관원행차와 진상품을 나르도록 눈을 밟아준 답설꾼과 가마꾼인 교군 이야기, 그 외에도 선행을 베푼 사람에게 돈을 벌게 해준 서낭당이야기 등이 오늘날까지 전해진다.

길은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걷기 좋은 완만한 숲길이다. 시야가 트이면서 주변 조망이 한눈에 펼쳐진다. 전망대에 올라서니 동해를 비롯한 남쪽의 산들이 멀리 펼쳐진다. 정종원 기자가 손짓하며 일장연설을 늘어놓는다.

“항공관제탑 너머로 왼쪽부터 아리랑산, 고루포기산, 하봉, 발왕산, 두타산이 지평선을 이뤘네요. 전부 1,000m가 넘는 산들입니다.”

산뿐만이 아니다. 수평선을 이룬 동해도 한눈에 보인다. 아흔아홉 구비라는 대관령 옛길 아래로 동해를 터전으로 삼은 강릉이 펼쳐진다. 대관령을 발원지로 삼은 남대천이 심산유곡을 빠져나가 강릉을 ‘S’ 자로 휘저으며 동해와 합류한다. 그 끝에 자리한 강릉항과 남항진해변을 따라 북쪽으로 해변을 이어가면 경포호가 눈길을 빼앗는다. 그 주변에 자리한 허균과 허난설현 생가터나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가 나고 자란 오죽헌도 보일 듯하다.

신사임당도 대관령을 넘어설 때마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강릉의 친정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산 아래 반정(半程)에는 신사임당이 38세 때 대관령을 넘어 시댁으로 돌아가던 중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애절한 심정을 담은 시 ‘유대관령망친정(踰大關嶺望親庭)’을 새겨 놓은 사친시비가 서 있다. 반정은 대관령을 오가는 사람들이 쉬었던 주막이 있던 곳. 반정이란 대관령 초입에 있는 구산역과 대관령 위에 있는 횡계역의 중간 지점이라는 뜻이다.

 

늙으신 어머님을 고향에 두고

외로이 서울로 가는 이 마음

돌아보니 북촌은 아득도 한데

흰 구름만 저문 산을 날아 내리네.

 

전망대를 벗어나 숲속으로 들어선다. 울긋불긋한 단풍이 물든 한적한 숲길이다. 숲은 형형색색 시시각각 변모하며 취재진을 맞는다. 샛노란 단풍 숲을 지나니 시뻘겋게 곱게 물든 단풍 숲이 환호한다. 변화무쌍한 단풍 숲의 춤사위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오니 이번엔 세상이 온통 초원지대다. 계곡 너머 능선 위에 띄엄띄엄 선 풍력발전기가 이색적인 풍광을 더해준다. 이남숙씨가 하늘을 바라보면서 두 팔을 벌려 심호흡을 하면서 기쁨을 표현한다.

“평원에 들어서니 가슴이 확 트이네요. 하얀 평원이 펼쳐지는 겨울과는 또 다른 맛인걸요.”

그렇다. 수두룩하게 봤던, 젊은 날 산악스키로 수 없이 누볐던 설원은 온데 간 데 없고 억새평원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한겨울 편식산행만 줄기차게 했던 터라 선자령 가을산행은 더욱 이색적이다. 일 년 내내 거센 바람에 시달렸을 억새는 이파리가 닳고 닳아 색깔이 누렇고 칙칙하다. 아름다운 억새평원은 아니지만 수시로 휘청거리며 버텨온 생명력에 경외감이 든다. 앞으로도 그 자리에서 여전히 바람을 가르며 서 있을 터이니.

 

선녀들이 자식들을 데리고 거닐었던 선자령

백두대간 마루금이 빚은 광활한 바람의 언덕은 평화롭고 한적하다. 또한 완만하기 그지없다. 대관령과 선자령의 고도차가 300m에 불과할 정도다. 그 높이를 5km쯤 걸어서 오르니 평원이나 다름없는 산길이다.

대관령에서 맞이했던 파란 하늘과 쨍쨍한 햇살이 어느새 감쪽같이 사라지고 하늘을 뒤덮은 먹구름이 능선에 내려앉는다. 눈앞에 선 풍력발전기 상단의 프로펠러가 운무 속에 사라지고 선자령 정상부의 언덕배기도 운무에 덮인다.

풀잎을 제킨 바람의 흔적을 따라, 그 사이에 난 누군가의 발자국이 만든 길을 따라 선자령을 오른다. ‘백두대간 선자령’이라 쓰인 거대한 정상석이 운무 속에 외로이 서 있다. 선자령은 대관령에 길이 나기 전 영동 지역으로 가기 위해 나그네들이 걷던 길이다. 이곳 역시 대관령과 마찬가지로 영동과 영서의 백두대간 분수계를 이룬다.

바람이 더욱 거세지면서 빗방울이 하나둘 떨어진다. 재궁골로 하산하기 위해 서쪽으로 내려선다. 대관령휴게소 하산길은 선자령 능선길 서쪽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난 순환등산로(5.8km)를 따르면 된다.

만추가 가득한 단풍나무숲에 들어선다. 운무까지 낀 단풍 숲은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움 그 자체다. 추억의 한 자락이라도 가슴에 담기 위해 촬영에 여념이 없다. 다들 그 단풍 숲에서 헤어 나오질 못한다. 단풍은 가을의 절정이 빚은 늪이 아닐 수 없다.

숲을 간신히 벗어나 임도를 따르니 한일목장과 대관령 갈림길을 지나 대관령 산림습원 복원지에 도착한다. 재궁골 상류부터 하류까지 복원해 놓은 습지엔 주로 미나리, 끈끈이주걱, 속새 등이 자란다. 특히 습지마다 가득 매운 조릿대 줄기처럼 생긴 속새가 눈길을 끈다.

재궁골에 내려선다. 예기치 못한 거대한 협곡과 조우한다. 다들 규모에 놀란다. 정종원 기자가 의심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다.

“계곡이 생각보다 깊고 수량이 많네요. 높은 산치고 깊은 계곡이 없을 리는 만무하지만….”

맑디맑은 계류가 협곡에 흐른다. 선자령(仙子領)이란 이름의 유래가 계곡에서 비롯됐음에도 미처 예상치 못한 광경이다.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들을 데리고 와서 목욕을 하면서 놀다가 하늘로 올라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선자령이다.

 

풍광 수려한 양떼목장길 따라 하산

재궁골을 따라 내려서니 주변이 점차 완만해지면서 길과 계류가 만난다. 샘터를 살펴보기 위해 계류의 징검다리를 건넌다. 사람이 그다지 찾지 않은 듯 샘터 주변은 이끼가 끼고 낙엽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재궁골 삼거리(선자령 3.8km, 대관령휴게소 2.3km, 국사성황사 0.8km)를 지나 국사성황사 방향으로 400m를 올라 풍해조림지(대관령휴게소 1.9km, 가시머리 2.1km, 국사성황사 0.4km, 선자령 정상 4.2km)에 도착한다. 길은 또다시 나뉘고 휘어지고 돌고 돈다.

“길이 너무 헷갈리는데요. 잘못 들어서면 가시머리나 목장으로 빠질 수도 있겠어요.”

재궁골을 건너 언덕을 치고 올라서니 양떼목장이 나온다. 길옆에 친 철조망 너머로 초지를 이룬 넓은 구릉에 양들이 방목돼 있다. 대관령휴게소 뒤쪽에 위치한 양떼목장이다. 1988년 풍전목장이란 이름으로 시작, 2000년 겨울부터 대관령양떼목장으로 이름을 바꾼 이후 유명세를 타고 있다. 해발 800m에 이르는 백두대간 대관령 정상부의 웅장한 모습과 목장 산책로가 어우러져 수려한 풍광을 자아낸다.

양떼목장을 벗어나 능선을 내려서니 또다시 샛노란 단풍나무 숲이 반겨준다. 재궁골 나무다리를 건너 바우길 2구간 시작점인 대관령하행휴게소에 시나브로 당도한다. 백두대간 선자령 산행은 한마디로 힐링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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