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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홍석하 회장 2주기 추모식

 

대한민국 산악문화 창달의 영원한 큰 별

국내 산악문화 창달에 큰 족적을 남긴 고(故) 홍석하 회장의 서거 2주기를 맞아 5월 25일 북한산 무당골에 자리한 산악인의 묘지에서 추모식이 열렸다. 고 홍석하 회장의 위패는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산악인의 묘지에 봉안됐다.추모식은 본사 임직원과 백두대간 진흥회 회원들, 고인의 선후배와 지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커다란 결단과 추진력으로 <사람과 산>을 창간 31년의 반석에 올려놓은 고인의 길을 뒤돌아보며 그 의미를 새겼다. 이날 추모식에 참석한 권병하 백두대간진흥회 명예회장의 추도사를 통해 고 홍석하 회장이 걸어온 발자취를 되돌아본다.


글 · 권병하(전 백두대간진흥회 회장)  사진 · 정종원 기자

 

홍석하 회장님의 2주기를 나흘 앞둔 오늘 회장님의 위패가 봉안된 산악인 묘지에 <사람과 산> 식구들과 <한국백두대간진흥회> 회원 그리고 회장님을 존경하는 몇 분이 모였습니다. 실로 2년 전 회장님의 비보를 들었을 때는 꿈인지, 생시인지 허망하고 허탈하여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야 마음을 가다듬고 홍석하 회장님의 산에 대한 애정과 산악문화를 사랑하는 열정을 이어받아 <사람과 산>이 전문산악잡지로 독자들로부터 더욱 사랑을 듬뿍 받으며, 우리 국토 백두대간을 널리 알리고 잘 보전하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하기로 마음을 다짐하기 위해서입니다.

회장님은 생전에 남극 개척에 기여한 공로로 <국민훈장 동백장>과 백두대간 홍보에 이바지 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이 수여되었습니다.

회장님이 떠나신 2018년 그해 한국산악계는 회장님의 업적을 높이 평가하여 한국산악회의 <한국산악상(홍종인 상)>, 대한산악연맹의 <대한민국 산악대상>, 한국대학산악연맹의 <여산문학상> 등 내로라하는 산악단체상을 휩쓸었습니다.

2019년 작년 6월 월간 <산>은 홍석하 회장님을 ‘한국산악계를 빛낸 50인’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실로 회장님은 산악문화 창달의 선구자로 한국 산악문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결과였습니다.

보성고등학교 산악반에 들어가 바위에 매료된 회장님은 대학시절 울산암 바윗길에서 추락하여 생사의 고비를 넘겼으며 더 이상 암벽등반을 할 수 없게 되자 산악문화에 눈을 돌렸습니다. 1975년 삼선교 골방에서 ‘산악사전 출간회’를 발족시켜 등산사전 원고 3천매를 완성하였으나 지금까지 빛을 보지 못한 것은 너무나 아쉽습니다.

산악인에게 등산 행위만 있고 등산 기록이 없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 회장님은 1986년 한국산서회 창립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 후 한국산서회 회장을 맡아 산서전시회와 산악강연회를 활발히 펼쳐 산서회의 위상을 드높였습니다.

‘휴머니즘과 알피니즘의 조화’를 표방하고 출간된 <사람과 산>이 경영 위기에 몰리자 1990년 회장님은 <사람과 산>을 배짱으로 인수하여 뚝심과 강인한 추진력으로 전문산악잡지로 성장시켰습니다. 한때는 경영부진으로 영어의 몸이 되어 벽면수행을 당하는 인고의 시간을 보낸 적도 있으나 회장님은 오기와 끈기로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회장님은 산악문화 진흥을 위해 <사람과 산>을 매체로 1991년에 ‘산악문학상’을 제정하고 매년 소설과 시 부문을 시상하여 산악문화의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2001년부터 ‘산악지도자상’, ‘환경대상’, ‘탐험대상’, ‘알파인크라이머상’, ‘골든 클라이밍 슈상(Golden Climbing Shoe Award)’을 추가로 시상하였습니다. 특히 2006년 유럽 산악인의 최고 영예인 ‘황금 피켈상(Piolets Dor)’을 유치하여 ‘아시아 황금 피켈상’을 제정함으로써 한국산악계의 품격을 높여주었습니다.

또한 ‘산그림 전시회’, ‘산사진 전시회’, ‘산노래 공연회’를 개최하여 산악문화 창달에 앞장섰습니다. 캐나다 밴프 산악영화제의 우수작과 이태리 트렌토 산악영화제 우수작품을 여러 도시를 순회 상영하여 산악인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켰을 뿐만 아니라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회장님은 인연을 중요시하여 한번 맺은 인연은 의리로 지키신 분입니다. 그리하여 선배를 무척 존경하고 후배를 인자한 손길로 챙겨주신 분입니다. 회장님은 의리를 저버리지 못하고 우직스러운 고집과 뚝심으로 잘 해야 본전인 산책 250여권을 발간하였습니다. 덕분에 저도 <산사랑 이야기> 책을 출간하여 지인에게 나누어 주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회장님의 깊이 있고 점잖은 화술은 늘 산악인을 매료시켰습니다. 회장님은 늘 사람 좋은 미소를 지어보이며 흐뭇하게 웃으시는 그런 분입니다. 회장님은 이해관계를 떠나서 인간관계를 맺으신 분입니다. 저와의 만남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산악행사에서 마주치면 인사나 나누는 보통 사이로 그냥 그렇게 지냈습니다. 그러다 한국산서회 회장과 부회장으로 서로 죽이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제가 국립공원관리공단을 정년퇴직하자 저를 불러 백두대간진흥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장 직무를 맡겨주셨습니다. 많은 배려에도 불구하고 좀 더 열심히 일하지 않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그때가 지금은 마냥 후회스럽습니다.

회장님은 평생 동안 백두대간을 세상에 알리는데 앞장섰습니다. <사람과 산>에 백두대간을 소개하고 남한의 1대간 9정맥을 탐사하여 연재하였습니다. <산경표>를 발견한 고 이우형 선생과 전국을 순회하며 백두대간 강연을 하였습니다. ‘우리 산줄기 되찾기’, ‘백두대간, 현재 그리고 미래’를 비롯하여 수많은 심포지엄을 개최하였습니다. ‘백두대간 대청소 운동’도 실시하였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백두대간이 산악인에게 널리 회자되었으며, 백두대간 종주산행이 유행처럼 번졌습니다. 국토사랑, 자연사랑이 나라사랑의 지름길임을 일깨워주었습니다.

회장님은 백두대간을 보다 체계적으로 홍보하고 보전하기 위하여 2006년에 백두대간진흥회를 설립하고 10여 년간 초대회장의 중책을 수행하였습니다. 오늘날 백두대간진흥회는 모두 회장님의 노력의 결실입니다.

회장님의 불멸의 업적으로 남극탐험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회장님은 가지 않는 길, 미지의 세계에 대한 모험과 탐험정신이 강한 분이셨습니다. 회장님은 1985년 남극관측탐험대 대장으로 극지 탐사와 남극대륙 최고봉 빈슨매시프(5,140m) 등정을 성공리에 완수하였습니다. 남극탐험대의 활약으로 1986년 대한민국은 남극조약에 33번째로 가입하고 1988년에 세종과학기지를 건설할 수 있었습니다.

사려 깊은 행동과 의리로서 후배에게 모범을 보인 회장님. 뚝심과 의리와 강인한 추진력으로 산악문화 창달에 혼신의 힘을 바친 회장님. 돈이 안 되는 산악문화에 매진하는 바보스러운 회장님에게 산이 좋은 이유를 물었습니다.

“산에 오르는 것은 참선을 하는 것과 같아서 속세의 모든 생각을 잊게 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회장님, 홍석하 회장님, 이젠 이 세상 차안의 모든 걸 잊으시고, 저 세상 피안의 세계에서 편안하게 영면하십시오. 삼가 회장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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