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 세계의산 전문등반 등산정보 MM산장 쇼핑몰 사람과산
spaceid spacepw space

title

산 검색
백두대간
국립공원
테마산행
테마여행
호남정맥
낙남정맥

SEASON Special

심설산행

 

르포1 _ 노르디스크(NORDISK) Trek·Camp·Live

오대산 노인봉

 

백두대간과 동해를 아우르는 장쾌한 설산

 

백두대간 중심에서 넉넉한 산세로 솟아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후덕한 산이 바로 오대산이다. 다섯 개의 봉우리를 가진 산이란 뜻의 오대산은 주봉인 비로봉(1,563m)을 중심으로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두로봉(1,422m), 동대산(1,434m) 등의 고봉이 연꽃처럼 솟아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산이 외따로 솟아있으니, 진고개 너머 동해바다를 아우르는 백두대간 노인봉(1,388m)이다. 수려하기 짝이 없는 명승 1호 소금강을 품고 있는 산으로 이웃한 발왕산, 황병산과 더불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설산으로 유명하다.

글 · 강윤성 편집장  사진 · 정종원 기자  협찬 · 노르디스크

 

동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진 백두대간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듣고 오대산으로 향한다. 영동고속도로 진부 나들목을 빠져나오자 새하얀 백색의 나라가 반겨준다. 눈의 나라 평창답다. 진부령으로 올라서자 고지대 설원의 시원스런 풍광이 펼쳐진다. 계방산과 발왕산, 오대산의 길목이기도 한 이곳 평창 일대는 방아다리약수터, 노동계곡, 이승복생가터, 대관령양떼목장 등 이색 테마 여행지가 손을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또한 어김없이 폭설이 쏟아지는 겨울을 대표하는 여행지이기도 하다.

 

새하얀 설국으로 들어서는 진고개

이번 산행지로 오대산을 선택한 이유 역시 풍부한 적설량 때문이다. 최근 며칠 동안 태백산에서 설악에 이르는 백두대간 구간만 눈이 집중적으로 내렸다. 몇 군데 대상지를 바꿔가면서 가장 최근에 폭설이 내린 오대산 노인봉을 취재 산행지로 결정했다.

“진부에 오니 비로소 눈을 볼 수 있네요. 게다가 저런 새하얀 심설을 구경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눈이 호강합니다.”

지난 2월 6일 서울에서 함께 내려온 우제붕씨가 차장 밖에 펼쳐진 설경을 바라보며 연신 감탄사를 내뱉는다. 뭉게구름 두둥실 떠다니는 청명한 하늘 아래 펼쳐지는 고원지대의 설원이다. 일본 여행업을 전문으로 하는 우씨는 최근 일본 상품 불매 운동과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로 예약 취소가 남발하자 눈 딱 감고 스스로에게 장기 휴가를 낸 터다.

진고개휴게소에 당도한다. 얼어붙은 주차장 바닥 주변으로 치워진 눈이 수북이 쌓여있다. 휴게소 주변으로 눈을 인 그림 같은 산봉우리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다. 해발 960m에 자리한 진고개에서 바라보는 주변의 산들은 평지에 솟아 있는 언덕처럼 낮지만 해발 1,000m 고지대에서 바라보는 풍광답게 장관이다. 진고개에 올라서자 침울했던 기분이 갑작스레 업 되는 느낌이다.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던 최승원씨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서 명예 퇴직한 최 씨는 시도 때도 없이 산을 다닌다고 한다.

“제가 지난 주말 진고개에서 노인봉 정상까지 러셀을 해놨어요. 눈이 허리까지 쌓였는데 그 길을 제가 뚫어놓은 겁니다.”

취재진이 노인봉을 선정한 이유가 바로 최승원씨의 연락을 받고서다. 오대산 노인봉에 폭설이 내렸다는, 여전히 쌓여 있다는, 그 희소식이 전해진 후 좌고우면하지 않고 노인봉을 선택했다. 겨울 같지 않은 따뜻한 봄기운에 눈이 내려도 하루 이틀이면 녹기 일쑤였고, 2월 1일부터 전국 대부분의 산이 산불경방기간으로 묶이면서 취재지 선택에 애로사항이 많았던 참이다.

 

동해바다 아우르는 백두대간의 중

갑작스레 영하 15도까지 떨어진 한파에 단단히 옷을 껴입고 노인봉으로 향한다. 취재진과 마찬가지로 설경을 찾아온 등산인들이 제법 많다. 이미 관광버스를 타고 온 한 무리의 산꾼들이 앞서 올라간 터다. 산으로 향하는 넓은 데크 길에는 눈이 두텁게 쌓여있다. 눈썰매장이나 다름없을 정도의 적당한 경사다. 뒤로 미끌리지 않도록 한 발 한 발을 조심스럽게 떼며 올라선다.

“하산할 때 눈썰매나 비닐 푸대라도 있으면 좋겠는걸요.”

 때마침 웅웅~ 소리가 나 하늘을 쳐다보니 드론 수 대가 공중에서 기상을 관측 중이다. 이곳 오대산 일대는 기상 변화가 수시로 변하는 곳이다. 영동지방의 바닷바람과 대륙에서 불어오는 북동풍이 이곳 백두대간에서 부딪치면서 눈구름이 급격하게 발생해 매년 수시로 폭설이 내린다. 또한 이곳은 비가 많이 와 ‘땅이 질다’고 해서 진고개라 불린다고 하니, 지형적인 위치 또한 한몫하는 듯하다. 그런 까닭에 겨울에는 이곳에서 항시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또한 오대산은 예로부터 풍광이 빼어날뿐더러 오만 보살이 상주하는 불교성지로서 신성시 돼왔다. 오대산의 중심 사찰인 월정사는 신라 때부터 지금까지 1400여 년 동안, 개산조 자장율사에서부터 근대의 한암, 탄허스님에 이르기까지 많은 고승들이 머물렀던 곳이다. 다섯 개의 봉우리를 가진 산이란 뜻의 오대산은 주봉인 비로봉(1,563m)을 중심으로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두로봉(1,422m), 동대산(1,434m) 등의 고봉이 오목하게 원을 그리며 연꽃처럼 솟아있다. 듬직하고 부드러운 육산 곳곳에는 월정사, 상원사, 적멸보궁, 중대 사자암, 북대 미륵암, 남대 지장암, 동대 관음암, 서대 수정암 등 불교 성지가 그 위용을 떨치며 자리한다. 적멸보궁에는 석가의 진신사리가 봉안돼 있다. 산 전체가 하나의 불교 성지나 다름없다. 백두대간 중심에서 둥글면서도 넉넉한 산세로 솟아 사람들을 받아들이는 후덕한 산이 바로 오대산이다.

진고개 너머에 외따로 우뚝 선 노인봉은 오대산 중심에서 보면 서자와도 같은 산이다. 산행을 해도, 산세를 봐도 함께하고 어울리는 법이 없다. 하지만 노인봉 하나만 놓고 보면 오대산 비로봉 못지않은 산세를 자랑한다. 수려하기 짝이 없는 소금강을 품고 있는 산으로, 동해바다를 아우르며 장쾌하게 뻗어나가는 백두대간을 대표하는 산이다.

 

1,000m 고지대에 자리한 광활한 설원

백두대간 마루금에는 눈이 두텁게 쌓여있다. 오로지 한길만이 산정으로 향한다. 최승원씨가 지난주 홀로 힘들게 러셀 했다는 그 길이다. 능선을 휘돌아 가자 눈 쌓인 광활한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진다. 고지대의 산들은 뾰족하기 않고 마치 구릉지의 연속이듯 동글동글하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두리뭉실하다. 설국이나 다름없다. 1,000m대 고지대임에도 넓고 평탄한 지형이 형성돼 있다. 지질학적으로 보면 침식작용을 받은 평탄면이 융기하여 높은 고도에 위치한 지형을 뜻하는 고위평탄면(高位平坦面)이다. 융기 이전의 한반도가 평탄하였다는 증거다. 이처럼 한반도 융기와 관련된 특징은 이곳 오대산 백두대간 구간에서도 뚜렷이 나타난다. 동쪽은 급경사를 이루고, 서쪽은 완경사를 이루는 동고서저(東高西低)의 비대칭적인 모습이 한반도의 1차적인 골격이다.

해발 1,000m 이상의 고지대의 풍광은 당연히 장관일 수밖에 없다. 주변의 광활한 대지와 탁 트인 경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에서만 만끽할 수 있는 이색적인 장면이다. 가슴도 덩달아 탁 트이면서 들뜬다. 설원을 지나 능선에 올라선다.

“옷 좀 벗고 갑시다. 추울까봐 껴입었더니 땀이 나네요.”

“쉬면서 가죠. 산에 간다고 하니 집사람이 지지떡 8개를 싸줬는데 먹고 갑시다.”

다행히 바람이 불지 않아 생각보단 춥지 않다. 능선을 타니 오히려 덥다. 눈이 다져진 곳에서 다들 두텁게 껴입었던 옷을 벗고, 최승원씨가 챙겨온 떡을 2개씩 나눠 먹으면서 오랜 만남의 회포를 푼다.

능선에는 새하얀 눈 위로 잎새 하나 없는 신갈나무가 숲을 이룬다. 앙상하게 뻗은 가지를 속속들이 보여주며 서 있다. 한때 무성하던 나무의 초라함이지만 온몸으로 겨울을 나는 그 모습이 더욱 경이롭고, 설원과 어우러지며 운치를 더해준다.

진고개에서 노인봉까지는 3.9km. 고랭지채소밭인 고위평탄면을 지나고 나서 내리 변함없는 능선길이다. 수북한 설원만이 취재진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뿐이다. 눈 쌓인 낮은 동산을 돌고 도는 느낌이다.

앞선 눈 위의 발자국을 따라 완만한 능선을 오른다. 행여나 길을 벗어나기라도 하면 무릎만큼, 허리만큼 빠지는 심설이다. 크러스트된 눈 위를 장난스레 걷다 빠지기도 하고, 아무도 걷지 않은 신설을 헤쳐가기도 한다. 다 큰 어른들도 눈앞에선 다들 장난꾸러기 애들 마냥 동심이 발동하며, 심설산행의 즐거움을 한껏 누린다.

 

장쾌한 백두대간이 한눈에 펼쳐지는 노인봉

산정에 가까워지자 사스레나무가 하얀 숲을 이룬다. 얇은 나무껍질을 벗겨내며 겨울을 나고 있다.

“자작나무와 사스레나무가 어떻게 다르죠?”

“자작은 낮은 데서 자라고, 사스레는 1000고지 위에서 자라요. 그리고 자작나무는 껍질이 이렇게 얇지 않고 두껍게 떨어져요.”

나무 박사 최승원씨의 일장연설이 끝날 즈음 노인봉삼거리에 당도한다. 노인봉과 소금강 갈림길이다. 이곳에서 정상이나 노인봉대피소는 100m 거리다. 노인봉으로 향하자 조망이 다시 트인다. 황병산(1,401m)과 소황병산(1,329m)을 위시한 백두대간이 장쾌하게 흘러간다.

“지난 30일에 집사람과 노인봉에 왔을 때는 정상을 30m 남겨두고 못 올라갈 뻔 했어요. 눈이 얼마나 쌓였는지 정상을 오르다 구를 뻔 했다니까요.”

노인봉 정상에 올라선다. 동쪽으로 갑자기 발아래 까마득한 낭떠러지가 펼쳐진다. 그 산 끝자락에 동해 바다가 출렁인다. 북쪽으로는 동대산, 두로봉을 거쳐 백두대간의 장대한 산줄기가 설악산까지 뻗어나간다. 게다가 노인봉 주변의 황병산, 발왕산, 오대산 등도 하얀 설산으로 빛난다.

“저기 백두대간 너머로 보이는 하얀 산이 설악산 아닌가요?”

“맨 끝 산줄기가 서북능선이고, 귀떼기청과 대청봉도 보이네요.”

북쪽으로 첩첩산중을 이룬 백두대간 끝자락에 설악산이 우뚝 서 있다. 사방팔방 하얀 눈을 인 첩첩산중이다. 북동쪽으로는 좌백호 우청룡 백마봉과 천마봉을 거느린 소금강 계곡도 깊디깊게 펼쳐진다.

때마침 황병산 너머로 검은 구름이 몰려들기 시작하더니만 금세 노인봉에도 눈발이 휘날린다. 취재진은 정상에서 노인봉대피소로 하산,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한다. 침엽수림에 둘러싸인 노인봉대피소는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고요하고 고즈넉하기만 하다. 한때 백두대간 종주자들의 쉼터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이곳은 노인봉대피소에서 소황병산, 매봉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출입금지구역이 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멸종위기 1급인 산양 등 다수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살고 있는 백두대간 핵심생태축이라는 입간판이 인근에 서 있다.

오래전 노인봉산장의 산장지기였던 성량수씨가 당장이라도 뛰쳐나올 것만 같다. 성량수씨는 본명 말고도 백두대간 지킴이, 노인봉 산장지기, 욕쟁이영감, 산꾼, 술꾼 등등 한때 여러 이름으로 유명세를 떨쳤다. 그 중에서 제일 어울리는 별명이 욕쟁이다. 나물을 함부로 캐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을 보면 욕을 한 바가지 쏟아내곤 했다. 그만큼 그는 대간을 아우르고 있는 마음이 남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사람이 떠난 노인봉산장은 등산인들의 취사를 감시하는 CCTV가 2대나 설치된 무인대피소로 증개축됐다. 이미 비법정탐방로가 된 백두대간에 굳이 대피소를 만들어놓은 까닭이 심히 궁금하다.

잠시 후 눈보라가 잠잠해진 틈을 타 진고개를 향해 산을 내려선다. ‘저벅저벅~’ 눈 밟는 소리에 아쉬움이 가득 묻어난다. 올 겨울 처음이자 마지막 심설산행이 아닐까 하는 안타까움이다.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일출명산 가이드/선자령...
낮은산 좋은산 / 팔봉산...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납량계곡/응봉산 용소골...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눈꽃 명산 가이드/계방...
늦가을 억새산/ 오서산...

HOME 게시판 산행기 정기구독신청 회원가입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 right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00-1호에 따른 사업자등록번호 106-05-87315
회사명: 도서출판 사람과산/ 등록번호: 서울, 아04289 /
등록일자: 2016년 12월 20일 / 제호: 사람과산 /
발행인: 조만녀 /편집인: 강윤성 /청소년보호책임자: 노주란/
발행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12, 309호(가산동, 코오롱디지털타워애스턴) /
발행일자: 2003년 4월 21일 /TEL (대)02-2082-8833 FAX 02-2082-8822
copyright © 1989 - 2007, 사람과 山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은 마운틴코리아에 귀속하며 무단 복제나 배포 등 기타 저작권 침해행위를 일체 금합니다.
contact
webmaster@mountainkorea.com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