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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경산행 _ 백두대간 덕항산과 준경묘

 

저 너머 화전하기 좋은 더기 뫼

사진 글 · 정종원 기자

 

백두대간 상에 솟은 덕항산(1,072m)은 삼척시 신기면과 태백시 하사미동 경계에 솟은 산이다. 원래 이름은 덕메기산이었다. 덕메기산은 삼척쪽에서 부르던 것으로 “저 너머에 화전하기 좋은 더기(고원)가 있는 뫼”라는 뜻이다. 그것이 덕목이로 변해 목 항(項) 덕항산으로 표기된 듯하다. 그 더기는 지금 광동댐 수몰민들의 고랭지 채소밭이 되어 있다.

덕항산은 동쪽과 서쪽이 완전 다른 산이다. 환선굴이 있는 삼척시 쪽은 깎아지른 듯한 석회암 사면이고, 고랭지 배추밭이 많은 태백시 쪽은 1,000m대 고위평탄면이다.  삼척 대이리 군립공원 쪽은 석회암 사면에는 환선굴, 대금굴 같은 동굴들과 촛대봉, 사다리바위, 나한봉 등 같은 기암들이 즐비하다. 그래서 산행 역시 삼척 쪽이 급경사로 이루어져 산행이 힘들고 소요시간이 길다. 반면 산세가 부드러운 태백시 쪽은 산행이 편하고 소요시간이 짧아 백두대간 종주 탈출로로도 자주 이용된다.

산행과 준경묘를 연계하기 위해 태백 하사미동 예수원에서 출발하여 구부시령을 거쳐 덕항산을 지나 귀네미 마을인 일명 ‘배추고도’라 불리는 평원을 거쳐 다시 큰재에서 1.6km 댓재 방향으로 진행하면 준경묘로 하산하는 이정표가 있다.

그 반대로 댓재에서 출발하면 황장산을 살짝 넘어 더욱 수월하게 준경묘로 하산할 수 있다. 준경묘로 하산 길은 처음엔 가파르지만 어느 정도 내려서면 명품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지난다. 아름드리 소나무에 눈을 떼지 못하는 구간이다. 소나무 사이로 두타산 조망이 펼쳐진다.

준경묘에 이르면 먼저 명당의 기운이 왕성하여 혈을 맺고도 남은 기운이 지상으로 분출됐으니, 바로 준경묘 진웅수다. 시원하게 한잔 들이키고 천천히 준경묘를 둘러본다.

준경묘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5대조이며 이양무 장군의 묘이다.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후 나라에서 제사를 지내고 수호군을 두고 관리했다. 고종 때(1899년)에 묘호를 준경으로 공식 추봉하고, 묘소 수축, 제각 및 비각 건립 등 대대적인 정비를 했다.준경묘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에 2001년 속리산 정이품송과 혼례를 올린 삼척 수형목 미인송이 아름다운 자태로 하늘로 곧게 쭉 뻗어있다. 세계 최초로 소나무 전통혼례를 치러 한국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준경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금강소나무는 날씨에 따라 보는 느낌이 다르다. 맑은 날에도 좋고 비 오는 날엔 운무가 끼어 기분이 묘하게 하늘을 걷는 기분이다. 준경묘를 둘러본 후 근처 이성계의 5대 조모 이양무 장군의 부인 이씨 묘인 영경묘도 함께 둘러보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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