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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연과의 밀접

글 사진 · 이규태(사람과 산 전 편집주간)

 

“별지붕 아래 바람이불 덮고서 비박에 들어간 어젯밤. 누에고치 속 번데기처럼 침낭 속에서 꿈틀거리다 잠이 들었다. 불편한 잠자리에 ‘선잠을 자겠지…’ 했는데 한 번도 깨지 않고 단잠을 잤다. 아침 해가 능선 너머에서 살짝 얼굴을 내밀며 따스이 비춘다. 겨울바람이 코끝을 스치고 햇살은 뺨을 어루만진다.”

옛 메모를 뒤적이다 보니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이 있어서 혼자 웃음도 나고 좀 쑥스럽기도 했다.

‘비박’이란 야생에서 텐트 없이 자거나 밤을 지새우는 일종의 불시노영이다. 보통은 짐을 가볍게 하고 텐트플라이, 비닐방수포, 젤트색을 이용해서 ‘계획된 비박’을 하는 경우가 많다. 조망 좋은 능선, 널찍한 테라스(암벽에서 선반같이 된 곳), 계곡 옆 암반이나 바위 밑에서의 비교적 편안한 비박이 있는가 하면 비 오는 날, 겨울철 눈밭, 심지어 바위에 매달려 괴로운 비박을 하기도 한다.

 

비박은 불편함이 기본, 흔적을 남기지 않아야

영어로 비부액(bivouac, 천막 없는 야영), 프랑스어로 비부악(bivouac, 야영·모닥불), 독일어로 비바크(biwak, 천막 없는 야영)로 발음한다. 우리말의 비상숙박을 줄인 비박(非泊)과 발음이 비슷하지만 비상숙박의 숙박(宿泊)이란 말은 집이나 여관 등 건물에 머무는 것을 뜻하므로 같은 의미로 사용할 수는 없다. 비부액 또는 비바크로 발음해야 할 외래어가 ‘비박’이라는 우리말처럼 잘못 통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캠핑이나 비박은 인간이 다른 개체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야하며 인간도 자연생태계 일원으로서 어떻게 그들을 보살펴야 하는지를 일깨워준다. 비박은 자연과 밀접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야생의 일원이 되어 그동안 잊고 있었던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다.

대부분의 등산자들은 언젠가는 한 번 산에서 비박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요령을 모르고, 비박은 대단한 산행경력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박을 한다는 것은 캠핑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고 오히려 캠핑보다 더 간단히 짐을 챙겨서 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면도 있다. 게다가 장비의 발달로 경량화 된 제품을 이용해 쾌적한 비박등산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비박은 불편함이 기본이므로 그것을 불평해서는 안 된다. 맨 먼저 바람을 피해야 한다. 간이천막이나 젤트색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것이 없다면 돌이나 천, 비닐로 바람을 막는다. 다음으로 습을 막는다. 바닥의 습은 매트리스나 비닐이면 된다. 새벽에 내리는 이슬은 비닐방수포나 천으로 막는다. 계절에 따라 모기, 진드기, 산짐승 피하기에 약간의 신경을 쓰면 된다. 바르거나 뿌리는 것으로 준비한다. 그리고 여분의 방수포와 예비 끈을 준비한다. 이것은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요긴한 도구가 된다.

습기, 추위, 바람, 어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장비만을 선택한 다음 그것을 가벼운 것으로 바꿔 중량을 최소화 한다. 식량을 준비할 때는 산에 남겨질 가능성 있는 것(포장지, 과일껍질 등)은 미리 제거한다. 수건 한 장, 칫솔 손잡이도 짧게 잘라서 부피와 무게를 줄인다. 비누를 사용하지 않는 세면, 치약 없는 양치질에 익숙해져야 하고 그릇 닦은 휴지, 용변 뒤처리 휴지, 먹다 남은 음식도 모두 되가져와야 함을 염두에 둔다.

“어떻게 하면 내가 머물렀다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돌아올까?” 그걸 생각하면 용변은 출발 전에 해결하고 음식은 미리 조리하여 행동식으로 준비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밤하늘 아래서 따뜻한 차 한 잔 하기위한 준비는 그것대로 하면 된다. 금연하는 것이 좋겠지만 꼭 피우겠다면 휴대용 재떨이를 반드시 준비하고 그것이 없다면 담배를 끌 때는 비벼 끄지 말고 피우던 그대로 담뱃갑에 넣고 공기를 차단하면 바로 꺼진다. 이것은 쉽고 확실한 방법인데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꽁초를 다시 피울 수 있는 방법도 된다. 내 친구가 항상 하고 있는 방법이다.

 

자연보호는 어떻게 접촉할 것인가의 문제

산에서 밤을 지새우지 않는 등산이란 반쪽짜리 등산이다. 비박이란 자연의 한 지점에서 조용히 누웠다 가는 가장 자연친화적인 수단의 하나다. 자연과 접촉하되 어떻게 접촉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이 중요한 일이다. 자연환경 파괴는 자연과의 단순한 접촉이 아니라 돌보지 않음에 있음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자연이나 생태계 보호는 돌봄에서 출발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산에서 취사야영이 제한되면서 등산의 낭만은 사라지고 있다. 또 야영을 하는 것이 마치 자연보호에 역행하는 듯한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편견일 뿐이다.

획일적으로 자연과의 접촉을 차단하고 출입을 원천봉쇄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접촉해야 한다’는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알려야(강조해야) 한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것이 파괴를 막는 현명한 방법이다. 접촉의 원천봉쇄는 얼핏 효과가 있는 듯 보이지만 그건 착시현상일 뿐, 방치하는 것에 불과하다. 보호란 관찰과 예방에 있다. 관찰과 예방은 많이 참여할수록 좋다. 관련 기관도 나름 여러 가지 노력은 하고 있겠지만 수천 명이 관찰해도 놓치기 쉬운 것을 몇 명의 감시요원이 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나무에 의지해 하룻밤을 지새우고, 바위틈에서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밤을 지낸 사람이 어찌 나무와 바위를 함부로 대하겠는가.

자연과의 접촉에서 무엇을 느낄 것인가? 등산을 하는 목적과도 연결되는 문제다. 산에 간다는 것은 자연과의 접촉을 의미한다. 떠오르는 태양이나 풀잎에 맺힌 이슬, 능선 넘어가는 해를 바라보고 어둠을 맞으면서 감성은 정화된다. 같은 자연현상을 바라보면서 무엇을 느낄 것인가는 각자의 선택이다. 받아들일 준비를 한 만큼 감동은 쌓인다. 마음에 쌓인 감동. 이것도 자산이다.

자연의 생명력을 인정하는 것은 감동을 받아들이기 위한 출발점이다. 초목도 생각이 있을 수 있다. 흙이나 바위도 마찬가지다. 단지 인간과 다른 매커니즘일 뿐이다. 시간이나 온도가 만들어내는 일시적인 현상, 일출, 바람, 구름, 무지개, 비와 눈, 물의 흐름, 별의 반짝임까지도 생명력을 부여하고 싶으면 그리하라. 그리하여 감성이 정화된 아름다운 감동의 결정체를 마음의 곳간에 차곡차곡 쌓으면 된다.

준비된 비박산행은 더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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