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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구간을

한다 

글 · 김병준(전 대한산악연맹 전무이사)  사진 · 사람과 산 DB

 

백두대간(白頭大幹)은 무엇인가?

일찍이 18세기 중반, 조선 영조 때 “산줄기는 물을 건너지 않고, 산이 곧 물을 가른다.”는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의 원리에 입각한 조선의 산맥체계를 정리한 책 <산경표(山經表)>에 1대간(大幹), 1정간(正幹), 13정맥(正脈)이 자세히 명기되어 있다. 여기에서 1대간이란 바로 백두대간을 말한다.

백두대간이란 성산(聖山) 백두산(2,750m)에서 발원하여 지리산 천왕봉(1,915m)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1,625km의 가장 긴 산맥으로 우리 한반도 땅의 등줄기 즉 척추이다. 우리 민족의 5천년 역사와 문화가 이어져온 그 기나긴 터전의 근원이었으며, 변함없는 우리 민족의 자존(自尊)과 자긍(自矜)으로 앞으로도 이 나라 이 땅의 무궁한 도약의 상징인 백두대간. 이 나라 젊은이라면 누구나 밟아보아야 할 성스럽고 뜻 깊은 대자연 백두대간은 남북한의 분단으로 인해 현재 종주가 가능한 구간은 지리산에서 최전방 향로봉까지의 701km이며, 이중 진부령~향로봉 구간은 군사작전지역이라 군의 허가가 필요하기에 일반 산악인들은 보통 진부령에서 끝낸다.

 

백두대간의 종주 붐(Boom)

오랫동안 감춰졌던(?) 민족의 보물 백두대간을 세간(世間)에 널리 알린 분은 지도학자 고(故) 이우형 선생이다. 불과 40여 년 전 일이다. 1980년대 중반부터 앞서가는 산악인들 사이에 서서히 퍼지기 시작한 백두대간 종주는 1990년대 초부터 남한 내의 백두대간과 8정맥을 일일이 답사하는 대장정을 주도하며 꾸준히 보고서를 연재한 등산전문지 월간 <사람과 산>의 열정으로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됐다.

이렇게 다시 그려낸 우리나라 지도는 점차적으로 산과 등산을 좋아하는 동호인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관심과 함께 전국적으로 백두대간을 찾는 산악인들이 무척 많아졌다. 여기에 우리역사와 지리 및 생물 생태계에 관심이 많은 학자와 학생들 그리고 일반시민들이 합세해 백두대간 종주를 비롯해 여러 정맥들의 종주 붐이 일어났다.

2000년대 들어서는 백두대간을 종주해야만 진짜배기 산악인으로 인정(?)받을 정도의 분위기였다. 당시 백두대간 관련 책과 보고서 등이 시중에 무려 150여 권이나 발간, 판매됐다. 이 백두대간 종주 붐은 등산장비, 야영장비 발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고, 국토사랑, LNT(Leave No Trace) 운동 등 자연보호에도 큰 관심을 일게 했으며, 나아가 통일에의 열망에 이어 애국애족정신을 기르게 했다.

 

환경훼손 등의 문제점 노출

매주 배낭을 메고 백두대간을 찾아도 몇 달 또는 1년이 걸려야 가능한 이 대장정의 수월한 접근을 위해 일부 지방에서는 단체로 참가인을 모집하는 등 백두대간 종주를 상업화하는 소규모 관광회사도 생겨났다. 양지와 음지, 기쁨과 슬픔의 양면성은 어디에서나 존재하는가 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백두대간을 종주하면서 제반 등산문화 발전에 기여하게 되고, 우리 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미래지향적 국토애 등 긍정적 효과가 눈에 띠게 많아진 반면, 백두대간의 지리, 역사, 문화,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 못하는 일부 몰지각한 탐방객으로 인해 산지와 식생이 조금씩 훼손되는 부작용도 일어났다. 이에 일부 백두대간 주변마을의 환경단체들이 “무모한 백두대간 종주는 보존차원에서 지양(止揚)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에 정부(산림청)은 2003년에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고, 이후 많은 환경단체 및 등산단체들이 백두대간 보존의식을 고취하자는 사랑운동을 매년 전개하고 있으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백두대간 구간뿐만 아니라 인근에 산재한 산악지대에 매년 등산로 정비 및 복원을 수시로 하고 있다.

 

국립공원 내 일부구간의 개방금지

백두대간의 끝자락인 지리산부터 향로봉까지 이어지는 주 능선 중 일부지역은 필연적으로 국립공원을 통과하고 있다. 정확히 남한 구간 701km 중 275km가 국립공원을 통과한다. 나머지 426km는 국립공원 지역이 아니다. 총 22개 국립공원 중 17개 국립공원이 산악지대로 이중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오대산, 설악산 등 7개의 국립공원을 백두대간이 통과한다. 이중 현재 출입을 10년 넘게 통제받고 있는 구간은 설악산, 오대산 등 4개 국립공원의 11개 구간으로 총 76.8km 거리로 아래와 같다.

그럼 왜 국립공원공단에서 위와 같이 출입과 통행을 금지시켰을까? 이유는 생태계의 희귀하고 소중한 생물 집단거주(?) 지역으로 한번 훼손되면 복원이 어려운 보호지역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장기간 금지는 이해할 수 없다. 곧바로 우회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아야 한다. 아니면 산길 양옆으로 못 들어가게 막아놓고 “들어가지 말고 조용히 통과하라.”는 주의 안내판을 걸어놓으면 된다.

 

보존과 이용

국립공원공단의 업무는 국립공원을 잘 보존하고 가꾸며, 이곳을 찾는 국민들이 귀중한 자연의 보고(寶庫)와 소통하고 공감하며, 나아가 국가의 자긍심을 느끼도록 하는 일이다. 국립공원의 보존과 이용은 공단의 존재이유다. 어느 한쪽을 위해 다른 한쪽이 희생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생겨난 위험한 구간은 일시적으로 막아놓았어도 보수 보강한 이후 즉시 개방해야한다. 어디까지나 이용자의 편에 서야 한다. 지역마다의 특수성이 있기에 4계절에 따라 혹 일시적 금지는 있을 수 있어도 10년 이상의 장기 금지는 결코 있을 수 없다. 필요에 의해 그곳을 통과해야하는 선량한 국민들이 범법자가 되는 억울함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때문에 위에 명기한 백두대간 통제구간도 빠른 시일 내에 해제해야 마땅하다. 사전예약제 도입, 다수인원 제한, 안내자 제도 등 현명한 방법은 많다. 선진국 국립공원 사례를 얼마든지 참조할 수 있으며, 경북 울진 ‘금강송 숲길 탐방’이 그 좋은 예다. 백두대간을 종주했을 때의 감동과 환희를 보다 많은 젊은이들이 가슴깊이 새기도록 해야 한다.    

 

무조건 금지는 지양해야

지금 현재 국립공원은 ‘재난안전법’, ‘자연재해대책법’에 의해 태풍, 대설, 호우주의보 등 발령이 나면 무조건적 통제를 하고 있다. 아예 입산금지 조치를 취한다. 이야말로 없어져야 할 탁상행정의 본보기다. 국민안전처가 제공하는 ‘국민행동요령’이 있듯이 국립공원 별로 산악인 행동요령을 제정하여 산별, 구간별 세분화하여 일반국민의 상식에 맞는 통제를 해야 한다. 무조건적 입산금지 조치는 시쳇말로 말도 안 된다.

또 일반탐방객과 암벽, 빙벽을 찾아 전지 훈련하는 등반을 구분해야 한다. 험산을 찾는 산악인들에게 고된 훈련과 자연의 변화에 따른 위험노출, 위기극복 등은 순전히 그들의 몫이다. 공단의 책임이 아니며, 다만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조직망, 구조장비 등을 갖춰놓아야 함은 바람직한 자세다. 공단은 공원을 관리해야지 사람을 관리해서는 안 된다. 권고할 수는 있어도 강제집행은 옳지 않다고 본다.  

 

공단에게 쓴 소리 한마디

지난 9월 23일, 6개 산악단체와 식생 전문가들이 설악산 미시령~ 황철봉(1,381m) 구간을 답사했다. 필자도 따라나섰고 국립공원 직원이 동행했다. 대체로 산길은 선명한 편이었으나 많이 망가져 있었고, 곳곳에 이정표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개방한다 해도 상당기간 사전보수가 전제돼야 하겠다. 또한 보호되어야 할 귀중한 식생들은 많이 헤쳐져 있고, 순전히 멧돼지의 낙원이었다. 눈물이 앞을 가릴 정도로 실망했다.

공단이 출입금지 시킨 중요 식생군락지가 개방했을 때보다 훨씬 망가져 있었다. 공단이 금지만 했지 제대로 관리를 하지 않아 엉망이 된 것이다. 보존과 이용은 함께 가야함을 절감했다. 도대체 사람이 하루에 수십, 수백 명 지나간다고 자연이 얼마나 파손되겠나? 오히려 사람들이 다녀야 파수꾼 노릇도 하게 되고, 더 보존하며, 더 훼손을 막게 되는 것이 아닐까? 국립공원이 자연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을 금지시킨 구간이 개방했을 때보다 더 망가져 있다면 이는 오로지 국립공원공단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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