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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최석문의 _ 은벽

 

에 목마른 등반가는

을 지나치지 않는다!


글·최석문(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사진·주민욱 기자

 

인수봉 전 루트가 사람들로 가득해도 숨은벽에서는 등반하는 이를 찾아보기 어렵다. 아마도 접근이 더 어렵고, 슬랩이나 페이스보다 크랙의 등반선이 많아서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것 같다. 호랑이굴을 지나자 우측으로 숨은벽 능선이 이어졌다. 반대편 백운대 북면에는 단풍이 제법 물들어 있었다. 이번 취재는 2017년에 새롭게 개수한 숨은벽 10번(넷이 하나 되어)이다. 숨은벽은 이전에 본지에서 한 번 소개된 적이 있지만,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어 한 번 더 소개하기로 했다.

 

넷이 하나 되어 2017

2016년 겨울, 숨은벽 능선 일원을 탐색했을 때 필자는 몇 개의 등반선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숨은벽 리지 초입에서 사기막골 방향 고래바위 아래에 있는 ‘고래의 꿈’(5.12b/c)과 호랑이굴에서 숨은벽 방향으로 약 150m 떨어져 있는 ‘넷이 하나 되어’(5.11+)가 있었다. 2016년 봄에 등반을 해본 ‘고래의 꿈’은 단 하나의 볼트도 사용하지 않고 만든 루트로, 확보지점도 직접 만들며 등반해야 했다. 이러한 루트들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벽을 잘 관찰할 수 있었던 겨울이라는 계절의 특성이 있었지만, 당시의 필자는 크랙 등반에 항상 목말라 있었고, 등반을 다닐 때마다 바위를 쉽게 지나쳐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마른 자가 샘을 판다는 말처럼 좀 더 간절한 사람들에 보이기 마련인가 보다. ‘넷이 하나 되어’ 크랙을 처음 봤을 때 내심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루트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한편으로 저렇게 멋진 등반선을 선배들이 등반하지 않았을 리 만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가 다르다 하더라도 등반에 대한 열정은 다를 리가 없기 때문이다. 이후 ‘넷이 하나 되어’는 필자의 해외 원정등반 일정으로 인하여 2017년 가을에야 루트 작업을 할 수 있었다. 가을은 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라 등산객이 많아서 가능한 인적이 적은 시간대에 루트 개수 작업을 진행했다.

‘넷이 하나 되어’ 루트 작업 중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2피치 출발지점에 있던 비석처럼 튀어나온 바위였다. 만약 등반하다 추락하면 이 바위에 부딪히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에 이것을 정리하지 않고는 등반이 위험했다. 그리고 혹여 해빙기에 떨어진다면 대형 사고가 날 정도의 큰 바위였다. 이후 예상보다 많은 시간과 노력 끝에 낙석제거 작업을 마쳤다. 그리고 2017년 11월, 문성욱씨가 자유등반으로 초등을 했다. 이 루트의 개척자료를 찾을 수 없어, 문성욱씨가 임시로 ‘넷이 하나 되어’라고 루트 이름을 붙였다.

 

숨은벽의 명품 등반선, “숨은벽 10번”

1990년 제작된 가이드북 <바윗길>에는 숨은벽 개념도가 ‘숨은벽 7번’까지만 나와 있고, ‘넷이 하나 되어’가 있는 우측벽에 대한 정보는 나와 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올봄, 1970년대의 숨은벽 개척 자료 사진을 받아볼 수 있었다. 지금껏 가칭으로 불렸던 ‘넷이 하나 되어’는 ‘숨은벽 10번’이었다. 핵심적 등반 루트인 2피치와 1피치의 10m 정도가 완전히 같았으며, 3피치와 1피치는 일부가 조금 달랐다. 이 루트는 선배 등반가들의 등반 흔적이 없었더라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보석이었기에 루트 이름을 ‘넷이 하나 되어’에서 ‘숨은벽 10번’으로 다시 정정하기로 결정했다.  

사실 2017년에 이 루트를 개수할 때, 크랙에 박힌 피톤을 발견한 뒤 안도감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은 간다는 설렘과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최소한 (국립공원 내에서 새로운 루트 개척 금지에 대한) 과태료 걱정은 사라졌으니 말이다.

3피치 구간은 원래 루트를 따라 오르는 것이 자연스러웠으나 낙석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안전한 등반선으로 일부 조정했다. 새롭게 개수된 ‘숨은벽 10번’은 확보지점을 제외하고, 1피치는 2개의 볼트만을 사용했으며, 나머지 피치에는 볼트가 없다. 하지만 2피치 시작 지점에 안전을 고려해 고정 확보물인 피톤과 너트를 크랙에 설치해 두었다.

숨은벽 10번은 3년 전 개수했지만 몇몇 등반가를 제외하고는 찾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앞서 말한 이유도 있고, 루트 자체도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이유로 숨은벽은 혼잡하지 않아 여유롭게 등반할 수 있는 등반지이다. 무엇보다 트래드(기존바위) 등반의 기본이 되는 크랙등반을 연습하기에 더없이 좋은 대상지이다. 또한, 숨은벽 10번 루트 외에도 다양한 루트가 있으므로 루트 선택의 폭이 넓다. 

  

올바른 등반 문화의 전승을 위하여

근 몇 년 동안 필자가 친구들과 등반대상지 개척과 개수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은 등반가로서의 호기심을 채우기 위함도 있지만, 작게나마 등반문화의 전승자 역할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배들이 그러했듯, 우리 세대도 선배 등반가들이 개척한 길을 다시 복원하고 재해석해서 후배들에게 전해 주어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등반의 장르는 시대에 흐름에 따라 변화되기 마련이다. 현재 어떤 형태의 등반이 인기가 있던 그 인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현재 많은 젊은이가 볼더링에 열광하고 있지만, 이 흐름 또한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같은 이유로 옛 루트가 지금 인기가 없다고 하여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 현재 전국의 국립공원에서는 추가 루트개척이 금지되어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선배 등반가들의 피톤과 볼트가 녹슬어 사라지기 전에 루트를 복원하지 않으면, 우리는 영영 루트를 잃게 될지 모른다.

그리고 필자는 현재 계획 중인 몇몇 대상지의 루트들까지만 복원하고, 더 이상 루트 개척이나 개수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 이유는 후배 등반가들의 기회와 경험의 몫으로 남겨두기 위함이다. 이러한 기회는 그들에게 있어 등반가로 나아갈 길에 대해 고민하게 할 것이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해야 또 다른 세대들에게 올바른 전승자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 하늘 아래 숨은벽에서 진행된 이번 취재, 후배 등반가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해 벽을 오르는 모습이 아름답다. 아직은 이 루트를 오르기에 부족하지만 언젠가 이곳을 자유롭게 오를 날이 올 것이다. 왜냐하면, 아주 끝내주는 등반선이 그들의 마음 한자리에 남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선배들이 이곳을 올랐던 마음과 이곳을 개수한 우리의 마음처럼 말이다.

등반을 마치고 취재원 모두 숨은벽 정상에 모였다. 후배 청년등반가들이 인수리지 쪽의 갈라진 수많은 크랙을 가리키며 “선배님, 저기에도 루트가 있나요?”라고 묻는 말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 궁금하면 직접 확인해봐!”라고 답한다. 필자도 이곳에 올 때마다 유심히 저곳을 바라보곤 했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후배들에게 경험의 기회를 남기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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