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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레드페이스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파라다이스 _ 선운산 

굳이 묻지 않아도

그냥 느낄 수 있었다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함께 하늘을 날고, 물속 깊이 들어가고, 산과 바위를 오르는 두 사람의 행보를 SNS상으로 지켜본 지 오래, 분명 여느 연인들과는 달랐다. 박호영·유난희씨는 부부의 연을 맺은 지 갓 1년이 된 신혼이다. 다양한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는 이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활동은 클라이밍, 두 사람은 최근 각각 고창 선운산의 Speed(5.13a)와 Zoo(5.12a)를 끝내며 남편은 일명 ‘써틴클라이머’, 아내는 일명 ‘트웰브클라이머’의 반열에 올랐다,

사랑하면 닮는 것인가, 닮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것인가. 해사한 미소가 똑 닮은 부부 클라이머 박호영·유난희씨와 고창 선운산으로 간다.

 

한국 자유등반의 도약대

선운산(禪雲山·336m)은 경수산~개이빨산~청룡산~비학산~구황봉과 능선으로 이어지며 고찰 선운사(禪雲寺)를 둥글게 감싸고 있다. 봄이면 삼천여 동백나무와 분홍 벚꽃의 향연이 이어지고, 가을엔 붉은 잎 상사화와 형형색색 단풍이 아름답기로 손에 꼽힌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기암이 많아 사시사철 등산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산이다.

아름다운 선운산은 한국 제1의 프리클라이밍 등반지로도 유명하다. 1993년 2월, 선운산 천마봉을 시작으로 점화된 투구바위, 속살바위, 할미바위의 개척은 이전까지 슬랩과 크랙을 중시하던 한국 클라이머의 관심을 스포츠등반으로 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후 지난 30여 년간 수많은 등반가가 이곳에서 250여 개의 개척 역사를 써 내려갔으며, 선운산은 명실상부 한국 최대·최고의 암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남편과 처음 선운산에 왔을 때, 등반지까지 2시간이 걸렸어요. 그때 둘 다 선운산이 처음이었는데, 도솔제로 가야 하는 걸 도솔암으로 갔지 뭐예요~(웃음)”

일주문을 지나 울창한 숲길에 들어선다. 주차장부터 등반까지는 도보 30여 분, 내리 평탄한 오솔길을 따르다 도솔제 이후 10여 분은 짧은 산행이 이어진다. 도솔제 직전 카페 모크샤에서 좌측 갈림길로 빠져야 하는데, 등산로가 잘 보이지 않아, 초행길이면 길을 잃기 쉽다. 아니나 다를까 유난희씨가 선운산과의 첫 만남을 떠올리며 한바탕 웃는다.

“저희도 여기서 길을 잃었었어요. 길을 헤매느라 계획에도 없던 뜻밖의 등산으로 둘 다 완전히 녹초가 됐었죠. ‘등반지 모습만이라도 눈에 담고 가자’라는 마음으로 이 악물고 속살바위를 찾았던 웃픈 기억이 있어요.”

부부가 처음 선운산을 찾았던 날, 남편 박호영씨는 선운산의 가장 대표적인 루트인 새내기(5.11b)를 온사이트로 끝냈다. 새내기는 지난 1994년 김동현씨가 개척한 페이스·침니 스타일의 루트로, 원주 간현암의 허니문(5.11d), 용인 조비산의 무심(5.12a)과 함께 국내 스포츠클라이밍 3대 입문 코스로 꼽힌다. 동급(5.11b)의 다른 루트들 보다 체감 난도가 높다고 평가되어, 여느 온사이트보다 인정받는 루트다.  

“막상 바위에 도착하니 등반 욕구가 샘솟더라고요. 많은 클라이머가 새내기를 등반하고 있길래 호기심에 붙어봤는데, 그렇게 유명한 루트인 줄은 나중에 알았어요.”

 

눈빛, 호흡 그리고 등반

도솔제를 지나자 등산로가 시작된다. 빗물을 가득 머금은 흙길과 이끼로 뒤덮인 바위, 아직 바위로 향한 클라이머가 없는지, 나무 사이사이에는 거미줄이 가득하다. 등반지 표지판을 지나면 바로 보이던 속살바위가 긴 장마의 여파인지 울창한 나무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수풀을 헤쳐 도착한 속살바위, 바위 정상의 웅덩이에서 떨어지는 물줄기가 작은 폭포를 만든다.

“와 눈빛 좋네.”

박호영씨의 등반을 내려다보던 주민욱 기자가 나지막이 한마디 뱉는다. 그가 붙은 루트는 Jcc3(5.11c). Jcc3는 등반길이가 23.5m에 달하는 속살바위에서 가장 긴 루트로, 지구력과 정신력을 기본으로 요한다. 양옆의 Jcc2(5.11b)와 Zoo(5.12a)는 숱하게 올랐던 그이지만 Jcc3는 이번이 처음, 박호영씨가 새로운 온사이트에 도전한다.  

“앗 여기 홀드 안에 물이 가득 차있어요. 여보, 잠깐 쉴게요!”

각진 홀드와 뻥홀드가 번갈아 나오며 등반자에게 쫄깃함을 선사하는 Jcc3, 홀드 간 거리가 먼 구간에서 박호영씨가 잠시 휴식을 외친다. 30초의 짧은 휴식을 마치고 다시 완등앵커까지 달리듯 오르는 박호영, 아쉽게 온사이트는 놓쳤지만, 첫 시도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 순식간에 등반을 끝내고 하강한다. 온사이트가 뭐가 중요하랴. 루트파인딩과 눈빛만으로도 그의 실력은 증명되었다.

“오랜만의 재등이네요, 몸이 동작을 기억하려나 모르겠어요~”

“여보, 자신감을 가져요! 우리 아내 화이팅!”

뒤이어 유난희씨가 등반을 이어간다. 그녀의 선택은 Zoo(5.12a). 선운산의 대표적인 5.12급 입문 루트인 Zoo는 상단부에 길게 늘어진 오버행부터 크럭스가 시작된다. 오버행의 끝에 ‘코끼리코’라 불리는 투포켓 홀드를 잡고 바위 턱을 넘어서는 고난도 동작을 구사하는 게 하이라이트다. 크럭스의 바위 각도가 쎄고 구간이 길어, 도중에 추락할 경우 바닥까지 하강하는 게 일반적, 호락호락하지 않은 난이도에 매 주말 ‘5.12 Climber’의 꿈을 가진 수많은 클라이머의 탄식과 비명이 코끼리코 아래에서 쉼 없이 울려 퍼진다.

“후-하 후-하. 흡!”

유난희씨가 거친 호흡을 내쉬며 첫 번째 오버행 크럭스 구간을 넘어선다. 뒤이어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높게 올려 훅(Hook) 자세를 취한 뒤, 오른손을 길게 뻗어 코끼리코를 매섭게 뜯는다. 등반자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연달아 이어지는 크럭스, 유난희씨의 호흡도 점차 가빠진다. 마침내 완등앵커에 로프를 통과시키며 성공적인 재등을 보여준 유난희. 그녀의 등반을 조용히 지켜보려 했건만, 자연스레 입 밖으로 응원소리가 튀어 나온다.  

“가자가자! 나이스! 꺅! 멋져요!”

 

남편의 빌레이를 보는 행복한 아내  

“여보 로프는 제가 챙길게요~”

“네 여보~ 물은 얼마나 가져갈까요?”

속살바위 등반을 마치고 투구바위로 이동한다. 짐을 챙겨 오르는 길, 박호영씨와 유난희씨가 서로를 살뜰히 챙기며 알콩달콩 대화를 나눈다. 어라? 가만히 들어보니 두 사람 사이에 존댓말이 오고 간다. 마침 궁금증이 들던 차, 주민욱 기자가 부부에게 질문을 던진다.

“언제부터 서로 존댓말을 썼는교?”

“연애 초기부터 자연스레 존댓말을 쓰자는 의견이 맞았어요~(웃음)”

투구바위에 오르자마자 박호영씨가 쌍바위골의 슬픔(5.12a) 앞에 선다. 빠르게 루트파인딩을 마치더니 130도가 넘는 오버행을 한방에 넘어서는 박호영, 금세 네 번째 볼트를 지나 직벽구간에 들어서더니 다음 홀드를 향해 몸을 날린다. 조금의 주저함도 느껴지지 않는 그의 등반, 덩달아 유난희씨도 잠시도 긴장을 늦출 틈이 없다.

하강 후 빌레이를 봐준 아내에게 ‘고맙다’는 말 대신 조용히 미소를 날리는 남편, ‘수고했다’는 말 대신 답례로 활짝 웃어 보이는 아내. 3년여 전 같은 암장을 다니며 인연이 시작된 두 사람, 길지 않은 시간 동안 동료에서 연인으로, 다시 부부의 연으로 이어진 러브스토리를 듣고 싶었으나, 두 사람의 오고 가는 마음을 지켜보니 굳이 묻지 않아도 그냥 느낄 수 있었다.

“남은 인생의 목표는 ‘아내와 추억 많이 쌓으며 행복하게 살기’에요”

“내 남편 호영씨, 많이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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