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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정중앙 양구


양구 둘레길 _ DMZ 펀치볼 둘레길

 

전쟁의 아픔과 평화가 공존하는 길

 

DMZ 펀치볼 둘레길은 국토 정중앙 최북단이라는 상징성과 전쟁과 평화에 관련된 테마를 중심으로 조성한 73.22km의 숲길이다. 평화의 숲길, 오유밭길, 만대벌판길, 먼멧재길 4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백두대간 트레일’의 시발점이다. 남방한계선 철책선이 있던 곳을 따라 조성하여 ‘DMZ 펀치볼 둘레길’이라고 이름 붙여졌다.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비무장지대(DMZ)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해안면은 전체가 민간통제선 이북지역이며, 가칠봉(1,242m)~대우산(1,178m)~도솔산(1,148m)~대암산(1,304m)~먼맷재(740m)~달산령(807.4m)으로 능선이 연결된다. 이 능선이 감싸고 있는 분지를 펀치볼(Punch Bowl, 화채 그릇)이라 부르는데, 한국전쟁 당시 외국인 종군기자가 가칠봉에서 내려다본 분지의 모습이 마치 칵테일을 담은 화채 그릇처럼 보인다고 하여 이름 붙여졌다.  

청정 자연의 깨끗함을 간직하고 있는 DMZ, 전쟁의 상처와 휴전이라는 불안한 평화가 공존하는 펀치볼, 탐방객들은 양구 최전방 해안 분지의 독특한 지형과 산림을 체험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의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마을 주민들의 생활을 만날 수 있다. DMZ 펀치볼 둘레길을 걸으며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는 특별한 시공간적 체험을 떠나보자.

군사분계선의 상징물, 평화의 숲길

평화의 숲길(14km, 약 4시간 소요)은 남방한계선에 가장 근접한 코스로,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시작해 청룡안~자작나무숲~와우산전망대~더덕농장~대형벙커~정안사~와솔쉼터~해안면사무소로 이어진다. 탐방객들은 국토분단의 상징물인 교통호, 벙커, 월북방지판, 철책선 등을 접하며 평화의 소중함을 인식하고, 숲길체험지도사에게 평화의 숲에 얽힌 전설을 들을 수 있다.

평화의 숲길의 하이라이트는 와우산과 대형벙커다. 와우산(598m)은 양구군 해안면 이현리와 후리에 걸쳐 있는 작은 산으로, 가칠봉이나 을지전망대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소가 엎드려 있는 모습처럼 보인다. 자작나무숲을 지나 와우산 전망대에 오르면 육각정이 있다. 와우산 전망대 북쪽 하산로는 봄에 벚꽃이 장관을 이루는데, 초여름에는 버찌 따먹기 체험이 진행된다.  

능선길 끝자락에 있는 대형벙커는 탐방객들에게 숲 속의 오아시스와 같은 달콤한 휴식을 선사한다. 벙커는 100명은 족히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방문객들이 많은 날이면 마을주민들이 벙커 안에서 향토음식과 음료를 판매한다. 벙커 앞에는 화장실도 설치되어 있어, ‘숲속카페 지하벙커’라 불리기도 한다.

최고의 조망 자랑하는 오유밭길

오유밭길(21.1km, 약 5시간 30분 소요)은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시작해 해안재건비~동막동길~지뢰밭길~평상고원의 상상바위~과수원~느티나무쉼터~부부소나무전망대~솔기봉쉼터~DMZ 자생식물원으로 이어진다.

오유밭길은 여름철에 가장 인기가 좋다. 오유밭길 코스는 대부분 내리 울창한 숲길을 걷기 때문에 그늘진 등산로를 걸으며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다. 대우산 자락의 고원지대 황톳길을 지나 상상바위에 오른 뒤 돌계단을 내려서면 사과밭과 과수원에 도착한다. 과수원 맞은편으로 산림유원자원 보호림이 있는데, 탐방객들은 보호림에 접하면서 천연기념물인 산양, 삵, 오소리, 멧토끼, 하늘다람쥐 등 야생동물의 흔적을 발견하고, 금강초롱, 앵초, 붓꽃, 노루귀, 복수초, 얼레지 등 다양한 희귀야생화를 눈앞에서 보는 진귀한 경험을 하게 된다.  

솔기봉전망대에서 20여 분 거리에 있는 부부소나무전망대는 둘레길 4개 코스 전구간 중 조망이 가장 좋은 곳으로 꼽힌다. 마치 부부처럼 나란히 서있는 두 그루의 소나무를 지나면 전망대에 오를 수 있다. 전망대에 서면 펀치볼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칠봉~천봉~대우산~도솔산~대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며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소나무 조림지와 탁 트인 대평야, 만대벌판길

만대벌판길(21.9km, 약 5시간 30분 소요)은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시작해 잣나무숲~냉장쉼터~만대저수지~DMZ 자생식물원~성황당쉼터~성황당~나래바위쉼터~숲속길의인공조림지~만대리지뢰밭숲길로 이어진다. 만대벌판길은 대암산 자락의 능선과 계곡을 오르락내리락 걷는 구간으로, 탐방객들은 시원한 계곡 산행과 더불어 아름다운 소나무 조림지 아래로 펼쳐진 만대평야의 탁 트인 경관을 감상하며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만대벌판길에서 탐방객들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는 곳은 만대저수지이다. 오유밭길이 끝나는 DMZ 자생식물원 전면에 위치한 만대저수지는 조망이 좋고 주위로 팔각정, 화장실 등의 쉼터가 있어 마을 주민들의 휴식처가 되어준다. 저수지 곁으로 펼쳐진 1만여 평의 감자밭은 가을이면 새하얀 꽃을 활짝 피우면서 환상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DMZ 자생식물원 앞의 만대천 돌다리를 건너 통문을 지나면 성황당이다. 도솔산 성황당은 매년 마을 주민의 무사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제례를 지내는데, 옆에는 수령 180여 년의 졸참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성황당 앞의 돌계단으로 내려서면 인공조림지가 나오고, 조림지 숲길을 벗어나 농로를 따라 걷다보면 길은 먼맷재길이 시작되는 만대리 지뢰밭 숲길에서 끝난다.

 

능선 따라 특별한 감동 선사하는 먼맷재길

먼맷재길(16.2km, 약 4시간 20분 소요)은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시작해 지뢰지대~아리랑고개~군헬기장~먼멧재봉~정차방호벽으로 이어진다. 먼멧재길은 둘레길 4개 코스 중 안전에 가장 신경써야 하는데, 코스의 대부분이 민통선을 따라 걷는 길로, 지뢰사고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쪽 산하를 가장 가까이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탐방객에게 가장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구간이다.

곧게 자란 자작나무와 야생화 가득한 후리 자작나무 숲을 지나면 등산로 끝에 포장도로가 나온다. 포장도로를 따라 만대천 침사지를 지나면 지뢰지대가 나오는데, 위험경고판과 철조망이 많아 오싹한 긴장감을 준다. 이 부근은 1960년대 초에 지뢰 매설이 많이 되어 진입을 통제하고 있다. 통제구역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전하다.

지뢰지대를 지나면 인제군과 경계를 이루는 산 능선을 만난다. 능선은 민통선을 따라 이어지며 먼멧재길의 주봉 통일봉을 지난다. 능선에 오르면 금강산, 무산, 운봉, 스탈린고지 등 지금은 갈 수 없는 북녘 산하와, 남쪽의 설악산, 점봉산, 향로봉 등 산봉우리가 그림처럼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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