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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문의 벽 | 북한산 백운대

 

불꽃같은 기개…

김개남 장군을 만나러 가는 길!

 

글 · 최석문(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사진 · 주민욱 기자

 

봄을 떠올리기에는 너무도 혼란스러운 3월이다. 코로나19는 사회의 모든 면에 변화를 가져왔다. 극장, 시장 등 도심에서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예전처럼 북적이지 않는다. 실내 암장도 휴관을 하는 곳이 많다. 필자도 올해는 좀 더 다양한 등반 대상지를 찾아 볼 계획이 있었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모두 미뤘다.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사람 사이의 접촉을 줄이는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은 피하고 있다.

하지만 매 주말 다니던 산을 가지 말아야 한다 생각하니 허전함과 무기력에 견딜 수 없었다. 주말 서울 기온을 보니 최저 기온 영하 2도, 낮 기온은 영상 10도다. 아직 날이 쌀쌀해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취재 날을 잡았는데, 예상과 달리 많은 인파가 산을 찾았다. 다른 이들의 마음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하다.

 

예비부부와 백운대 등반

“선배님, 오전에 노적봉에서 등반하고, 오후에 북한산 기슭에서 올리는 저희 결혼식에 놀러오세요”

이번 취재에는 오랜만에 청년 등반가 김우경(블랙다이아몬드 코리아), 이수항(파타고니아 앰버서더)씨가 동행했다. 보기 좋은 클라이머 커플인 김우경씨와 이수항씨는 오는 5월에 결혼한다는 반가운 소식도 함께 가져왔다. 바위에서 등반과 함께 식을 올리는 그들의 결정에는 진정 등반과 산을 사랑하는 마음이 담겼다. 이 특별한 결혼식에서 신랑신부와 하객들은 모두 등산복과 배낭을 멜 것이고 같이 땀방울을 흘릴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부부 등반가의 모험과 도전에 응원을 보내며, 기쁜 마음으로 답했다.

“그럼요 당연히 가야죠, 우경씨!”

백운대(836m)는 북한산의 최고봉으로, 암벽등반이나 백운대 동면으로 걸어올라 가는 일반 등산로를 이용해 오를 수 있다. 백운대 동면은 인수봉이 인접해 있어 초급자를 교육하기에 좋아, 등산학교에서 교육장소로 자주 이용한다. 숨은벽과 마주하고 있는 백운대 북면은 잡목과 바위로 이뤄져 있어 등반 루트는 없다. 백운대의 주요 등반 루트들은 남면과 남서면에 위치하고 있는데, 남서면에는 9피치의 긴 루트 ‘시인 신동엽길’이 가장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SR 형제 리지’ 등 여러 루트들이 개척되어 있다.

이번 등반 취재 대상지는 백운대 남면의 ‘김개남 장군길’을 선택했다. 김개남 장군길은 경원대 산악부가 1994년에 개척한 코스로, 1894년 5월의 동학농민혁명을 떠올리며 ‘김개남 장군길’과 ‘녹두 장군길’로 루트 이름으로 정하게 됐다고 한다. 개척된 지 26년이라는 긴 시간이 지난만큼, 볼트에서 오래전 개척자의 흔적이 느껴진다. 부식이 발생하거나 행거가 돌아가는 볼트가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도선사 주차장에서 백운대 남면까지는 대략 한 시간 정도 소요되며. 인수봉에 비해 찾는 이들이 적어 비교적 한적하게 등반할 수 있다. 위문을 지나 100여 미터 내려가면 우측으로 등반 안내판이 보인다. 김개남 장군길은 남향이라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기온이 조금 낮더라도 등반에 큰 지장이 없다. 또한, 백운대 루트 중 가장 짧은 곳이며, 출발지점에 여럿이 함께 사용해도 좋을 만큼 넓은 자리가 있다.

출발지점에 도착해 짐을 풀고 촬영에 앞서 점심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자연 낙빙이 발생한다. 지난 며칠간 영하로 떨어졌던 기온의 영향으로 1피치 종료 지점에 생긴 얼음이 떨어진 것이다. 다행히 떨어지면서 작게 부서져 취재진에 큰 피해는 없었지만, 해빙기에는 낙석과 낙빙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운칠기삼 김개남 장군길

김개남 장군길은 페이스, 슬랩, 크랙 등 다양한 형태의 바위를 오르는 루트다. 정상까지 등반 길이는 5피치이며, 각 피치의 길이는 30미터를 넘지 않는다. 대부분의 확보 지점이 양호한 편이나, 1피치 확보 지점이 살짝 불안하므로 2피치까지 한 번에 등반하는 것도 좋다. 다만 퀵드로가 15개 이상 있어야한다. 한 번에 두 피치를 오르는 것은 중간에 캠을 설치하며 등반하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1피치는 막힌 크랙과 페이스 홀드를 이용해 오르는 다양한 재미가 있는 루트다. 바위의 흐름과 동작을 읽어 낼 수 있는 안목이 있다면, 충분히 한 번에 오를 수 있다. 조금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에는 볼트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부담 없이 동작을 취해도 위험하지 않다. 2피치는 마치 껍데기가 떨어져 나간 모양의 바위(일명 누룽지 홀드)를 잡고 오르는데, 손끝 맛이 좋다. 2피치 종료 지점은 물이 흘러내리는 지점에 있다.

시즌 첫 슬랩 등반은 언제나 긴장하게 된다. 겨우내 실내암장에서 손으로 잡고 하는 운동만을 하다 적응 없이 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오르는 슬랩 등반은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미묘한 발의 움직임과 균형 유지, 손끝으로 쥐어뜯는 섬세함, 슬랩은 분명 나름의 재미가 있는 등반이다. 하지만 필자는 슬랩 등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슬랩은 기온과 습도에 민감하다. 특히 난이도가 높을수록 등반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커진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어려운 슬랩 등반을 ‘운칠기삼(運七技三, 사람이 살아가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의 성패는 운에 달려 있다)’이라는 말로 위로하기도 한다. 오늘 날씨는 슬랩 등반을 즐기기에 아주 좋다. 습도가 낮아 홀드 마찰력이 좋고, 날이 선선해 땀도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등반지에는 유독 슬랩을 따라 만들어진 루트가 많다. 심지어 전 피치가 슬랩으로 되어 있는 루트도 있다. 이는 암벽 자원이 없기 때문에 그러한 방향으로 발전해온 것이다. 루트 개척은 등반가의 모험과 도전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바위에 구멍을 뚫어 설치하는 볼트를 필연적으로 쓸 수밖에 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얼마전 모 신문사에서 ‘루트 보수’에 대해 기사로 다룬 적이 있다. 그때 기사를 접한 대중의 대다수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이에 대해 뭇 등반가들은 ‘등반의 이해가 부족한 사람들이 모르고 비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한편으로는 등반가인 우리가 그동안 ‘어떤 규칙을 만들었고, 어떻게 절제하며 자연을 지켜 왔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때가 되었다는 생각 들었다. 우리의 모험이 진정 자연과 야생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는가?

필자도 지난날 잘못 설치한 확보물을 보면서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던 적이 있다. 그래서 <최석문의 벽>을 통해 루트 보수와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더욱 신중하게 전달하고 있다. 또한 필자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경험했던 일들을 공유함으로서, 루트 개척과 보수를 하는 등반가들이  필자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길 바란다. 우리는 현재, 미래 세대가 함께 공유해야 할 가치를 망가트리는 실수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내비치고 싶지 않았다

3월의 바람은 김개남 장군길 2피치를 오르는 이수항씨를 날려 버릴 듯 불어 댄다. 하지만 이수항씨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등반선을 천천히 읽으며 오른다. 그녀의 눈빛에서 고도의 집중력과 등반 열정이 느껴진다. 깔끔한 동작으로 등반을 마무리 지은 이수항씨가 밝은 표정을 지으며 지나온 등반선을 다시 바라본다.

김개남 장군길의 백미는 4피치이다. 4피치는 5.10-급의 크랙을 따라 오르는 크랙과 페이스 등반이 혼합되어 있는 루트다. 적당한 크랙이 이어지는데, 핸드재밍과 발재밍을 하고 오르면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루트 중간 중간에 볼트가 밖혀 있어, 크랙 등반에 익숙하지 않는 사람도 부담 없이 오를 수 있는 루트다.

크랙이 끝나는 지점에서 바위의 흐름이 오른쪽 페이스로 연결된다. 연결지점의 동작이 재미있고, 고도감이 느껴져 등반에 몰입감을 더한다. 바람이 불어오는 서쪽의 산세를 바라본다. 바람은 더욱 세차게 불어 발이 시리다. 여섯 명이 한 팀으로 촬영을 하며 등반 했지만, 예상보다 일찍 등반을 마무리 짓는다.

마지막으로 주민욱 기자가 로프를 타고 올라온다. 백운대 정상으로 가는 좁은 침니에 모두가 모여 기념촬영을 한다. 2018년 7월호부터 <최석문의 벽>을 시작하면서 함께 했던 주민욱 기자가 이번 촬영을 마지막으로 앞으로 함께 하지 못하게 되었다. 모두 환하게 웃고 있을 때 그가 마지막 셔터를 누른다. 우리는 서로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일부러 내비치지 않았다. 언젠가 우리들은 그의 카메라 앞에 다시 설 것이고, 그도 또한 우리를 카메라에 담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에게 더 이상 주민욱 기자의 눈과 마음으로 보는 산과 등반가들을 보여주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이다. 그간 함께 해온 주민욱 기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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