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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백패킹

 

한산도

한산섬 달 밝은 밤’의 그 섬,

이순신 장군의 그 섬

 

임진왜란이라는 국가 위기에 홀연히 나라를 지킨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아니었다면 임진왜란의 결과가 어떻게 흘러갔을지 모를 일입니다. 기업의 CEO, 군대의 장수가 얼마나 중요한지 역사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전 세계가 폭풍 전야의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를 중심으로 국민 모두가 이 위기를 잘 헤쳐 나가길 기원합니다. 한산도로 가는 발길이 사뭇 비장해집니다.

글 사진 · 김석우 편집위원

 

한산도(閑山島)의 지명인 ‘한산’의 ‘한’은 크다는 뜻의 한자 ‘한(韓)’에서 유래하였다고 보는 것이 정설이라고 합니다. ‘한(閑)’을 글자 그대로 ‘막다(禦)’는 뜻으로 풀이해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무찌른 곳이라 하여 붙였다는 설과 통영 앞바다에 한가로이 떠 있는 섬이라 하여 붙었다는 설도 전해집니다. 한산도는 한산면의 본섬이며, 통영에서 남동쪽으로 2km 떨어져 있습니다. 면적은 14.8km2입니다. 동쪽으로 비산도(飛山島)·송도(松島)·좌도(佐島:서좌도)가 있고, 남쪽에는 추봉도(秋峰島)가 있습니다. 한산도에서 여수에 이르는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출발점입니다. 한산도는 통영항에서 갈 수 있습니다. 한산농협과 유성해운에서 운영하는 카페리호가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 20분까지 수시로 출발합니다. 30분 간격이어서 어느 때나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른 길을 걸으며 같은 길을 도모하는 두 친구

이번에는 부산에 사는 두 아가씨가 같이 갑니다. 두 분 모두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백은경씨는 대학 강사(교육, 행정, 식품공학 등)이자 수상인명구조사, 프리다이빙 강사 트레이너, 응급산소공급 강사 트레이너, 응급처치 강사 트레이너, 스쿠버 강사입니다. 물에서는 최고이지만, 산은 완전 초보입니다. 반영난씨는 국립해양박물관 인재개발팀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네팔 카트만두에서 자원학을 전공하였고, 네팔에서 3년 8개월을 살았습니다. 네팔 이름은 쁘리띠 뻐허리이고, <내 이름 쁘리띠 뻐허리>라는 책을 출판하였습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이 두 분의 공통점은 올해 4월에 안나푸르나 어라운드 서킷 트레킹(Annapurna Around Circuit)을 같이 간다는 겁니다. 인생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멋진 여행을 같이 가는 두 분의 장도가 부럽습니다. 재미있는 건 두 분 다 텐트에서 처음 자 본다는 겁니다. 침낭에서 자는 것도 그리 익숙하지 않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한산도 백패킹은 좋은 예행연습입니다.

아침 일찍 부산을 떠나, 통영의 대형마트에서 장을 봅니다. 가능한 화식(火食)을 멀리하고, 간편한 것을 고릅니다. 통영항 여객 터미널 앞 식당에서 아침을 먹습니다. 메뉴를 고르려 하니 사장님께서 도다리쑥국을 추천합니다. 갓 잡은 도다리와 지금 채취한 쑥이 제철이라고 합니다. 남도엔 봄이 성큼성큼 오고 있습니다.

배를 타기 전에 반영난씨가 통영 꿀빵을 삽니다. 백패킹을 가서 그 지역에서 밥을 사 먹고, 장을 보고, 그 지역 특산품을 사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감히 애국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반영난씨가 꿀빵을 사오는 것이 예뻐 보입니다. 배는 30분이 채 되지 않아 한산도에 도착합니다. 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으니, 통영에서 한산도가 빤히 보입니다.

 

장군의 섬

배에서 내리자마자, 한산도를 둘러봅니다. 누가 뭐래도, 한산도는 이순신 장군의 섬입니다. 선착장 옆 해안선을 따라 걸어가면 ‘사적 113호 한산도 이충무공 유적지’ 제승당(制勝堂)이 있습니다. 구불구불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제승당 가는 길옆으로 적송과 동백나무 숲이 우거져 있습니다. 숲 반대쪽은 바닥이 보일 정도의 맑은 바닷물이 있습니다. 봄 같은 날씨와 지저귀는 많은 새소리에 반영난씨가 바닷가에 자리를 턱 폅니다.

꿀빵과 커피를 꺼냅니다. 아름다운 곳에 앉아서 즐길 줄 아는 것을 보니, 반영난씨 내공이 꽤 있습니다. 새소리 때문에 자연스레 네팔 이야기가 나옵니다. 네팔에서의 대학원 첫 수업은 야외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첫 수업, 첫 강의는 눈을 감고 새소리를 듣는 것이었답니다. 자원학을 배우는 대학원생들이 숲속에 모여 앉아, 새소리를 듣는 모습이 상상됩니다. 반영난씨는 참 훌륭한 스승 밑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리라 생각됩니다.

제승당(制勝堂)은 승리를 만드는 집이라는 뜻으로 현재의 해군작전사령관실과 같은 기능을 했던 곳입니다. 지금의 제승당 자리는 이순신 장군이 기거했던 운주당(運籌堂) 터라고 합니다. 활쏘기를 연마했던 한산정(閑山停), 이순신 장군의 영정을 모신 충무사(忠武祠), 유명한 ‘한산도가(閑山島歌)’에 나오는 수루도 같이 모여 있습니다. 한산도가(閑山島歌)는 노산 이은상 선생이 번역을 했습니다. 종일토록 부하 장수들과 술을 마시고 취한 이순신 장군, 달빛이 창창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시를 읊어 긴 밤을 세웠다고 <난중일기>에 적어두셨습니다.

 

閑山島 月明夜 上戍樓 撫大刀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深愁時 下處 一聲羌笛 更添愁    

깊은 시름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하나 더,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무인에게 내려지는 최고의 시호인 충무를 받은 조선 시대 무인은 이순신 장군을 포함하여 총 9명이라는 사실입니다. 한산도는 역사 공부를 하고 가면 더욱더 알차지는 백패킹 대상지입니다.

제승당에서 평화롭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다시 선착장으로 돌아옵니다. 선착장에선 30분 간격으로 들어오는 배에 맞춰서, 한산도 버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배와 버스가 수시로 있으니 다른 섬에 비해 이동이 편합니다. 한산도와 다리로 연결이 된 추봉도로 갑니다. 추봉도 봉암마을에 있는 몽돌해수욕장을 찾아갑니다. 재잘재잘, 유쾌한 두 아가씨는 바다에서 미역을 채취해 올라오신 할머니와 금세 친해집니다. 바다에선 누구보다도 프로인 백은경씨는 어느새 군소를 잡아 드리러 다시 오겠다고 할머니와 약속을 해버립니다. 덕분에 할머니들의 간식인 쑥인절미를 얻어먹습니다. 물론, 얻어먹기 전에 우리가 사 온 빵을 먼저 드렸습니다.

몽돌 해수욕장 옆을 걸어 한산사로 올라가 봅니다. 한산사 앞의 바다에는 죽도, 용초도, 장사도가 보입니다. 비 소식이 있어서 날은 흐리고 바람이 거셉니다. 추봉도의 서쪽인 봉암 마을에서 보려고 했던 일몰을 포기하고 다시 한산도로 돌아옵니다. 국립공원 지역이라 캠핑장을 찾아갑니다. 비수기라 캠핑장 사장님은 통영으로 나가고 없습니다. 바닷가 바로 옆에 위치한 아름다운 캠핑장이지만, 저녁을 먹고 밤에 들어와서 경치가 보이지 않습니다. 통영시의 불빛만 볼 수 있습니다. 캠핑장에 적힌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어 캠핑비를 지불하고 이용합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통영에 있는 사장님은 cctv로 우리를 보고 있었습니다. 전기를 쓰지 않고, 아침 일찍 나간다고 하니, 캠핑비를 1만 원 깎아줍니다.

맥주 한 잔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경찰차가 한 대 들어옵니다. 순찰을 돌고 계신 건데, 부산에서 온 두 아가씨와 얘기가 잘 통합니다. 시 쓰기를 즐기는 경찰관이십니다. 한산도에 근무하면서 자연을 보며 쓴 시를 보여주며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지나가는 봄날을 아쉬워하며 쓴 시는 감동적입니다. 때마침 긴 장대를 이용해 야간에 해삼과 군소를 잡으러 온 동네 남자분도 가세하여 이야기판이 커집니다. 야간 해루질을 하러 온 김문영씨, 결국 다음날 한산도 종주산행을 같이 하기로 했습니다. 밤이 깊어지니 일기예보대로 후두둑 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텐트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두 아가씨는 텐트에서의 첫날밤을 보냅니다.

 

우중 한산도 종주

어둠이 걷히기 전에 일어나, 컵라면을 끓여 먹습니다. 밤사이 비는 그 기세를 더합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비가 더 거셉니다. 죄송스럽지만, 어제 만난 한산파출소의 김근석 경위님을 찾아가 도움을 청합니다. 우산을 빌리고, 사진을 찍어야 하는 저는 방수가 되는 방호복을 하나 더 얻어 입습니다. 섬을 다니면서 경찰의 도움을 참 많이 받습니다. 그때마다 고마움을 글로 표현하기가 힘듭니다.

한산도 종주 산행은 선착장 옆에서 시작됩니다. 바닥에 ‘한려해상 바다 백리길’이라고 쓰인 길을 따라가면 됩니다. 지난밤에 약속을 한 김문영씨도 우비와 고무장화를 신고 합류합니다. 능선을 올라서기 전까지는 가파른 길을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간간이 나타나는 전망 데크에선 구름 이외엔 보이지 않습니다. 능선에 올라서니, 구름이 바람을 타고 넘어갑니다. 산을 많이 타 본 사람이라면 멋진 경치라고 즐거워했겠지만, 산행 경험이 적은 분들이라 산행을 즐기기 힘들어합니다. 길은 잘 정비 되어 있고, 길옆 적송과 편백나무도 쭉쭉 뻗어 있습니다. 한산도에서 갑자기 합류한 김문영씨께서 맨 뒤에서 두 아가씨를 잘 챙겨줬습니다. 고마운 분입니다. 2시간 정도를 쉼 없이 걸은 후에 목표로 한 망산(293m) 정상에 도착합니다.

땀으로 몸이 흠뻑 젖었습니다. 바나나를 먹고 쉬려고 했지만, 바람이 세서 우산이 뒤집힙니다. 서둘러 진두 쪽으로 산을 내려갑니다. 휴월정 아래서 쉬려고 했지만, 여전히 바람이 셉니다. 체온이 떨어지기 전에 또 내려갑니다. 진두 전망대와 간간이 나타나는 쉼터에선 여전히 경치를 보지 못합니다. 안내판에 있는 사진으로 그 경치를 가늠해 봅니다. 다들 여유롭게 쉬어 보지도 못하고, 악천후 속에 무사히 산을 내려옵니다. 모두 고생했습니다. 제대로 먹지도 못했으니, 김문영씨가 추천한 식당으로 가 뽈락 매운탕을 시켜 먹습니다. 따뜻한 국물과 두툼한 뽈락이 몸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산행의 피로가 순식간에 가십니다.

부산의 아가씨들은 여러 첫 경험을 했습니다. 첫 텐트 취침에, 첫 우중 산행, 첫 섬 산행. 잊지 못할, 특별한 한산도가 될 겁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한산도는 이순신 장군의 유적만 보거나, 망산 종주 산행만 하고 하루만에 나가는 섬입니다. 하지만 하루를 더 투자해서 찬찬히 다녀 볼 만한 섬입니다. 추봉도도 덤으로 둘러보고요. 역사에 대한 공부를 하고 오면 더 알차집니다. 섬 밥상도 꼭 맛보시고요. 날씨 좋을 때, 한 번 더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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