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 세계의산 전문등반 등산정보 MM산장 쇼핑몰 사람과산
spaceid spacepw space

title

산 검색
백두대간
국립공원
테마산행
테마여행
호남정맥
낙남정맥

Season Special

눈꽃산행

 

르포1 _ 노르디스크(NORDISK) Trek·Camp·Live

치악산

 

눈꽃이 보석처럼 빛나는 미륵의 산

 

국립공원 치악산(雉岳山)은 주봉인 비로봉(1,288m)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천지봉(1,086.5m), 매화산(1,084m), 남쪽으로 향로봉(1,043m), 남대봉(1,182m), 시명봉(1,196m) 등 1,000m급 봉우리가 남북으로 뻗어있다. 하늘에 병풍을 이룬 그 장대한 산줄기는 부챗살처럼 퍼져 큰골, 영원골, 입석골, 범골, 사다리골, 상원골 등의 깊은 계곡과 입석대, 세존대, 구룡소, 세렴폭포 등의 비경지대를 품고 있다. 이밖에도 산 이름을 낳게 한 ‘꿩과 구렁이의 전설’이 깃든 상원사를 비롯하여 구룡사, 석경사, 국향사, 보문사, 입석사와 같은 유서 깊은 사찰들이 산자락에 곳곳에 자리한다.

글 · 강윤성 편집장  사진 · 정종원 기자  협찬 · 노르디스크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오늘 부산에서는 홍매화가 피었고, 어제는 대구에서 개나리가, 지난 2일에는 강릉에서 매화가 꽃봉오리를 터트렸습니다. 서울은 113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소한이 무색하게도 극단적인 겨울 날씨가 이어진다. 북극의 찬 공기가 남하하지 못한 탓이다. 서울은 이미 관측 시작 이래 겨울 강수량이 가장 많은 양을 기록했고, 소한을 앞두고 전국에 3일 동안 폭우가 내린다는 예보다.

“설마 천 미터 넘는 산에 비가 오겠어? 폭설이라도 내리면 오히려 금상첨화 아닌가?”

 

극단적인 겨울날씨… 눈꽃 찾아 삼만리

이번호 시즌특집은 눈꽃산행이란 테마로 눈 많기로 소문난 발왕산과 가리왕산을 택했다. 설사 당분간 눈이 내리지 않아어도 쌓여 있고, 당장 비가 와도 1,000m대 산정은 눈이 쏟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소한을 하루 앞두고 내려간 가리왕산 취재팀 정종원 기자한테서 뜻밖에 전화가 걸려왔다. “첫날은 다행히 눈길이었는데, 밤새 산정에 폭우가 내려 눈도 다 녹고 한겨울에 우중 산행을 했다”고 한다.

1월 8일 발왕산 취재를 하루를 남겨두고 다급하게 대상지를 소백산으로 변경했다. ‘평창에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도 한몫 거들었다. 다음날 계남두 영주 주재기자가 사는 영주시 부석면으로 향했다. 그동안 시도하지 않은 소백산 어의곡리 원정회귀 산행(어의곡리∼국망봉∼비로봉∼어의곡리)을 할 요량이었다. 서울에서 함께 떠난 일행은 김영선 사진작가, 노르디스크 오정용 차장, 강산(중학생)이다.

차량이 광주원주 고속도로를 거쳐 중앙고속도로로 들어서자 좌측으로 청명한 하늘 아래 새야얀 눈꽃을 인 치악산이 우뚝 치솟아 있다. 6부 능선 위는 하얀 페인트를 칠해놓은 듯 비현실적이다. 하얗다 못해 맑고 시퍼런 하늘아래 햇살까지 받아 보석처럼 빛난다. 히말라야의 설산을 보는 듯하다. 차 안에서 일행들과 소백산에도 당연히 눈이 쌓여있을 거라는 희망찬 얘기를 주고받는다. 그래도 ‘아는 길도 물어서 가랬다’고, 정종원 기자가 돌다리도 두들겨 보는 심정으로 소백산국립공원에 전화를 걸었더니 “주릉에도 눈이 거의 없다”는 암울한 대답이 들려온다. 소백산 아래에서 하룻밤을 묵고난 후 고심 끝에  취재 대상지를 원주 치악산으로 급선회한다. 해가 중천이면 ‘눈꽃이 녹을까 전전긍긍’ 하면서 치악산 주릉 최단 코스인 황골에 들어선다.

 홀로 선 위엄, 설화로 다시 피어난 입석대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가파른 도로를 따라 입석사로 올라선다. 입석골을 따라 난 시멘트 도로는 굽이굽이 휘어지고 올라친다. 헐벗은 잔가지만 남은 계곡의 숲은 황량하기 그지없다. 잔설이 쌓인 계곡은 그 깊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가파르고 깊다. 싸늘한 날씨에도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될 무렵 하얀 눈을 인 입석사가 나타난다.

치악산 서남쪽 중턱에 위치한 입석사는 신라시대에 의상대사가 이곳에 와서 수도하였다는 전설이 있을 뿐 자세한 창건연대는 알려져 있지 않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조선 태종이 즉위한 후 스승이었던 운곡 원천석을 불렀으나 응하지 않자 그를 생각하고 세운 탑이라는 입석사 석탑이 놓여 있다. 입석사 서쪽 산줄기 위로 거대한 돌기둥이 절을 압도하며 불끈 서 있다. 눈꽃에 덮인 그 광경이 장관이다. 바로 입석대다.

 

황홀한 눈꽃 펼쳐진 순백의 겨울산

본래 입석사는 입석대로부터 원주 쪽으로 1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암자를 후에 입석대 옆 현재 입석사 자리에 다시 신축한 것이라고 한다. 치악산의 주봉인 비로봉에서 흘러내린 줄기가 신선대를 거쳐 암릉으로 이어지다 불끈 솟은 입석대를 등진 명당 터다. 사방으로 산봉우리가 흐르며, 조망이 펼쳐진다.

입석사(해발 720m)에서 비로봉(1,288m)까지는 2.5km. 이곳에서 568m만 고도를 높이면 정상이다. 비로봉 최단코스답게 산길은 곧추선 듯 가파르다. 입석사에서 계곡을 따라 산에 들어선다. 숲은 빛 한 점 들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그 숲을 이룬 모든 나무에 두터운 상고대가 피었다. 더군다나 하얀 눈까지 뒤집어써 순백의 겨울왕국을 연출한다. 참으로 화사하고 아름다운 광경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이 장면이 실화입니까? 평생 이런 눈꽃은 본적이 없네요. 대박입니다.”

오정용 노르디스크 차장이 연신 눈앞에 펼쳐진 황홀한 눈꽃에 연신 감탄사를 날린다. 또한 소백산 대신 치악산 산행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며 연신 칭찬을 한다. 한 발 두 발 옮겨놓을 때마다 들뜨고 설렘으로 가득차서 가파른 등산길이 즐겁기만 하다.

이번 치악산 눈꽃 역시 극단적인 기후 덕에 생긴 것이다. 한마디로 운이 좋았다. 아마도 추측컨대 전국적인 폭우 3일차 마지막 날 밤에 기온이 급강하하면서 밤새 습한 대기가 1,000m대 산줄기를 넘나들면서 얼어붙어 상고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더군다나 산 위는 폭우가 폭설로 변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런 까닭에 치악산은 해발 800m 이상의 북사면과 계곡, 능선은 산 아래 콸콸 흐르던 계곡과 달리 설국을 이뤘다.

겨우 1.2km 올라섰을 뿐인데 벌써 주릉 갈림길인 황골삼거리다. 급한 오름이 끝나고 완만해진다. 울창한 순백의 눈꽃 숲길 너머로 비로봉이 봉긋 치솟아 있다. 눈꽃 터널을 이룬 능선을 따라 쥐너미재 전망대에 당도한다. 옛날 ‘쥐떼가 넘어간 고개’라는 데서 이름이 비롯됐다. 옛날 범골에 범사(凡寺)라는 절이 있었는데 쥐가 너무 많아 스님들이 쥐 등쌀을 견디지 못하고 절을 떠났다고 한다. 하루는 그 많은 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을 지어 범사를 떠났는데, 그 후로는 이 범사를 찾는 사람이 없어졌고 절은 폐사되었다고 한다.

 

비로봉을 상징하는 3기의 미륵불탑

전망대답게 눈을 뒤집어 쓴 산 아래로 원주 시내가 펼쳐진다. 백색의 상고대와 시퍼런 하늘이 연출하는 산 위와 날씨가 온화해 안개와 가스가 자욱한 산 아래 모습이 극과 극을 이룬다. 다들 넋이 나간 듯 말문이 닫힌다. 아니, 이미 눈꽃에 면역이 되고 포섭돼 큰 감흥이 사라진지도 모른다. 전망대에서 쉬는 동안 상고대와 눈꽃의 명확한 구분에 대해서 의견이 분분하다. 가상의 질문과 답을 하자면 이렇다.

“그런데 눈꽃과 상고대가 어떻게 다르죠?”

“나무에 하얀 눈꽃이 폈다고 전부 상고대가 아닙니다. 습한 안개가 나무에 얼어붙은 게 상고대고, 눈이 쌓인 것은 설화(雪花), 쌓였던 눈이 얼면서 얼음 알갱이가 줄기에 매달리는 것은 빙화(氷花)입니다.”

치악산 눈꽃은 상고대, 설화, 빙화가 함께 어우러진 종합선물세트인 셈이다. 능선을 따라가자 시야가 트이며 돌탑이 삼각뿔을 이룬 비로봉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서도 정상에 선 사람들의 모습이 얼핏 보인다. 이내 눈 쌓인 헬기장을 거쳐 오르자 ‘비로봉 황장금표’가 바위에 새겨져 있다. 왕실에 진상하던 황장목의 벌채를 금지한다는 18세기 전후에 설치된 경고문이다. 황장금표에서 비로봉삼거리를 지나 상고대가 절정을 이루는 가파른 오름 끝에 비로봉(1,288m) 정상에 선다. 황골에서 내리 눈꽃 속을 헤치고 오른 정상이다. 고산준령이 눈 아래 한가롭게 누워서 일행을 맞이한다.

비로봉은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고봉들인 매화산(1,085m), 천지봉(1,086.5m), 향로봉(1,042.9m), 남대봉(1,181m), 시명봉(1,187m) 등을 거느린 주봉답게 그 위세가 만만치 않다. 사방팔방으로 눈 덮인 산줄기가 끝없이 펼쳐진다. 가슴이 탁 트이는, 오히려 경외감조차 드는 무소불위의 조망이다. 산 이름조차 은혜의 산이고 미륵의 산이 아닌가.

비로봉은 원래 그 모양이 시루를 엎어놓은 모양 같다 하여 원래 ‘시루봉’으로 불렸으나 불교의 영향(비로자나불)으로 비로봉이 되었고, 달리 ‘비루봉’, ‘비호봉’이라고도 불린다. 정상에는 원주에 사는 용진수라는 사람이 치악산 산신령의 계시를 받아 쌓았다는 3기의 미륵불탑이 서 있다. 중앙의 ‘신선탑’, 남쪽의 ‘용왕탑’, 북쪽의 ‘칠성탑’이다. 비로봉을 상징하는 미륵불탑이다.

 

‘꿩과 구렁이의 설화’가 깃든 전설의 산

비로봉 못지않게 치악산 이름에도 사연이 깃들어 있다. 전 국민이 알만한 ‘꿩과 구렁이의 전설’이다. 이름의 유래는 남대봉 정상 부근에 위치한 상원사의 은혜 갚은 꿩의 이야기에서 비롯됐다. 치악산에서 수도하던 한 선비가 숫 구렁이로부터 위험에 처한 꿩을 살려 주었다. 이후 선비가 암구렁이한테 목숨이 위태롭게 되자 그 꿩이 머리로 상원사 종을 3번 치고 죽어 구사일생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다. 그 이후, 은혜 갚은 꿩을 기리기 위해 ‘꿩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雉岳山)이라 부르게 되었다.

비로봉에서 한참을 쉰 후 일행은 두 팀이 나뉘어 내려선다. 계남두 주재기자와 오정용 차장은 황골로 원점회귀해서 차를 회수에서 구룡사로 오기로 하고, 나머지는 사다리병창으로 내려선다.

사다리병창 길은 세렴폭포까지 사다리처럼 가파른 계단길이 줄기차게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고도를 천천히 낮추자 시야가 사라지면서 좌우가 협곡으로 변한다. 다행이 눈이 많지 않고 길이 얼지 않아 걱정했던 우려는 사라진다. 점차 암릉이 좁아지면서 수려한 풍광이 나타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사다리 모양 같다는 ‘사다리병창’ 지점이 나온다. 병창은 영서방언으로 ‘벼랑, 절벽’을 뜻한다. 이 암벽군은 원래 말등바위라고도 불렸다. 또한 1973년 치악산이 도립공원으로 지정되고 탐방로를 정비하면서 이곳에 현재처럼 철 난간이나 계단을 많이 설치했는데, 그로인해서 이름이 유래한다는 설도 있다. 사다리병창을 내려서자 세찬 청류가 흐르는 계곡이다. 2단의 폭포수를 이룬 멋들어진 세렴폭포가 위용을 자랑한다.

“계곡이며 폭포며 물이 콸콸 흐르는 것을 보니 봄이나 다름없네.”

어느새 산은 맑디맑은 물이 세차게 흐르는 넓은 계곡과 어우러진 울창한 숲길이다. 하얀 눈은 흔적조차 사라지고 계곡은 얼음조차 찾아볼 수 없다. 겨우내 움을 틔운 새싹이 당장 돋아날 것만 같은 모습이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시퍼런 구룡소를 건너는 다리는 건너자 규모가 상당한 구룡사가 나온다. 신라 문무왕 6년(666) 의상대사가 창건할 당시 9마리의 용이 살던 연못이 있었는데, 그 용들을 동해로 내몰고 절을 지었다고 한다. 그래서 창건 당시 절 이름이 구룡사(九龍寺)였으나 조선 중엽 때 절 입구에 있는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사세가 기울자 거북구(龜) 자를 써 오늘의 구룡사(龜龍寺)가 됐다고 한다.

구룡사 원통문을 벗어나서도 울창한 숲에 시원한 물소리가 우렁차다. 마치 봄이 오는 소리일까. 한겨울의 황홀한 눈꽃 산행이 마치 꿈결처럼만 느껴진다.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일출명산 가이드/선자령...
낮은산 좋은산 / 팔봉산...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납량계곡/응봉산 용소골...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눈꽃 명산 가이드/계방...
늦가을 억새산/ 오서산...

HOME 게시판 산행기 정기구독신청 회원가입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 right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00-1호에 따른 사업자등록번호 106-05-87315
회사명: 도서출판 사람과산/ 등록번호: 서울, 아04289 /
등록일자: 2016년 12월 20일 / 제호: 사람과산 /
발행인: 조만녀 /편집인: 강윤성 /청소년보호책임자: 노주란/
발행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12, 309호(가산동, 코오롱디지털타워애스턴) /
발행일자: 2003년 4월 21일 /TEL (대)02-2082-8833 FAX 02-2082-8822
copyright © 1989 - 2007, 사람과 山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은 마운틴코리아에 귀속하며 무단 복제나 배포 등 기타 저작권 침해행위를 일체 금합니다.
contact
webmaster@mountainkorea.com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