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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라이밍

레드페이스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파라다이스 _ 청주 청석굴

 

그대를 처음 만났던 가을이란 계절


글 · 문예진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11월은 한 해의 등반을 마무리 짓는 달이다. 겨울이 오고 추위에 손이 곱으면 쫑바위를 끝으로 등반가의 오름짓은 겨울잠에 든다. 어떤 이는 얼음을 오르고, 어떤 이는 휴식기를 가지며 저마다의 방식과 저마다의 마음가짐으로 돌아올 봄을 기다린다.

올해 마지막 바위 취재를 어디서 진행할까 고민이 많았다. 그동안 자주 다뤄지지 않은 곳이면서 어프로치가 적당한 곳이면 좋을 텐데, 욕심을 조금 내자면 바위 곁으로 단풍까지 있으면 금상첨화고 말이다. 며칠 자료를 뒤지다 파도치듯 물결을 만드는 겹겹의 바위선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 속 암장은 바위 중앙부 오버행이 독특한 청주의 청석굴. 뒤이어 문득 대전의 한 클라이머가 떠올라 연락처를 수소문해 바로 전화를 걸었다.

“마침 쉬는 날이네요. 그럼 바위 앞에서 뵙겠습니다.”

오고 가는 긴 말 없이 일사천리로 일정이 잡히고, 가을비 내린 11월의 어느 날, 클라이머 민규형·안수연씨 부부를 만나러 청주시 미원면 청석굴로 향했다.

 

옥화 9경중 제1경, 청석굴

간만에 날이 좋다. 입동 즈음 꽃샘추위가 몰아치더니 추위가 한풀 꺾이고 오전에 내린 비에 하늘도 개었다. 서울을 떠나 경부고속도로를 내리 달려 2시간 30여 분 만에 청석굴에 다다른다. 청석굴은 청주 시내에서 20km 정도 거리에 있다. 도심에서 가까운 편이지만 동쪽이 한남금북정맥에 가로막혀 있어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진다. 근 10년 만에 청석굴을 찾는다는 주민욱 기자가 청석굴을 코앞에 두고 갈팡질팡 길을 헤맨다.

“어라? 이 길이 아니네, 원래 여기에 차를 세웠었는데….”

“저쪽에 다리가 보여요!”

청석굴은 본래 바위 앞까지 자동차 진입이 가능했으나 지난 2015년, 청석굴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각종 관광 편의시설이 설치되면서 차량 진입이 통제되고 강 건너에 주차장이 생겼다. 지금은 주차장과 청석굴을 잇는 운암교가 설치돼 도보로 쉽게 접근 할 수 있으며. 암장은 운암교를 건너면 바로 만날 수 있다.

청석굴 암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개척된 석회 암장으로 1992년 산소속회의 고동식, 박보성, 전현진, 홍성민씨 등이 개척했다. 암장은 옥화 9개 경승지 중 제1경으로 뽑히는 청석굴 오른편에 위치하며 암장 우측으로 달천천이 흐른다. 난이도 5.10d에서 5.12b에 이르는 9개 코스가 있으며, 암장 중앙부에 150도 경사를 자랑하는 고난도 오버행이 있다.  

여차여차 헛걸음을 돌려 강 건너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운암교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보이는 바위 모양과 주변 풍경, 곁에 흐르는 강변과 짧은 어프로치까지, 흡사 강원도 원주의 간현암이 떠오른다. 바위에 도착하니 막 몸풀이 등반을 마친 민규형씨가 밝은 얼굴로 취재진을 맞이한다.

“먼 길 오셨네요~ 반갑습니다.”

 

100일 여행이 신혼여행

“수연씨의 갈라지는 팔 근육에 반했죠.”

내년 봄, 결혼 10주년을 앞둔 민규형·안수연씨 부부는 10년 전 암장에서 처음 만났다. 당시 안수연씨는 산악인 고(故) 민준영씨가 운영하는 청주 타기클라이밍센터에서 클라이밍 강습을 받았는데, 민준영씨가 해외 원정으로 자리를 비우게 돼 동생인 민규형씨가 대타 강사로 왔던 게 인연의 시작이었다. 이후 몇 차례 등반과 야영을 같이 다니며 가까워진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자연스레 연인이 되었다.

“교재 시작 후 일주일 만이었나? 규형씨가 저희 집에 놀러 온 적이 있었어요. 집에서 하도 결혼하라는 잔소리가 심해서 남자친구 얼굴만 보여주면 이제 괴롭히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규형씨에게 부탁했죠. 그런데 웬걸 그날 온 집안 식구들이 모인 거예요. 아버지는 규형씨를 보자마자 달력을 펼치더니 ‘이날과 이날 중에 식 올릴 날짜를 골라라’라고 통보했어요. 둘 다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만난 지 4개월여 만에 백년가약을 맺었다는 안수연씨의 얘기를 들으며 두 눈을 휘둥그레 호들갑을 떠니, 등반 준비를 하던 민규형씨가 수줍은 듯 해사한 미소를 짓는다.

“저는 그 날의 일을 ‘장인어른 달력 사건’이라 불러요. (웃음)”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등반지

오늘은 민규형씨가 먼저 등반 후 같은 자일로 안수연씨가 톱로핑 등반을 하기로 한다. 민규형씨가 바위 좌측 부 이방인들의 축제(5.11a)에 붙는다. 이방인들의 축제는 난이도가 5.11a이지만, 상단부 크럭스에서 홀드가 좋은 세로 크랙을 사용하며 직등하면 난이도가 5.10c로 떨어진다.

순식간에 완등 앵커에 로프를 걸고 하강한 민규형씨에 이어 곧바로 안수연씨가 톱로핑 등반을 진행한다. 오전까지 내린 비로 바위 하단부가 2m가량 젖어있어 출발 전부터 안수연씨의 암벽화에 진흙이 덕지덕지 묻는다. 역시나 바위도 미끄러운 탓에 발이 수차례 터지며 안수연씨가 불안한 등반을 이어간다. 행여 겁을 먹거나 긴장했을까, 민규형씨가 다정한 목소리로 아내를 살뜰히 챙긴다.

“여보 힘내! 내가 빌레이 아주 잘 보고 있으니 걱정 말고! 뒷모습도 예쁘다!”

든든한 빌레이어 덕에 무사히 등반을 마친 안수연씨가 양 팔을 털며 하강한다. 몇 번의 텐션으로 단단히 묶인 확보매듭을 푸는 것은 남편인 민규형씨의 몫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부부는 아직도 풋풋한 연인처럼 오고 가는 말 한마디 주고받는 눈빛 한 줌이 참 예쁘다. 이번에는 안수연씨가 싱글벙글 미소 짓는 민규형씨를 바라보며 한마디 던진다.

“남편이 인상 좋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미소만큼이나 실제로 워낙 심성이 좋은 사람이기도 하고요.”

알콩달콩 로프 정리를 마친 민규형씨가 이방인들의 축제 바로 우측의 북두칠성(5.11b)에 붙는다. 북두칠성은 전체적으로 오버행을 자랑하나 큼직큼직한 홀드가 이어져 등반자와 보는 이 모두 재미있는 루트다.

금세 첫 번째 퀵드로우를 지난 민규형씨가 북두칠성의 크럭스인 두 번째 볼트 직전 오른손 미세 홀드에 손을 던지듯 뻗는다. 크럭스라 느껴지지 않을 만큼 재빠르고 완벽한 자세를 구사하며 벽을 오르는 민규형씨를 보니 난이도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5번째 볼트 이후 경사가 완만해지자 민규형씨의 동작이 더욱 재빨라진다. 마치 달리듯 벽을 오르는 모습에서 5.13c의 그의 등반 실력이 체감된다. 또다시 눈 깜짝할 새 등반이 마무리된다.

 

남편은 빙벽등반, 아내는 고산등반

겨울은 민규형씨에게 가장 바쁜 계절이다. 바위, 얼음, 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수준급의 실력을 뽐내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종목이 빙벽이기 때문이다. 그는 빙벽 외에도 드라이툴링 선수와 아이스클라이밍 루트세터로서 바쁜 겨울을 보내는 데, 유독 추위에 강하다는 그가 유일하게 하지 않는 등반이 고산등반이다.

“남편에게 내건 결혼 조건이 ‘고산등반 금지’였어요. 연애 당시 형(산악인 고 민준영)의 사고로 가족 모두 큰 아픔을 겪었기에 더는 그런 일이 없길 바랐거든요.”

“약속은 잘 지키고 있습니다. 아직 고산 경험이 없거든요. 예전에 국립산악박물관에서 고산체험을 해봤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걸 보면 아마 잘 맞았을 텐데 말이죠. (웃음)”

민규형씨의 친형인 고 민준영씨는 지난 2009년, 직지원정대의 대원으로 안나푸르나 히운출리(6,441m) 신루트 개척에 나섰다가 박종성 대원과 함께 실종되었다. 당시 연인 사이였던 민규형씨와 안수연씨는 큰 아픔을 함께 이겨내며 더욱 애틋해졌다.

“그런데 아내는 해발 6천 미터가 넘는 히말라야 피상피크도 등정한 고산등반가예요. 작년에는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 등정도 성공했고요. 평소에는 잘 넘어지고 쉽게 다치는 스타일인데, 고산증세도 일절 없고 신기하다니까요.”

“저도 제가 고산등반을 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우연한 기회에 뜻밖에 재능을 발견했죠. 규형씨는 약속대로 고산에 가지 못하니, 앞으로도 제가 남편 몫까지 열심히 다닐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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