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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여행대가 천기철의 섬산행

개도 봉화산

 

완만한 바닷가와 깎아지른 비렁의 조화

 

개도는 여수시 백야도 백야항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위치한 섬이다. 개도의 뱃길은 금오도와

하화도, 상화도, 사도, 낭도, 금호도로 이어지는 사통팔달의 자리다. 백야항에서 출발하는 개도 뱃길에서

바라보면 개도의 산봉우리들은 마치 사이좋은 형제처럼 서 있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 속하는 섬으로

자연이 고스란히 보존되어 있으며 한적하고 힐링을 하기에 좋은 섬이다.

글 사진 · 천기철 해남 주재기자

 

이렇게도 개도 저렇게도 개도

몇 년 전 개도에 해안둘레길이자 생태탐방로 ‘개도사람길’이 조성되어 많은 산악인들이 찾는다. <여수·여천 향토지>에 의하면 개도의 봉화산과 천제산 모양이 개의 귀처럼 보이므로 ‘개섬’이라 하였으며, 이것이 한자화되면서 개도(蓋島)가 된 것이라 한다. <도서지>에 의하면 주위의 작은 섬들을 거느린다는 뜻으로 ‘덮을 개(蓋)’를 써서 개도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또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지맥을 통한 산세가 마을을 옹호하여 감싸고 덮어주는 정기가 있다 해서 섬의 이름을 덮을 개(蓋)자를 붙여 개도(蓋島)라 불렀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개도를 이루는 산은 봉화산이다. 봉수(烽燧)는 봉화(烽火)라고 한다. 나라에 변란이 있을 때에 주요한 산정에 봉대를 설치하여 낮에는 토끼 똥을 태워 연기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봉수(烽燧)라 하고, 밤에 불로 신호하는 것을 봉화(烽火)라고 한다. 봉화(烽火)는 평상시에는 초저녁에 한 번, 적이 보이면 두 번, 적이 국경에 가까이 오면 세 번, 적이 국경을 침범하면 네 번, 접전하면 다섯 번을 올린다고 한다.

개도의 봉화산은 어느 땐가 화개산으로 불리웠으나, 정상에 돌산도 방답진 봉화대와 마주하는 봉화대가 있어서 여기서 산의 명칭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봉화산의 정상 천제봉은 삼월 삼짓날 전야에 천조봉(天朝峯) 정상에 있는 제단에서 하늘의 천제신에게 제를 올리는 곳이어서 봉우리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바로잡아야 할 봉우리 위치

봉화산과 천제봉이 위치가 잘못되었다고 산악인들은 주장한다, 현재 세워져 있는 안내판도 틀렸다. 개도의 중심산은 봉화산이다. 봉화산은 천제봉를 아우르는 산이며 봉화산의 천제봉만 있을 뿐이다. 개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우리(328.5m)는 명칭이 없다.

봉화산과 천제봉 안내판을 세운 사람들이 잘못 세운 것이다. 현재 봉화산이라 표시한 봉우리에서는 동쪽, 서쪽, 북쪽의 조망이 잘 트여 있지만 남쪽이 천제봉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다. 천제봉이라 표시된 높은 봉우리의 조망은 동쪽, 서쪽, 남쪽이 잘 보이지만, 북쪽의 일부만이 조망되기 때문에 봉화대를 두 곳에 설치 운영하였던 것이다.

봉화대의 원형이 잘 남아있는 천제봉의 봉화대는 후에 증축을 거듭하며, 천제를 모시는 제사유적으로 변질되었고 천제봉이라는 명칭을 얻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은 사방이 왜적이 침입이 용이한 수로에 개도의 봉화산이 위치한 까닭에 두 개의 봉화대, 일명 쌍봉화대(雙烽火臺)가 운영되어서 파생된 것이다. 봉화산의 정상(338m)은 천제봉이며, 현재 봉화산이라 표시된 봉우리의 명칭은 없다.

산행은 화산마을의 화산선착장에서, 오른쪽 포장도로로 접어들어, 민박집이 있는 마을 골목길로 접어들어 오르면서 시작된다. 다시 오른쪽으로 마을 길을 걷다보면 등산로와 둘레길인 개도사람길이 갈리는 삼거리다. 등산로는 잘 조성되어 있어 편한 오솔길 같은 느낌이 든다. 침목길로 이루어진 가파른 산길을 30분 쯤 오르면 210.2m 무명봉이다. 개도의 뱃길에서 바라본 첫 봉우리이다. 봉우리의 정상, 우거진 솔숲 사이로 여수시의 백야도가 한눈에 잡힌다.  

내리막길을 10여 분쯤 걸으면 121.8m의 작은 봉우리가 나타난다. 오른쪽 아래로 여석마을이 보인다. 다시 10여 분쯤 잠시 내려가면 여석마을과 호령마을로 내려가는 도로가 나타난다. 도로를 따라 호령마을과 여서마을 쪽으로 내려가면 개도사람길과 연결된다.

도로에서 등산로 입구로 접어들면 소나무와 낙엽활엽수로 이루어진 수림의 숲이다. 철도 침목으로 만들어진 등산로를 따라서 20여분 쯤 오르면 정자가 나타난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하화도의 남쪽 해안이 아름답게 조망된다. 멀리 순천만도 보인다.

 

천제봉에 올라 다도해를 조망하다

정자에서 잠시 오르면 생금산(191.1m) 정상이다. 생금산 정상에서 잠시 내려가면 넓은 너럭바위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화산마을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고, 봉화산의 넓은 초원지대도 보인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길을 20여 분 내려가면 화산마을에서 여석마을로 내려가는 옛길 호령재다.

안부에는 넓은 초원지대가 펼쳐진다. 소를 기르기 위하여 조성한 방목장이라고 한다. 가을에는 아름다운 억새의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초원지대를 오르면 목축하기 위해서 쌓아놓은 돌담이 봉화산의 능선으로 길게 늘어서 있다. 초원지대를 통과하고 울창한 숲으로 따라 30여 분쯤 가파른 등산로를 오르면 등에 땀이 밴다. 이따금씩 개도의 서쪽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너럭바위 암릉에 오르면 왼쪽으로 화산마을이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 순천만 하류의 다도해가 전망되고 멀리 여수시 다도해 너머로 여수시가 보인다. 암릉에서 잠시 오르면, 옛날 봉화대의 흔적인 듯한 석축이 허물어진 돌무더기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

잠시 오르면 비스듬한 암릉으로 이루어진 봉화산의 제2봉(328.5m)이다. 돌무더기에 희미하게 ‘봉화산’이라는 안내판이 서 있다. 정상은 숲이 우거져 전망은 침침하다. 바로 앞 건너편으로 천제봉만 보이고, 왼쪽으로 금호도가 조망된다.

봉화산에서 돌무더기 길을 10여 분쯤 내려가면 안부다. 능선으로 잠시 올라서면 등산로는 능선을 벗어나서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소사나무 군락지를 지나 쉬엄쉬엄 오르면 사거리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10여 분 오르면 천제봉 정상(338m)이다. 천제봉의 정상에는 높이가 잘못된 안내판이 서 있다. 봉화대의 원래의 모습은 없어졌지만, 일부의 석축은 원형 그대로 남아 있다. 봉화대를 증축하여 화산마을 사람들이 천제를 모셨던 곳이라고 한다.

동쪽으로 돌산도와 여수의 다도해가 조망되고, 남쪽으로는 금호도, 안도, 소리도가, 서쪽으로는 광도, 평도, 손죽도, 초도, 외나로도, 나로도, 고흥반도가, 북쪽으로는 낭도, 사도, 상화도, 하화도, 제도, 백야도, 여수반도가 보인다. 천제봉 정상에서 동쪽으로 1시간쯤 내려가면  화산마을이다. 마을 사람들이 천제를 모시기 위하여 조성한 길이며, 봉화대를 관리하는 봉군들이 오르내렸던 길이다.

 

개도사람길 2코스를 걷다

사거리로 내려오면 왼쪽으로 정목마을로 내려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는 ‘개도사람길’ 2코스다. 울창한 소사나무숲을 동아줄을 부여잡고, 30여 분 동안 어렵사리 내려가면 경사가 완만해지면서 ‘개도사람길’ 2코스(호령~배성금)가 나타난다. 숲 지대의 해안길을 따라 20여 분 지나면 기암절벽으로 유명한 배성금 해안절벽이 펼쳐진다.

배성금 해안길은 개도사람길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길이며 개도마을 사람들을 제1의 해안 풍경이라고 자랑한다. 오른쪽 멀리 돌산도 금호도, 안도, 소리도가 조망된다.

아슬아슬한 절벽 아래로 푸른 파도가 넘실거린다. 어지럽게 널려진 깨진 돌길을 지나 내려가면 오른쪽에 동아줄로 묶은 난간을 따라 길이 나 있다. 난간 길 너머 천 길 낭떠러지가 절경이다. 20여 분 동안 내려가는 해안길에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면 오금이 저릴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다시 청석금 해안길로 내려가자 등산로는 중성 화산암류로 이루어진 어지러운 돌길이다. 해안길에서 바라보는 청석금 해안은 장관이다. 청석금 해안은 해식으로 인하여 기암절벽과 청석금해수욕장이 형성되어 많은 관광객들과 낚시객들이 머무는 곳이라고 한다.

배성금 해안길에서 개도의 유일한 상수도 수원지인 배성금저수지의 수로 아래를 거쳐 해안길을 따라 오며 화산 선착장으로 향하는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화산선착장까지는 약 40여 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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