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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페이스와 함께하는 아웃도어 파라다이스 _ 북한산 수덕암 볼더

 

두 손 뻗은 곳에 당신이

· 양승주 기자  사진 · 주민욱 기자  협찬 · 레드페이스

 

마른 나뭇잎이 허공을 유영하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때가 오면 불현듯 볼더링이 생각난다. 차갑게 식은 바위를 오르고 떨어지고 귓가에 땀방울이 맺히고 손끝이 선홍빛 피로 물들며 터지는 가운데도 날카로운 바위를 움켜잡는 그 열렬함은, 뜨거운 여름보다는 매섭게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 배경인 것이 왠지 더 강렬한 대비가 되고, 시적인 느낌마저 든다. 이러한 생각 끝엔 볼더링의 대부 존 길(John Gill, 1937~)이 “예이츠(Yeats, 시인이자 극작가)와 헤밍웨이의 장편소설은 전혀 다른 것이다”라고 말한 것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볼더링 동작은 시나 연극처럼 압축적이고 드라마틱하기에 그 안에 아픔, 극복, 사랑, 도전 등에 관한 수많은 이야깃거리가 담길 수 있는 것이 아닐까.

늦가을 11월 중순의 주말 북한산 우이동 버스종점은 등산객들로 북적였다. 이곳에 온 이유는 북한산 볼더링을 함께하기로 한 대학산악부원 두 명을 만나기 위해서다. 배낭을 메고 삼삼오오 짝을 지어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두 젊은이가 다가왔다. 그들은 김원섭(광운대산악부), 김주연(건국대산악부)씨로, 지난달 키르기스스탄 알라메딘 산군 등반기를 <사람과 산>에 기고한 강동욱(강남대학교 산악부 OB)씨로부터 소개받은 이들이다.

김원섭씨는 훤칠한 키에 팔다리가 길고 어른스러우면서도 해맑은 표정으로 묘한 분위기를 풍겼고, 김주연씨는 탄탄한 몸에 큰 눈망울로 웃는 얼굴이 나긋하고 상냥한 말투와 잘 어울렸다. 어쩐지 둘이 함께 서 있는 모습이 자연스러워 보여 물었더니 두 사람은 사귀는 사이라고 했다.

 

겨울을 달구는 너와 나의 손짓, 발짓, 그리고 눈빛

우이동 한 식당으로 들어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두전골로 아침식사를 하며 두 사람에 대한 이러저러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엔 스포츠클라이밍과 등산에 관심이 있어서 산악부에 들어갔죠.” 김주연씨가 산악부에 들어간 이유를 말했다. 그런데 산악부에서 빙벽이나 락클라이밍도 한다고 했을 땐 무서웠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니 별로 무섭지 않고 오히려 재밌었어요.”

김원섭씨는 처음부터 암벽등반에 끌렸다. “대학교 동아리 박람회 때 산악부 홍보 포스터에서 암벽등반하는 사진을 보고 재밌어 보여서 산악부에 들어갔어요. 첫 산행으로 20kg짜리 배낭을 메고 야영하기 위해 북한산 아스팔트길을 올라갈 거라곤 예상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암벽, 빙벽, 고산까지 다양한 등반을 할 수 있어서 좋았죠.”

그들은 각자의 학교에서 산악부 활동을 해오다가 한 사건을 계기로 가까워졌다. 김주연씨는 등반대회 중에 다리를 다친 적이 있는데 하필 그때 그 등반대회에 주연씨를 초대했던 이가 김원섭씨였다. 그는 괜스레 미안한 마음에 간호하고 자주 안부를 물었고 그렇게 점점 이야기를 많이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친해져 지금처럼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최근 그들은 단둘이 춘클릿지 등반을 다녀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북한산 대표 볼더 수덕암

우이동에서 차를 타고 도선사 입구로 올라갔다. 이곳부터는 크래쉬 패드(crash pad; 추락에 대비하기 위해 바닥에 까는 볼더링 매트)를 어깨에 메고 걸었다. 패드 사이에는 암벽화, 초크백 등 장비를 끼워 넣었다.

50여 분의 등산 끝에 21야영장을 지나 인수산장, 경찰산악구조대, 수덕암이 함께 있는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계곡을 가로질러 수덕암 뒤편으로 넘어가 ‘수덕암볼더’로 이동했다. 이 볼더(boulder; 큰 바윗덩어리)에는 8개의 코스가 있는데, 바위틈을 따라 오르는 ‘수덕암크랙’이 유명하다. 전날 내린 비로 바위틈이 조금 젖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올라가보기로 얘기를 마치고 패드를 깔고 암벽화를 신으며 볼더링 준비를 했다.

김주연씨가 먼저 ‘수덕암크랙’에 도전했다. 볼더링에서는 등반자(climber)가 패드 안으로 안전하게 추락하도록 도와서 부상을 방지하는 스팟터(spotter)의 역할이 중요한데 이 스팟터는 김원섭씨가 맡았다. 바위에 붙은 주연씨가 크랙 홀드를 잡고 두세 동작까지 이어나갔다. 하지만 “나 떨어질 수도 있어요.” 하고 입에서 얕은 소리를 내뱉더니 이내 뻗은 손이 홀드에서 미끄러져 추락하고 말았다. 그는 개인사정으로 근래 클라이밍을 잠시 쉬어 기술과 컨디션이 예전만큼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하며 아쉬워했다.

다음 등반자 원섭씨는 ‘수덕암볼더’에 몇 차례 와본 적이 있다고 했다. 그는 주연씨가 스팟팅하는 손이 무안해질 만큼 능숙하고 안정적으로 짧은 크랙을 여유롭게 정복해 나갔다. 이후에도 두 사람은 ‘수덕암크랙’을 포함해 그 오른쪽에 있는 슬랩에서도 서너 차례씩 볼더링을 시도했다.

 

쉬운 볼더도 혼자서 걸을 수는 없다

‘수덕암볼더’에서 가까운 곳에 ‘동굴볼더’가 있다. 이곳에는 단 두 동작만으로 끝나는 간단한 루트부터 볼더 모서리를 오르는 고난도 루트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있다. 그중에서 오버행을 점프하여 출발하는 루트를 두 사람이 시도했는데 아래 출발지점에서는 홀드가 전혀 보이지 않는 루트였다. 주연씨가 몇 번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이어서 키가 크고 점프력에 완력까지도 좋은 원섭씨가 몇 차례 시도하여 한두 번 성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굴볼더’에 있는 페이스 루트를 오르고 나서 볼더링을 마쳤다.

주연씨는 볼더링을 마치고 스타트 부분이 어려웠다고 말했다. “스타트에 힘을 다 써서 나머지 부분을 많이 못 한 게 아쉽지만 멀티피치나 실내암장에서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어요. 내가 등반할 때뿐만 아니라 상대가 등반할 때도 집중해서 스팟을 보는 부분도요.”

“저는 주로 멀티피치 등반을 하는데, 순간적인 집중력과 파워를 요구하는 북한산 볼더링도 재밌게 즐겼습니다. 주로 크림프, 슬로퍼 홀드들로 구성되어 있고 다양한 난이도의 볼더가 서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어 중급자들이 즐기기 좋은 곳 같아요.” 김원섭씨가 말했다.

볼더링 장비와 크래쉬 패드를 챙겨서 도선사 입구로 돌아오니 오후 3시쯤 되었다. 우리는 근처 식당에서 동동주 한 사발을 시켜놓고 아침에 다 하지 못한 얘기를 나눴다.

 

대자연으로 고산으로, 그들이 바라보는 곳

김주연씨는 산악부 생활을 하면서 가장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신입생 때 갔던 동계 훈련이라고 말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었고, 집중력도 좋았고, 많은 걸 배웠어요. 지금도 죽음의 계곡을 지나 대청봉에 올랐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나요.” 그는 앞으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등반을 가고 싶은 꿈이 있다. “히말라야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도전하고 싶고, 일본 후지산에 가서 우리나라에는 없는 만년설을 보고 싶어요.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면 좋을 것 같아요.”

김원섭씨는 해외원정 경험이 있다. 2015년 1월 광운대학교 재학생 다섯 명이 히말라야 유브라(6,264m) 원정을 떠나 6,170m까지 올라갔다 하강했는데, 그 다섯 명 중 한 명이 김원섭씨다.

“원정 가기 3주 전에 발목을 다쳐 혹시 모를 사고에 대한 불안함과 고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어요. 막상 도착해 보니, 평소에 산행을 가는 것과 크게 다른 점이 없었고, 산이 좀 크다는 것과 크레바스, 고산증, 추위 같은 다양한 환경이 있다는 것뿐이었죠. 등정에 성공하면 세계 최초였기 때문에 정말 한계까지 몰아붙였던 것 같아요. 아쉽게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원정을 통해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때보단 힘들지 않다’고 위안을 삼으면서 그 경험이 삶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 같아요.”

원섭씨는 개인적으로 등반 욕심이 있다며 꾸준히 운동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 난이도의 등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덧붙여 소박하지만 속이 깊은 목표도 밝혔다. “저희 학교뿐만 아니라 대학산악연맹 등 제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후배를 양성하고 더불어 오랫동안 산에 다니고 싶은 목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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