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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남재숲길&평사리공원

  

삼성궁~회남재~평사리공원

질투 날 만큼 아름다운 그곳

 

 

하동에는 걷기 좋은 길이 많지만 접근성이 좋으면서도 한적하게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을 만한 길로는 회남재숲길이 최적의 장소일 것이다. 하동군에서 매년 가을 회남재숲길 걷기 행사를 개최하고 있는 것을 보면 접근성, 자연경관, 코스 난이도가 적당하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 회남(回南)재라는 이름은 조선시대 때 재야에서 이름을 떨친 선비 남명(南冥) 조식(曺植)과 관련이 있다. 남명 조식은 악양을 보기 위해 이 고개까지 올라와서는 악양을 보고 나서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대로 돌아가 버렸다.  

글 · 양승주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협찬 · MSR

 

 

 

산청 덕산에서 후학을 가르치던 남명 조식이 회남재까지 왔던 것은 악양이 명승지라는 말을 듣고 그곳을 직접 확인하고자 했던 것이었다. 실제로 회남재에 오르면 악양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어떤 이는 남명 조식이 악양이 사람이 살기에 너무나 좋은 땅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그것에 질투심을 느껴 발길을 돌렸다고 설명한다. 또 어떤 이는 회남재에서 악양을 본 후 단지 악양으로 가는 그 이후의 길이 험했기 때문에 되돌아갔다고도 한다. 어떤 설이 맞는지는 모르는 일이지만 남명 조식이 회남재에서 행로를 고민했다는 것만큼은 사실인 것 같다. 지금 회남재숲길을 걷는 사람들도 남명 조식처럼 어디로 갈지 선택해야 한다. 회남재를 그대로 넘어 악양으로 갈지, 옆길로 묵계초등학교로 갈지, 아니면 걸어온 길로 되돌아갈지 말이다.

회남재숲길이 시작되는 곳은 환인, 환웅, 단군을 모시는 삼성궁이다.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를 추구하여 홍익인간 세계를 이루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곳에서 가, 무, 악을 수련하며 이곳을 신성한 공간으로 여기고 있다. 삼성궁에는 돌로 쌓은 성벽이 세워져 있고 ‘원력 솟대’라고 불리는 돌탑 수천 개가 있다. 정확히는 삼성궁 주차장에서 회남재숲길이 시작되기 때문에 시간이 있다면 삼성궁 안을 둘러보아도 좋다. 삼성궁에는 입장료가 있으니 들어가기로 했다면 그 안에서 어느 정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 매년 10월에는 개천대제(開天大祭 열린 하늘 큰 굿)가 삼성궁에서 열린다. 민족정신을 이어가는 큰 굿판이 열리는 그때 회남재숲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숲속으로 이어지는 걷기 좋은 길

회남재숲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임도를 걷는 길이다. 흙길이지만 어느 한 군데 파인 곳 없이 잘 정비돼 있다. 어린이나 나이 많은 사람도 충분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해발고도의 변화 없이 완만하게 길이 이어진다. 승용차로도 넘어갈 수 있을 정도로 길이 깨끗하게 정비돼 있다.

삼성궁에서 회남재까지 이어지는 6km 숲길에는 300종이 넘은 식물이 자라고 있다. 주로 개서어나무, 층층나무, 신갈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물푸레나무 등이다. 그 다음으로는 산벚나무, 때죽나무, 노각나무, 호랑버들 등이 많다. 과거 녹화사업으로 이곳에 심었던 일본잎갈나무나 침엽수들을 대신해 낙엽활엽수들이 이 숲의 주인으로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숲이 안정화되는 긍정적 과정이라고 숲길 안내판에 설명돼 있었다.

황구, 백구 두 마리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중년의 커플을 만났다. 그들은 임도 한쪽 그늘에서 잠시 쉬고 있는 듯 보였다. 그들은 산청에 사는 부부다. 가끔 이렇게 이 숲길을 걷는다고 한다. 그들은 시집 장가 간 자식들의 빈자리를 황구와 백구가 채워주고 있다며, 이 길이 오르내림이 없어 좀 심심하긴 하지만 가끔씩 운동 삼아 산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말했다.

 

고갯마루에서 바라보는 풍광이 일품

1시간 50분쯤 걸려 회남재에 도착했다. 이 고개에는 회남정이라는 널찍한 정자가 세워져 있고 간이화장실도 있다. 정자 뒤쪽으로는 악양 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남정에는 먼저 와서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노년에 들어선 네 명의 여인이었다. 동네 친구 사이인 그들은 해마다 일주일 정도 자동차를 타고 여행을 다닌다. 그들은 목적지를 따로 정해두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다니는데 그렇게 다니는 여행이 정말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곳도 미리 알고 온 것이 아니라 삼성궁에 왔다가 차가 갈 수 있는 길이 있어서 그냥 올라와봤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곳이 있을 줄은 몰랐다며 점심을 다 먹고 나면 악양으로 넘어가 서남쪽으로 가면서 여행할 생각이라고 얘기했다. 뜻밖에 좋은 경치가 펼쳐지는 곳을 발견한 그들의 즐거움이 이야기를 하는 내내 표정과 말투에서 느껴졌다. 여행을 함께할 친구가 있고, 시간과 돈에 여유가 좀 있고, 굴릴 만한 차가 있다면 나이가 들어서 하는 국내여행도 해외여행만큼 흥미진진해질 수 있는 것이다. 번잡한 여행지 주변에서 이렇게 한적하고 경치 좋은 비밀공간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최근에 어떤 이로부터 일상 속에서 작은 행복을 찾는 것, 숨겨진 공간을 찾아 모르는 동네 길거리로 나만의 작은 탐험을 떠나는 것이 요즘 사람들에게 유행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회남재가 누군가에겐 조금 심심한 길일지도 모르고 경치도 밋밋할지도 모르지만 작고 소소한 행복을 찾는 이들이 걷기에는 꽤 적당해 보였다.

우리는 회남재에 미리 세워둔 차를 타고 섬진강변에 있는 평사리공원으로 내려가 텐트를 치고 하룻밤을 보냈다. 밤에도 강바람이 차지 않을 걸 보니 사람들 말처럼 이곳이 살기 좋은 곳인 것 같긴 하다. 점심 때 만난 네 명의 자유여행가들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회남재숲길만큼 편하고 아름다운 여행을 계속하고 있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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