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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페이스 더 드림 하이킹 _ 괴산 산막이옛길

 

함께 걷는 작은 행복

글 · 양승주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노스페이스 더 드림 하이킹 팀과 함께 산막이옛길을 걷기 위해 충북 괴산 칠성면으로 갔다. 한낮의 햇볕이 따갑다고 느껴질 만큼 봄은 성큼 다가오고 있었다. 이번 하이킹팀 30여 명은 수원지역 사람들이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이번 하이킹 계획에 한 가지 문제가 있었는데 그것은 최근 들어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였다. 하이킹팀을 이끄는 이치상 대장이 미세먼지는 12시가 넘어서야 걷힐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산행은 두 시간 반에서 세 시간 반 안쪽으로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능선 위에 넓은 곳이 많아 사진을 찍을 만한 포인트가 많습니다. 해빙기입니다. 진흙길 조심하세요.”

이 대장이 산행 시작 전에 팀 전원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었다.

산막이옛길은 크게 두 코스로 이루어진다. 출발점에서 산막이마을까지 이어지는 길이 산막이옛길인데 호수변을 걷는 길과 산 능선을 걷는 길이 있다. 처음엔 몰랐지만 나중에 산막이마을에 가서 알게 된 한 가지 길이 더 있었다. 그것은 배를 타고 호수를 가로질러 가는 길이었다. 30~40명쯤 탈 수 있는 유람선이었는데 5,000원의 탑승 요금을 내야 한다. 우리는 능선을 따라 산막이마을까지 갔다가 호수변을 따라 나오는 코스를 걸을 예정이다.

주차장에서 등산로 입구로 가는 길에는 흰개나리꽃이 펴있었다. 그 길은 솔숲을 따라가는 길이었으며 중간 중간 진달래꽃도 펴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예상하지 못했던 시설이 나타났다. 출렁다리였다. 낮은 높이로 설치되어 있었고 100m쯤 이어지는 어린이들이 재미있어할 정도의 적당한 길이였다. 팀원 서너 명만 안전한 옆길로 돌아가고 나머지 모두는 출렁다리를 건넜다. 5년 만에 함께 산에 왔다는 노부부도 출렁다리를 건너는 데 있어서 예외는 아니었다. 과거 6개월 만에 백두대간을 마쳤다는 남편은 평소에도 달리기와 수영을 꾸준히 해서인지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내도 역시 날씬했다. 팀으로 움직이기에 이런 사람 저런 사람 모두 같은 속도로 움직인다. 노부부도 틈틈이 남편이 아내에게 포즈를 취하라며 사진을 찍어주며 천천히 걸었다.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노루샘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곳부터 잠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그 길이 힘들었는지 팀원 한 명이 막걸리 이야기를 꺼냈다. 진도인가 관매도인가 어딘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어떤 섬에서 먹은 쑥막걸리가 굉장히 맛있다는 내용이었다. 얘기만으로도 막걸리를 마신 것처럼 대리만족을 느끼며 걸어가고 있는데 앞서 가는 커플이 손끝만 서로 살짝 마주잡고 걸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있던 커플은 둘 다 키가 컸고 젊었다. 그 커플은 생각했던 것보다 가파른 길을 걷게 되었지만 막상 오니 좋다고 말했다. 손끝만을 잡고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걷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때로는 친한 사람 사이에도 가까운 거리보다 적당한 거리가 오히려 더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있다.

이 대장이 했던 말대로 능선에 올라선 이후에는 너른 전망대들이 연속으로 나왔다. 등잔봉 전망대, 한반도 전망대, 괴산호 전망대 등 해발 450m 높이에 위치한 전망대들이었다. 호수와 맞닿은 가파른 길을 올라왔기 때문에 꽤 고도감이 있었고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이 볼만했다. 정상 천장봉(437m)에 도착한 시각은 정오를 삼십 분쯤 넘긴 때였다. 정상은 별다른 특징이 없었고 노란 생강나무꽃만이 눈에 띄는 것이었다.

정상에서 능선을 더 타고 삼성봉 정상 전 갈림길까지 갔다. 이곳에서 호수 방향으로 지능선을 따라 내려가 드디어 산막이마을에 도착했다. 이 길에 산막이옛길이란 이름이 붙은 것도 이곳 산막이마을까지 걸어 다니던 길이 존재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산막이마을에서 처음 본 광경은 무언가 새 건물을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산막이옛길은 조성된 지가 좀 지났지만 아직도 여전히 개발 중인 것을 보면 그래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것 같았다. 다음으로 마을에서 눈에 띈 것은 주막들이었다. 마루 위에서 사람들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는 모습이 여유롭고 즐겁게 보였다.

 

배를 타거나 호수변을 걷거나

3년 전쯤 금강 카약킹 취재를 했을 때 카약 전문가가 놀이 중에는 뱃놀이가 최고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사람들이 산막이마을에서 배를 타고 시원한 호수 바람을 쐬며 주차장이 있는 출발점으로 유유히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그 기억이 떠올랐다. 노스페이스팀도 배를 타고 갔으면 좋았겠지만 그건 힘든 상황이었다. 무엇보다도 모처럼 걷기 여행에 나온 참가자들이 아닌가! 이렇게 합리화를 시키며 호수변을 따라 이어진 길로 들어섰다.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데크로 되어있었다. 중간에 길이 보수 공사 중이었다. 호수 위에 어림잡아 한 400m쯤 되어 보이는 부표를 띄워 길을 돌려놓고 있었다. 원래의 길보다 더 흥미롭고 긴장감 넘치는 길을 걷게 되었다. 호수 위로 배가 지나갈 때마다 파도가 일어서 부표로 이어놓은 길 전체가 출렁거렸는데 아침에 걸었던 출렁다리보다 몇 배는 더 재미있었다. 그때부터는 더 이상 배를 탄 사람들이 부럽지 않았다. 한 번이라도 더 배가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만 갖게 되었다. 부표 위를 걷는 길이 끝나고 앉은뱅이가 마시고 걸을 수 있게 됐다는 약수터에 도착해 그 약수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잠시 뒤, 등산로가 시작됐던 노루샘에 도착했다. 처음의 그 출렁다리를 반대로 걸어서 통과한 뒤 우리가 탈 버스가 세워진 주차장으로 돌아갔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는 특산품과 먹거리를 파는 점포가 늘어서 있었다. 그 길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쌀옥수수로 뻥튀기를 만드는 집이었다. 보통 튀밥이라고 부르는 그것을 팔고 있었다. 그 집 옆 아이스크림 가게에는 아이들 대여섯 명과 함께 온 어른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옛길 걷고 시원한 아이스께끼 하나를 먹는다. 작은 행복이란 바로 이런 데 있는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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