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 세계의산 전문등반 등산정보 MM산장 쇼핑몰 사람과산
spaceid spacepw space

title

산 검색
백두대간
국립공원
테마산행
테마여행
호남정맥
낙남정맥

남도여행대가 천기철의 섬산행

진도 한복산

 

세월호 슬픔을 간직한

조도군도 전망대

 

글 사진 · 천기철 해남 주재기자

 

 

진도읍에서 18번 국도를 타고 30분가량 남쪽으로 내려가면 바닷가에 진도 명소 남도진성(南桃鎭城)이 보인다. 남도진성은 삼별초군이 제주도로 퇴각하기 전 목숨을 걸고 항전했던 곳이며, 삼별초의 항몽 지도자였던 배중손 장군이 여몽 연합군과 격전을 벌이다가 최후를 마친 곳이라 전해지고 있다. 삼별초 이후 남도진성은 조선시대에 들어와 왜적을 막기 위해 크게 중수됐다. 석성으로 세워진 이 남도진성의 오른쪽, 진도군 임회면 연동리 남동리에 걸쳐 한복산(漢福山·236m)이 위치해 있다. 한복산은 주위에 사는 주민들이 병풍바위에 올라 새해에 떠오른 해를 바라보며 소원을 빌었던 곳이라고 한다.

한복산은 동쪽으로 질매봉(295m), 남쪽으로 천둥산(198.9m)이 자리 잡고 있고, 서쪽으로 서망재가 있다. 서망재는 세월호 침몰의 슬픔을 간직한 팽목항의 남쪽 가까이 위치한 고개로, 이곳에서 한복산을 바라보면 주상절리(柱狀節理)를 이룬 한복산 병풍바위(팽풍바위)가 잘 보인다.

1574년 무등산 입석대를 처음 본 임진왜란 때의 의병장 고경명(1533~1592) 선생은 무등산 산행기인 <유서석록(遊瑞石錄)>에서 다음과 같이 묘사하며 입석대의 형성과정을 궁금해 했다. “네 모퉁이를 반듯하게 깎고 갈아 층층이 쌓아올린 품이 마치 석수장이가 먹줄을 튕겨 다듬어서 포개놓은 듯한 모양이다. 천지개벽의 창세기에 돌이 엉키어 우연히 이렇게도 괴상하게 만들어졌다고나 할까. 신공귀장(神工鬼匠)이 조화를 부려 속임수를 다한 것일까. 누가 구워냈으며, 누가 지어부어 만들었는지, 또 누가 갈고 누가 잘라냈단 말인가”

팽목항에서 바라보는 병풍바위의 주상절리는 규모면에서 무등산의 입석대나 서석대 보단 작지만 웅장한 느낌은 그에 못지않다.

 

진도의 주상절리를 찾아서

필자는 이쪽 해안도로를 따라 수없이 여행하면서 남도진성 자락에 위치한 한복산과 그 산의 수려하고 신비스러운 주상절리에 주목하였다. 한복산은 진도지맥 종주 산악인들에게 꽤 알려진 산이지만 일반 산악인들은 잘 모르는 산이다. 언제 오를 것인가 고민하던 차에 마침 해남 영산악회 대장 김봉진씨로부터 연락이 왔다. 드디어 진도지맥(珍島枝脈)의 끝자락에 위치한 한복산을 오르기 위한 취재팀이 구성되었다. 취재팀은 김봉진(45세·해남진로석수대표), 박명수(43세·자영업), 이공순(45세·해남우리병원), 김혜정(47세·해남우리병원). 김영숙(42세·완도한사랑병원), 필자 총 6명으로 꾸려졌다. 한복산은 해남에서 약 한 시간 거리다. 2018년 3월 4일 해남 영산악회 사무실 앞에서 아침 일찍 한복산으로 출발했다. 한복산 산행 들머리 연동재에는 겨울에도 푸른빛을 내는 수입산 잔디밭이 있었다. 그 잔디밭을 가로질러 언덕을 오르자 진도지맥 종주꾼들이 남긴 리본이 나뭇가지에 걸려있다. 원래 능선을 향해 큰바위 길로 직상하려고 했지만, 이번 산행 길잡이인 김봉진 대장이 순간적으로 토끼길을 따라 오르는 바람에 취재팀은 한동안 야산을 헤매야 했다. 다행이도 성묘를 다닌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그 야산을 오르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넓적한 바위에서 잠시 쉬고 다시 오르자 묘지가 나타났다. 묘지에서 우거진 숲과 풀을 헤치고 약 100여m 오르자 능선에 도착하였다. 토끼나 노루가 다니는 길의 흔적이 있었다. 남도의 능선에는 반드시 노루길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는 순간이었다.

올라선 봉우리에는 종이를 코팅해 만든 연동봉(176.3m) 팻말이 커다란 나뭇가지에 걸려 있었고, 그 바로 앞에 삼각점이 있었다. 연동봉 이후로는 평평한 능선이 계속됐다. 우거진 숲 때문에 길이 끓기기도 했지만 이따금 나뭇가지에 리본이 걸려있어 길잡이 역할을 했다. 이 주변 암릉을 구성하는 암석은 지금으로부터 1억 5천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으로 인해 생성된 응회암이다. 이곳의 응회암은 침식이 진행돼 푸석한 바위가 되었고 표피는 박리가 진행되고 있었다.

푸석 바위로 된 암릉에서 취재팀은 잠시 쉬며 간식을 먹었고, 그곳에서 왼쪽 능선으로 접어들었다, 우거진 송림과 낙엽활엽수림을 지나자 오래된 김해김씨의 묘터가 나타났다. 그 후로 등산로라 할 만한 길은 없었다. 건너편 암릉으로는 조도군도에서 불어온 해무가 넘나들고 있었다. 해무 때문에 주위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날씨가 맑으면 왼쪽 바로 아래로 남도진성이 내려다보이고, 오른쪽 멀리 진도의 소금강 동석산도 보일 것이다. 암릉 위에 넓적하고 넓은 바위에 오르자 나마(가마솥바위지형)가 있었다. 둥그런 가마솥 모양 바위에 물이 꽉 차 있었다.

 

정상에서 팽목항을 내다보며

암릉을 따라 오르자 이내 정상이다. 연동리 사람들은 한복산을 ‘앞산’이라 부른다. 정상석은 설치돼 있지 않고 상수리나무에 지맥꾼들이 코팅하여 부착한 것으로 보이는 앞산(236.5m)이라는 팻말만 보인다. 정상은 낙엽활엽수림으로 뒤덮여 조망이 썩 좋지 않다. 정상을 지나 바위틈에서 다시 한 번 김해김씨 묘소를 만났다. 김해김씨 묘소는 남도진성 남쪽의 한증산을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었으며 석인상의 모습이 돌하르방을 닮아 이색적이었다.

정상 이후로도 암릉이 계속 이어졌고 얼마 가지 않아 국토지리정보원 5만분의 1 지형도에 한복산이라 표기된 봉우리(231m)에 올랐다. 조금 전 올랐던 정상보다 5m 정도가 낮은 봉우리이다. 다도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진도지맥을 따랐다. 울창한 숲을 지나 너럭바위가 나타나더니, 곧 병풍바위 정상에 이르렀다. 병풍바위는 서쪽으로 낭떠러지를 이루고 있었고, 오른쪽으로 주상절리 기둥이 살짝 보였다. 바로 아래로는 세월호의 슬픔이 어린 팽목항이 내려다보였다. 취재팀은 그 팽목항을 한동안 바라보며 말을 잃을 수밖에 없었다. 왼쪽 멀리로는 서망항이 보였다. 날씨가 맑으면 조도군도까지도 조망이 아름답게 펼쳐지겠지만, 해무에 가려져 조도군도는 얼굴조차 내밀지 못했다.

길 없는 등산로를 개척하며 힘겹게 오른 탓인지 무척 허기가 졌다. 취재팀은 병풍바위의 너럭바위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공순, 김혜정, 김영숙씨가 준비해온 도시락 반찬이 오늘 따라 유난히도 맛깔스럽다. 식사를 마치고 일행은 갈림길에서 진도지맥을 벗어나, 팽목항을 내려다보며 오른쪽으로 내려갔다. 억새밭을 따라서 내려가자 조금 전 병풍바위 위에서 살짝 보였던 주상절리가 거대하고 신비스럽게 서 있다. 병풍바위 주상절리는 침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바위틈에는 부처손이 많이 자라고 있었고 바닥에는 주상절리가 깨져 만들어진 작은 돌이 널려 있었다. 낙석이 우려되는 곳이어서 빠르게 통과했다. 주상절리 잔해를 지나 10여분 내려가자 묘터가 나타났고 잠시 후에 도착한 산밭에는 봄동 배추가 자라고 있었다. 그곳에서 한복산을 올려다보니 병풍바위가 웅장한 모습을 하고 있다. 가던 길로 쉬엄쉬엄 내려가자 팽목항에서 서망항으로 넘어가는 서망재에 도착했다. 해무에 휩싸여 진도의 주상절리를 찾아 나섰던 우리의 산행은 두 항구를 연결하는 이 고개를 날머리로 끝이 났다.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일출명산 가이드/선자령...
낮은산 좋은산 / 팔봉산...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납량계곡/응봉산 용소골...
시즌특집/늦가을 억새 5...
눈꽃 명산 가이드/계방...
늦가을 억새산/ 오서산...

HOME 게시판 산행기 정기구독신청 회원가입 개인정보취급방침

copy right

공정거래위원회고시 제2000-1호에 따른 사업자등록번호 106-05-87315
회사명: 도서출판 사람과산/ 등록번호: 서울, 아04289 /
등록일자: 2016년 12월 20일 / 제호: 사람과산 /
발행인: 조만녀 /편집인: 박경이 /청소년보호책임자: 노주란/
발행소: 서울시 금천구 가산디지털1로 212, 301호(가산동, 코오롱디지털타워애스턴) /
발행일자: 2003년 4월 21일 /TEL (대)02-2082-8833 FAX 02-2082-8822
copyright © 1989 - 2007, 사람과 山 All rights reserved.
저작권은 마운틴코리아에 귀속하며 무단 복제나 배포 등 기타 저작권 침해행위를 일체 금합니다.
contact
webmaster@mountainkorea.com for more infor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