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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렁다리로 즐기는 봄산

1박2일 백패킹 _ 서대산

 

 

개덕사~샘터~정상~견우탄금대~사자바위~구름다리~개덕사

기암절벽 병풍 두른 충남 최고봉

 

 

서대산(904m)은 충남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산세가 전체적으로 험하고 가파르다. 능선을 따라서는 암봉이 많으며 그중에서 견우탄금대 바위에는 견우가 직녀를 생각하며 거문고를 켰다는 애절한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능선을 타고 서대산 정상을 올랐다가 서대산 구름다리를 건너볼 작정으로 취재산행을 시작했는데, 산행 중에 구름다리가 꽤 노후화됐다는 사실을 전해 들었다. 그 구름다리가 우리들의 오작교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산행을 계속했다.

 

글 · 양승주 기자  사진 · 정종원 기자  협찬 셰액스피

 

 

산행 들머리는 서대산 서북쪽 계곡에 자리한 개덕사다. 개덕사 절 뒤편으로는 높이 40m쯤 되는 서대폭포가 있고 그 주변을 소나무 숲이 감싸고 있다. 등산로 초입은 개덕사 대웅전 왼쪽으로 이어진다. 등산로를 5분쯤 걸어가면 첫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서대산 정상으로 곧장 올라갈 수 있는 오른쪽 길로 갔다. 완만한 구간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졌다. 다행히 산 중턱에서 샘터를 만났다. 그곳에서 쉴 틈 없었던 오름길 도중 잠시 멈춰 숨을 돌렸다.

샘터가 있는 이곳에서부터는 멀리 대전 시내까지 보일 정도로 시야가 트인다. 동행한 김민규 카메라감독이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김 감독은 몇 해 전 TV 등산 프로그램 <사람, 산> 촬영을 위해 이 산에 온 적이 있다. “그때 구름다리가 노후화돼서 촬영팀조차 간신히 움직였는데 좀 위험해 보였어요.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구름다리를 건널 수 있을지는 그곳까지 가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서대산 구름다리는 주능선을 조금 벗어난 곳에서 깎아지른 기암절벽 양쪽을 연결하고 있다. 50m 길이의 이 다리는 폭이 좁고 난간이 허리 정도까지만 올 정도로 낮아서 등산객들이 아찔함을 느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행을 시작하고 2시간 남짓 걸어서 정상에 도착했다. 서대산은 해발 904m로 충남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남쪽으로 백두대간 덕유산, 동쪽으로 충북·경북·전북 세 개의 도가 만나는 민주지산, 서쪽으로 대둔산, 그리고 서북쪽으로 계룡산과 대전 시내까지 보일 정도로 시원하다.

정상에는 큰 돌탑이 세워져 있고 그 돌탑에 정상석이 붙어 있다. 또한 바로 옆에 둥근 돔 형태로 지어진 서대산 강우레이더 관측소가 있다. 그 관측소와 반대 방향으로 5분 거리에 있는 헬기장으로 가서 텐트를 쳤다. 충남 최고봉에도 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었다. 텐트 옆에 등산 매트리스를 깔고 누워 일광욕을 즐길 수 있을 만큼 따뜻한 햇볕이 내리쬈다. 봄바람은 피부를 스치며 기분 좋게 살랑살랑 불었다. 햇볕을 쬐며 산정에 누워 푸른 하늘과 덕유산을 바라보는 것은 이번 산행에서 최고로 낭만적인 순간이었다.

 

건너지 못한 다리

저녁 식사 시간까지 시간이 남아 다음 날 올라갈 견우탄금대(장군바위)를 미리 다녀왔다. 견우탄금대는 정상에서 400m쯤 떨어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견우는 사랑하는 직녀를 생각하며 일 년 내내 이곳 견우탄금대에서 거문고를 탔다고 한다. 애틋한 사랑이 전설로 남은 이곳은 생명이 움트기 시작한 산과 계곡을 내다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였다. 텐트로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이러저러한 얘기를 나누다 별과 달이 떠오른 지가 서너 시간은 지나서야 잠이 들었다. 밤사이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억새와 나무가 바람을 막아주었다.

다음 날 서대산 일출은 안개 속에서 타올랐다. 구름이 낀 날씨 속에서 전날 올랐던 견우탄금대를 지나 아침부터 능선을 걷기 시작했다. 해발 800m대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겨우내 얼어붙은 눈이 얼음으로 남아 있었다. 어떤 곳은 등산로 위에 마른 나뭇잎이 쌓여서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한 빙판길이 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구름다리로 가는 삼거리까지 넘어지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움직였다.

삼거리에 도착해 능선을 벗어나 조금 내려가자 구름다리가 보였다. 실망스럽게도 이미 들은 것처럼 다리는 세월의 흐름을 몸에 새기고 군데군데 녹이 슨 채 노후화돼 있었다. 관리하는 쪽에서도 절대 다리를 건너지 말라고 안내 문구를 부착하고 다리 입구를 막아 둔 상태였다.

나중에 금산군청 산림정책과에 전화로 문의한 결과 2018년 4월 중순에 서대산 등산로 일부 구간을 정비할 계획이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정비 작업에 구름다리 보수 계획은 아직 잡혀 있지 않다고도 밝혔다. 또한 서대산은 군유지와 사유지로 이뤄져 있는 상황이며 이번 정비 대상은 군유지에 한해서만 이뤄진다고도 덧붙였다.

다리를 건너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서대산 드림리조트로 하산하여 산기슭을 돌아 개덕사로 돌아왔다. 대웅전 처마에 달린 풍경이 오늘도 어제처럼 뎅그렁뎅그렁 소리를 낸다. 그 소리는 견우가 그리움으로 탔을 거문고 소리와 같이 서대산 자락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만나지 못해 그리워하는 그 마음이 녹슨 구름다리에도, 그 다리를 건너지 못해 아쉬운 우리의 마음에도, 우르르 쏟아지며 부서지는 서대폭포에도, 봄을 맞이하는 이 산 어디로든 스며들어 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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